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깔따구는 4급수에만 산다? 생태계에서 해충이다?
유독 나에 대한 많은 오해들이 있는 것 같아. 날 파악해야 수돗물 유충 사태도 막을 수 있지 않겠어? 인천 수돗물 유충 사태 이후 깔따구에 대해 연구한 국립생물자원관 동물자원과 박선재 연구관에게 물어 봤어!
깔따구는 억울해!
물 생태계에서 깔따구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요. 강, 하천, 지하수 같은 담수생태계에서 1차소비자로 활동하거든요. 그래서 2차소비자인 대형 수서곤충, 파충류, 어류, 오리와 같은 조류 등에게 중요한 먹이가 됩니다. 또한 깔따구류는 토양의 지렁이처럼 물속 퇴적층으로 파고들어 오염물질을 분해하고 먹기 때문에 토양층에 산소를 공급해 수질 개선에 도움을 줘요. 깔따구는 오염물질에 대한 독성 연구 시험을 할 때도 이용되고 있지요.
깔따구 유충 나오면 수돗물도 4급?
4급수●는 악취가 나고 색이 혼탁하며 부유물이 많은 물이에요. 4급수는 마실 수 없지만, 약품 처리 과정을 거치면 농, 공업용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4급수의 물에서 물고기는 대부분 살 수 없고, 깔따구나 파리, 모기 등의 유충이 생활할 수 있죠.
깔따구 유충은 수질이 얼마나 오염됐는지 파악할 수 있는 지표생물입니다. 하지만 모든 깔따구 유충이 4급수에서만 사는 것은 아닙니다. 깔따구는 오염물질에 내성이 강해서 어떤 환경에서도 생존력과 번식력이 강해요. 계곡처럼 깨끗한 1급수 환경에서부터 도심 혹은 공업지역의 5급수 환경까지 서식할 수 있어요. 다만 깔따구 종마다 내성의 차이가 있어, 물이 오염될수록 깔따구의 종 다양성은 줄어들고, 개체수는 느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4급수 수질에서 다른 생물에 비해 깔따구류가 두드러지게 출현하기 때문에 4급 생물지표종으로 대표되는 거랍니다.
국립생물자원관 박선재 연구관은 “깔따구는 깨끗한 물부터 더러운 물까지 물이 있는 환경이라면 어디든 발생하는데, 우리나라에선 노랑털깔따구와 안개무늬날개깔따구가 매우 흔하다”면서, “인천 정수장, 창원 정수장에서도 이 종들이 모두 발견된 것은 두 종이 전국에 널리 분포하고 있다는 것을 뜻하고, 언제든 정수장에서 다시 발견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관리만이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