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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가라앉지 않는 배’ 타이타닉 어쩌다 가라앉았나

1912년 4월 14일 밤 11시 40분, 대서양 한복판 캄캄한 밤하늘에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습니다. 항해를 기념하는 불꽃놀이가 아닌, 다급한 구조 요청 신호이자 타이타닉호의 침몰 신호였죠.

 

타이타닉호는 당시의 첨단 기술을 집약해 만들어졌습니다. 총 무게만 4만 6000t(톤)에 길이 269m, 높이는 16층 건물 정도인 53m로 ‘가라앉지 않는 배’라고도 불리던 초호화 크루즈 선이었습니다. 하지만 안전 대비가 부실했으며, 당시의 기술력은 지금과 비교하면 허술했어요. 


탐사대가 1985년 타이타닉호 잔해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 선체에 쓰인 강철은 황이나 망간과 같은 불순물 비율이 문제였습니다. 황은 철의 결합을 약하게 만들어 균열을 일으킵니다. 반면 망간은 황과 결합해 철이 약해지는 걸 막아주죠. 따라서 그 비율이 중요한데, 당시 강철 속 황과 망간의 비는 6대 1 정도로, 지금의 절반 수준이었어요. 이는 선체의 강도를 낮추고 균열이 발생했을 때 견디는 힘을 약하게 만들었습니다.


선체를 결합하는 데 사용했던 부품인 리벳의 강도도 약했습니다. 2008년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원 팀 포이크 연구팀은 빙산과 충돌한 부분의 리벳을 분석했어요. 연구팀은 뱃머리 쪽에 쓰인 리벳이 강철보다 강도가 낮은 단철로 제작되었고, 금속 찌꺼기인 슬래그도 다량 들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또한 영하 2℃ 정도로 차갑던 바닷물 온도도 철이 쉽게 파괴되도록 만들었어요.

 


각종 안전 시스템의 부재도 인명피해를 키웠습니다. 타이타닉호 선체 아래는 구역이 나뉘어진 ‘격벽 구조’로 이뤄졌는데, 각 격벽이 천장까지 완벽히 격리되지 않아 침수된 물이 연쇄적으로 다른 구역까지 차올랐습니다. 또한 당시 안전에 대한 지침도 없어 구명보트도 20대 정도로 부족했어요. 결국 2000명이 넘는 타이타닉호 탑승 인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700명 정도만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2020년 미국의 천문학자 밀라 진코바는 타이타닉호 출항 당시 발생한 지자기폭풍●을 빙산 충돌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타이타닉호 항해 도중 발생했던 강력했던 지자기폭풍의 영향으로 내부에 설치된 나침반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다고 분석했죠.


자신만만했던 타이타닉호의 첫 출항은 4일 만에 마지막 출항이 되었습니다. 이 사고를 기점으로 국제해상인명안전협약(SOLAS)이 생겨나 구명정 구비나 대피 등에 관한 지침이 생겼으며, 1914년 국제 빙산 패트롤(IIP)이 창설되어 현재까지도 빙산 주변 해류를 관찰하고 있습니다.

 

●지자기폭풍 : 태양 입자가 지구 자기장을 강타해 지구 자기장이 급격하게 변하는 현상. 오로라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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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8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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