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이 먼저일까? 달걀이 먼저일까?
우선 달걀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가장 먼저 만들어지는 건 노른자예요. 이후 흰자가 노른자를 에워싸고 얇은 막이 둘을 감싸면, 자궁에서 달걀 껍데기가 만들어지지요. 이때 ‘오보클레디딘-17(OC-17)’이라는 단백질 성분이 달걀 껍데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요.
지난 2010년 영국 셰필드대학교와 워릭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닭이 없으면 달걀이 존재할 수 없다고 밝혔어요. 슈퍼컴퓨터로 분석한 결과, OC-17이 달걀 껍데기의 주재료인 탄산칼슘 성분을 광물 형태로 바꿔 단단한 껍데기를 만든다는 것을 알아냈어요. 또 연구팀은 이 단백질이 닭의 난소에서만 발견된다는 것도 알아냈어요. 즉, 난소에 이 단백질이 없으면 달걀은 만들어지지 않아요. 이를 통해 연구팀은 닭이 없으면 달걀이 존재할 수 없다고 결론 지었답니다.
사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아직도 뜨거운 논쟁거리예요. 진화의 관점으로 보면 닭의 조상이 낳은 알에서 유전자 변형이 일어나 최초의 달걀이 만들어진 뒤, 닭이 부화했다고 볼 수 있어요. 또는 닭의 조상에게 유전자 변형이 일어나 최초의 닭이 만들어진 뒤, 달걀을 낳았다고 볼수도 있지요. 하지만 진화는 오랫동안 점진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이 역시 논란이 많답니다.
닭 속에 백신 있다?
올 겨울 독감이 크게 유행하고 있어요. 독감에 걸리지않기 위해서는 예방주사(백신)를 맞는 것이 좋아요.
그런데 백신이 닭 덕분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고있나요? 프랑스의 화학자 루이 파스퇴르는 1880년 프랑스에 닭콜레라가 유행하자 원인균을 찾고 치료법을 찾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어요.
그러던 중 파스퇴르의 조수가 닭콜레라균을 연구실에 방치한 채 그냥 휴가를 떠났어요. 휴가에서 돌아와 보니 닭콜레라균은 약해져 있었지요. 파스퇴르는 이 약해진 균을 닭에게 접종했지만, 닭은 병에 걸리지 않았어요.
여기에서 실마리를 얻은 파스퇴르는 약해진 균을 접종했던 닭과, 일반 닭에게 강한 닭콜레라균을 주사했어요. 그 결과 일반 닭은 닭콜레라에 걸리고, 약해진 균을 접종했던 닭은 조금 앓다가 금방 나았지요. 약해진 세균으로 병을 가볍게 앓고나면 그 병에 대한 면역력이 생긴다는 걸 알아낸 거예요. 파스퇴르는 이 약하게 만든 세균에 ‘백신’이라고 이름 붙였지요.
이후 많은 백신이 달걀을 사용해 만들어졌어요. 대표적인 예가 독감 백신이에요. 1940년대 달걀로부터 처음 개발된 독감 백신은 50여 년 이상 활용됐지만 몇 가지 문제가 있어요.
달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의 경우 주의해야 하고, 조류독감이 유행해 닭이 살처분 되면 백신 원료인 유정란 공급에도 차질이 생겼지요. 그래서 2010년대 들어 미국, 한국 등에서 동물의 세포에 바이러스를 배양해 만드는 ‘달걀 없는 백신’이만들어지고 있답니다.
●무정란 : 난자와 정자가 만나는 수정이 이뤄지지 않은 달걀로, 병아리로 부화하지 않는다.
●유정란 : 암탉과 수탉이 짝짓기해서 낳은 달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