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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거북선 명예 특허받았다!

안녕, 나는 조선의 전투용 배 거북선이야. 늘 근엄하던 내 얼굴, 오늘은 왜 이렇게 웃고 있냐고? 후손들이 내가 아주 우수한 발명품이란 걸 인정했다는 소식! 오랜만에 내 자랑 좀 해 볼게.

 

 

나, 거북선은 조선시대에 이순신 장군의 특명으로 개발됐어. 만들자마자 임진왜란에 나가 승리하는 등 맹활약을 펼쳤으니, 오늘날로 치면 특허감인 발명품이지. 마침내 발명품의 우수함을 평가하는 특허청이 나에게 특허를 줬어! 

 

배 위에 보와 판자를 놓아
거북 등처럼 만들었다.
… (중략) … 
거적이나 풀로 덮어 송곳과 
칼날이 드러나지 않게 했다가
적이 뛰어오르면 찔리게 되고… . 
<선조수정실록>(1592년)

 

지난 5월 19일, 특허청은 조선시대인 1592년 개발된 전투용 배, 거북선에 대해 선조 우수 발명품으로 명예 특허를 등록했어요. 과거 선조들의 발명품에 특허를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발명품의 역사적 의미와 기술적 특징을 검토해 선정했지요.    


거북선은 지금으로부터 약 400년 전 만든 배예요. 그렇지만 특허받을 수 있는 세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했어요. 바로 신규성, 진보성, 산업상 이용 가능성입니다. 신규성은 이전에 없던 새로운 발명품인지 판단하는 거예요. 진보성은 앞선 발명품의 요소들을 이리저리 결합해 봐도, 쉽게 만들어 낼 수 없음을 의미해요. 산업상 이용 가능성은 산업 현장 등에서 활용 가능한 발명품이란 뜻이에요.   


거북선처럼 배 지붕 전체를 둥글게 덮은 밀폐형 구조의 선박은 당시 처음 만들어졌어요. 덮개엔 뾰족한 철침을 박아 배 안에 있는 군사를 보호하고, 적군이 배에 접근하는 것도 막았습니다. 거북선이 만들어진 16세기까지 전 세계에 이런 형태의 선박은 없었어요. 그래서 신규성을 충족했지요. 


특허청은 이런 거북선의 아이디어는 앞서 개발된 배들의 요소를 결합해서 쉽게 만들 수 없었기 때문에, 거북선에 진보성이 있다고 판단했어요. 서양과 중국 선박 중에 일부 또는 전체에 덮개를 덮은 배가 있었지만, 거북선처럼 둥근 지붕을 전체에 덮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였습니다. 특허청 한주철 서기관은 “오늘날엔 쉬워 보이지만, 당시의 기술 수준으로 나무를 미세하게 깎고 연결해서 평평하지 않고 둥근 모양의 지붕을 만들어 낸 것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어요. 또 “서양과 중국의 배들을 보지 않고 이런 생각을 한 것이 대단하다”고 덧붙였지요.


마지막으로, 아무리 새로운 발명품도 실제로 사용될 곳이 없다면 특허받지 못해요. 거북선은 수많은 기록을 통해 전투에 쓸 수 있는 배임을 증명했습니다. 

 

거북선, 특허받은 세 가지 이유

 

어린이과학동아

1. 배 전체를 둥글게 덮어 밀폐하고, 철침을 꽂은 형태의 배는 새로운 것이었다.

 

전쟁기념관 오픈 아카이브

2. 앞서 배 일부나 전체를 덮은 동서양의 선박이 있었지만, 거북선처럼 전체를 둥글게 덮는 시도는 누구도 하지 않았다.

 

김평원

3. 거북선은 임진왜란의 중요한 전투에 출격해 실제로 싸울 수 있는 배임을 증명했다.

 

전쟁기념관 오픈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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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1일 어린이과학동아(11호) 정보

  • 박수진
  • 도움

    김평원(인천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  채연석(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한주철(특허청 서기관), 홍순재(국립해양유산연구소 학예연구사), 해군사관학교 
  • 참고자료

    <임진왜란과 거북선 논쟁의 새로운 패러다임>(김평원, 2022),  <판옥선 학술 복원 보고서>(국립해양유산연구소, 2021),  <한국의 배>(이원식, 2003), <한선 연구>(홍순재, 2024)
  • 디자인

    최은영
  • 일러스트

    박장규, 정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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