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는 보물창고이기도 하지만, 해양 생물이 사는 집이기도 해. 광물을 찾기 위해 깊은 바다로 잠수한 카메라에는 광물의 틈에서 사는 다양한 생물들이 포착되고 있지. 심해 생물들아, 광물을 채굴해도 괜찮은 거니?
결코 평범한 돌이 아니다!
클라리온 클리퍼톤 해역(CCZ)에는 망간 단괴만 있는 것이 아니에요. 망간 단괴의 틈 사이로 다양한 해양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지요. 5월 25일, 영국자연사박물관 뮤리엘 라본 박사팀은 그간 알려진 기록을 분석해 CCZ에 총 5,578종의 생물이 서식하며, 그중 약 92%는 아직 공식적인 이름이 붙지 않았다고 발표했어요.
그런데 과학자들은 망간 단괴를 채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유물이 심해 생태계를 손상시킬 수 있다고 말합니다. 집광기가 망간 단괴를 모으기 위해 해저 바닥의 퇴적물을 휘저으면 그 주변에는 먼지 덩어리가 발생해요. 먼지 속의 큰 입자들은 바로 바닥에 가라앉지만, 아주 작은 입자들은 오랫동안 수중에 머물게 되지요.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형기성 연구원은 “부유물이 두껍게 쌓일 경우, 수중에서 떨어지는 유기물을 먹고 사는 해저 생물은 부유물에 파묻히거나 운동성이 떨어지고 먹이 활동이 힘들어져 생존이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어요.
망간 단괴는 심해의 먹이 그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요. 2021년 6월, 독일 막스플랑크 해양미생물학연구소 외 공동 연구팀은 망간 단괴가 제거되면 CCZ의 생태계가 크게 교란될 수 있다고 분석했어요. 연구팀은 기존에 알려진 생물 데이터를 사용해 CCZ 해역의 먹이 그물 모델을 만들고, 망간 단괴가 없을 때 결과를 살펴봤어요. 그 결과, 모든 동물 분류 군의 18%가 사라진다는 것을 확인했지요.
연구팀은 망간 단괴 표면에 붙어 사는 육방해면류가 심해 생태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어요. 해면은 스폰지처럼 몸통 전체에 구멍이 뚫려 있는 무척추동물이에요. 해면은 독특한 골격을 지녀 게, 조개, 불가사리 같은 다른 동물들의 집이 되어 주지요.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탄 스트라트만 연구원은 “망간단괴가 사라지면 해면이 서식지를 잃어 심해 생태계가 단순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채굴의 환경 피해를 최소화해야”
선상에서 버려지는 배출물이 해양 생물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바 있어요. 동태평양과 인도양에서 채집한 동물 플랑크톤을 대상으로 어느 정도의 중금속 농도에 영향을 받는지를 분석했지요. 저희 연구의 목표는 해양 생물이 견딜 수 있는 중금속 농도를 파악해 허용 기준치를 세우는 겁니다. 기준이 마련된다면, 생물에게 미치는 피해가 덜하도록 선상에서 기준 농도 이하로 희석시킨 후에 바다로 버릴 수 있지요.
현재는 클라리온 클리퍼톤 해역 내의 생물 보존 구역을 설정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요. 해저면에 사는 생물들을 조사하여 생물 다양성이 높은 지역을 선정해 이를 보존하면, 그 지역에 사는 생물들이 채굴에 의해 피해를 입은 지역으로 이주해 생태계가 자연적으로 복원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