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수비대원의 첫 번째 임무는 알려지지 않은 동네 동물원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동물카페처럼 정부와 전문가, 시민단체도 모르는 소규모 동물원들이 국내 곳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우동수비대는 미등록 동물원 약 100개를 찾아 내고, 이를 통해 알아낸 총 345개 동물원 중 246개를 조사했습니다.
관리 사각지대 동물원, 150개 넘는다
우리나라에 동물원이 몇 개 있는지는 누구도 모릅니다. 이는 정부에 등록하지 않고 운영 중인 동물원이 있기 때문입니다. 동물원·수족관법에 따르면, 동물이 10종 혹은 50마리보다 적으면 동물원으로 등록하지 않아도 됩니다. 동물카페와 소규모 동물체험시설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되지요.
2021년 2월부터 9월까지 우동수비대 810개 팀은 집 가까운 곳에 미등록 동물원이 있는지 보고했습니다. 그 결과, 기존 자료●에 없던 동물원 92개를 새로 찾아 2018년 이후 국내에 있었던 동물원은 최소 345개로 드러났습니다. 그중 69개가 3년 사이 폐업했지요. 정부에 등록된 동물원이 2020년 12월 기준 110개인 것을 고려하면, 정부가 존재조차 모르는 동물원이 무려 150개를 넘는 셈입니다.
미등록 동물원은 물론, 정부에 등록된 동물원도 동물이 살기 좋은 곳인지는 모릅니다. 동물원을 등록할 때 국제적 멸종위기종의 사육 면적 외에 별다른 복지 상태를 확인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에 마승애 수의사가 복지 조사 방법을 개발하고 우동수비대 143개 팀이 246개 동물원을 방문해 복지를 조사했습니다.
관람객이 동물원에 원하는 것? 환경과 보전 교육
우동수비대 2기에서 동물원을 방문한 8~13세 어린이의 응답 143개를 분석한 결과, 동물원이 멸종위기와 환경오염, 야생동물의 생태에 대해 알려주길 원한다는 답변이 가장 높게 나왔다. 설문조사를 기획한 최태규 수의사는 “동물원에 윤리적 효과를 기대하는 정도가 1기보다 2기에서 강해졌다”며, “학습 효과가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바람과 달리, 동물원에서 환경오염과 멸종위기종 교육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각각 23%, 35%로 절반에 못 미쳤다. 최 수의사는 “국제적 경향대로 방문객은 동물원이 교육의 장이 되길 바라지만, 동물원은 동물을 구경하는 수십 년 전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