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이 아주 큰 동물은 점프 하기 어려워. 그런데 하마는 순간적으로 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어. 무거운 하마가 난다니, 무슨 일이냐고? 일리가 하마에게 직접 물어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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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간단하게 네 소개를 해줘.
난 하마야. 수컷인 나의 최대 몸길이는 5.4m이고, 몸무게는 3.2t(톤)이야. 덩치가 커서 육식동물이라고 착각하기 쉽지만 나는 풀을 먹고 사는 초식동물이야. 더위를 식히기 위해 하루의 대부분을 몸 전체가 잠길 정도로 깊은 강가나 호수에서 지내고, 밤에 가끔 초원을 걸으면서 풀을 먹어. 그런데 내가 물에 많이 있다 보니 걸음걸이가 어떤지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어. 7월 3일, 영국 런던대학교 진화생체역학과 존 허친슨 교수팀이 내 걸음걸이를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지.
네 걸음걸이가 어땠는데?
빠른 속도로 뛸 때는 최대 0.3초 동안 날았어. 나는 걸을 때는 평범한 육상 동물 같아 보이지만, 전속력으로 뛸 때는 특별해져. 왼쪽 뒷발과 오른쪽 뒷발이 거의 동시에 올라가. 그 다음 왼쪽 앞발과 오른쪽 앞발이 거의 동시에 올라가지. 뒷발과 앞발이 땅에서 떼어지는 시간이 거의 비슷해서 나의 네 발이 한꺼번에 공중에 떠 있는 셈이야. 네 발로 점프하듯이 달리는 거지.
네가 난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아냈어?
연구팀은 내 움직임을 조사하기 위해 영국의 테마파크인 플라밍고랜드에 있는 하마 두 마리가 걸어가는 모습과 뛰는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했어. 이 영상과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하마가 뛰는 영상들을 프레임 단위로 끊어 사진처럼 나눠서 분석했지. 총 32마리의 하마에게서 169번의 걸음의 폭을 분석할 수 있었어. 그 결과, 연구팀은 내가 빠르게 달릴 때 최대 0.3초 동안 네 발을 모두 땅에서 떼고 날면서 간다는 사실을 찾아냈어. 이 동작이 전체 뛰는 동작에서 15%를 차지했지.
네가 난다는 사실이 왜 중요한 거야?
이 연구는 하마의 정상적인 걸음걸이와 다리가 아픈 하마의 걸음걸이를 비교해 아픈 것을 진단하고, 하마를 치료하는 데 쓰일 수 있어. 또 연구팀은 “하마의 걸음걸이를 통해 대형 육상 동물의 거대한 몸이 뛰는 모양새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려준다”고 설명했어. 그러면서 “공룡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대형 육상 동물이 걷는 방식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