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9일, 우리나라 모든 국민에게 안전 안내 문자가 전송되었습니다. 우리나라 근처에 미국 인공위성 잔해물이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었죠. 이날 여러분은 어떻게 행동했나요?
우주 쓰레기, 지구 어디에나 떨어질 수 있다
인류가 우주로 발사한 로켓, 탐사선 등을 통틀어 인공우주물체라고 합니다. 지상으로부터 수백~수만km 상공의 지구 궤도를 돌며 임무를 수행하는 인공위성이 가장 대표적이죠. 그런데 수명을 다한 인공위성이나 인공우주물체는 어떻게 될까요? 지구를 향해 떨어져 대부분 지구 대기와 마찰해 소멸하지만, 간혹 크기가 큰 인공위성이나 로켓의 일부는 지상에 도달하는 경우도 있죠. 우주에서 쓰레기가 떨어지는 거예요.
인공우주물체가 지상에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8년 4월에는 중국 우주정거장 톈궁 1호가, 2015년 5월에는 러시아의 인공위성 프로그레스 M-27M이 바다에 추락했죠.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연구실 최은정 실장은 “지구는 대부분 바다로 덮여 있고, 사람이 사는 지역으로 우주물체가 추락할 확률은 극히 낮다”고 말했어요. 작년까지 총 5400t(톤) 이상의 인공우주물체가 지상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인공우주물체 추락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한 건도 없습니다. 최은정 실장은 “아직 한반도에 인공우주물체가 떨어져 피해를 입은 사례는 없다”며,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서 국민들에게 안내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우주물체의 추락 지점을 정확히 계산하는 것은 매우 어려워요. 지금의 기술로는 고도 120km 정도까지 정밀한 관측이 가능합니다. 이후 우주물체는 고도 약 78km에서 분해되기 시작해 30분 내로 지상에 떨어져요. 이때 물체가 떨어지는 방향을 기준으로 물체의 재료와 모양, 기상 조건 등 수많은 변수에 따라 최대 폭 20~70km, 길이 185~2000km 정도의 넓은 범위로 충돌 지점을 예측하죠. 우주위험연구실 유지웅 선임연구원은 “우주물체는 지구 어디에나 떨어질 수 있다”며, “우주위험감시센터는 충돌 예상 범위에 우리나라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를 특히 주의해서 감시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우주 쓰레기는 총알보다 몇 배나 빠른 속도로 지구 궤도를 돌고 있기 때문에 크기와 상관없이 위협적입니다. 지상으로 떨어지지 않더라도 인공위성이나 우주정거장, 우주비행사와 부딪쳐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거든요. 유지웅 선임연구원은 “우주정거장에는 비상 상황에 대비해 벙커가 마련되어 있고, 인공위성은 추진 장치를 써서 다른 인공위성이나 우주 쓰레기를 피하기도 한다”고 덧붙였어요.
현재는 위험한 우주 쓰레기를 더 만들지 않기 위해서 여러 나라들이 함께 대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우주위험연구실 최은정 실장은 “이전에 발사된 인공위성은 임무를 다한 뒤에도 별다른 조치 없이 방치됐었다”라며, “앞으로는 인공위성 수명이 끝날 때 남겨둔 연료를 사용해 잔해를 남기지 않고 소멸하는 기능을 필수로 탑재해야 하는 등 우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국제적인 약속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