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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타오위안 공항 근처에서 간단한 식사를 마친 대원들은 다시 차로 1시간 반 이동해 해안가에 위치한 ‘예류 지질공원’에 도착했습니다. 시원한 바닷바람까지 맞으니, 섬나라 대만에 왔다는 걸 더욱 실감할 수 있었죠.
공원 안으로 몇 걸음 들어서자, 낙타의 등처럼 봉긋 솟아 있는 버섯 바위들이 나타났어요. 바다로 뻗어나온 곶 위에 올라서니, 마치 외계행성에 들어선 듯한 신비로운 느낌도 들었습니다. 버섯 머리를 닮은 암석 윗부분은 벌집처럼 구멍이 뽕뽕 뚫려 있었고, 그 아래는 가느다란 목이 커다란 바위 머리를 버티고 있었지요. 우경식 교수는 “바닷속에서 차곡차곡 수백만 년간 쌓인 퇴적물은 깊은 지하에서 힘을 받아 퇴적암이 됩니다. 수천만 년 전부터 거대한 힘을 받아 바다 위로 솟아오르며 융기된 퇴적암이 파도와 바람, 비를 만나 수천 년간 깎이면서 독특한 모양의 암석들을 형성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같은 바람을 맞았는데 왜 다르게 깎이는 거죠?”
기자의 질문에 우 교수는 “퇴적물 속에서 광물이 자라나 굳으면 딱딱한 사암이 되는데, 같은 사암이라도 약간의 성분 차이가 나면 암석의 강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답했어요. 암석이 깎이다가 머리 무게를 더 이상 버티지 못하면 머리가 바닥으로 떨어지는데, 예류 지질공원에서 가장 유명한 여왕 바위도 앞으로 10년 내로 묵직한 머리 부분을 버티던 얇은 목 부분이 부러질 거라 예측되지요.
“바닥에 화석이 있어요!”
이승준 대원의 놀란 목소리에 시선을 옮기자, 꽃잎 모양으로 수놓아진 화석이 눈에 들어왔어요. 우 교수는 “약 2000만 년 전 신생대 마이오세 전기에 얕은 바다에 살던 성게가 모래 속에 깊이 묻혀 생물 화석*이 된 것”이라며 “귀한 생물 화석이 몇 걸음 내디딜 때마다 보인다”고 감탄했습니다.
이외에도 돌멩이가 뱅글뱅글 돌며 깎여 만들어진 포트홀(일명 주전자 구멍), 차등 침식*과 풍화*로 만들어진 촛대바위, 두부처럼 네모나게 잘린 절리면 등을 볼 수 있었어요. 각기 다른 모양의 암석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신기하고 매력적인 예류 지질공원이었습니다.
용어정리
*화석: 생물의 유해나 흔적.
*침식: 암석이 물, 바람, 파도 등에 의해 표면이 깎여 나가는 현상.
*풍화: 암석이 지구 표면에 노출되면 물, 공기, 식물 등에 의해 작게 부서지거나,
다른 성분인 흙으로 변하는 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