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승애 수의사와 어과동은 2021년 동물원 복지 조사 결과를 두고 주목할 만한 점을 찾아봤습니다.
동물이 제 수명을 살지 못할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 놀랍도록 많고, 앵무새 카페가 크게 늘어났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앵무새카페, 4년간 58개 급증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5월 라쿤을 ‘생태계위해우려생물’로 지정했습니다. 라쿤카페가 동물 학대와 인수공통감염병● 발생에 대한 우려를 받은 것을 의식한 결과였지요. 라쿤카페는 시멘트 바닥에서 라쿤을 키우며 관람객이 제한없이 라쿤을 만지고 먹일 수 있어 이같은 우려를 받아왔습니다.
그런데 올해 조사 결과, 최근 앵무새카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7년과 2018년에 유명 프랜차이즈가 생기며 가맹점이 늘어나, 확인된 앵무새카페만 총 58개(폐업 8개 포함)에 달했습니다. 마승애 수의사는 “라쿤카페에서 앵무새카페로 흐름이 바뀐 것 같다”며, “앵무병과 같은 인수공통감염병 발생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앵무병은 전염성이 강해 같은 공간에 있는 새끼리 금세 퍼지고, 분변과 비듬으로 사람에게도 감염됩니다. 어린이와 노약자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앵무병으로 심각한 폐병을 겪어 치사율이 10%에 이르지요. 이를 예방하려면 엄격한 위생 관리가 필요하지만, 앵무새카페는 관람객이 식음료를 섭취할 때 병균이 옮을 수 있어 한계가 있습니다. 이런 문제가 있는데도 28개 앵무새카페를 조사한 결과, 체험 전후 손씻기조차 안내하지 않는 곳이 절반에 달했습니다.
●인수공통감염병 : 동물과 사람이 서로를 감염시킬 수 있는 전염병. 코로나19가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