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색망사먼지가 우주에서 양육될 정도로 과학자들에게 관심을 얻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지능’! 뇌가 없는 이 생물의 지능은 뇌 속 신경세포가 있어야만 학습할 수 있다는 통념을 흔들었답니다.
지능
➊
학습하고 전달하고 기억한다!
이번 우주 실험을 설계한 두슈투어 연구책임자는 2015년 황색망사먼지가 학습하는 능력이 있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황색망사먼지가 귀리를 먹으러 가는 좁은 다리에 카페인과 키닌을 두었습니다. 이들은 황색망사먼지에게 해롭지는 않지만 꺼려지는 물질이죠. 실제로 첫째 날에는 황색망사먼지가 카페인과 키닌을 피하느라 다리를 건너기까지 10시간이 걸렸습니다. 이 시간은 점차 줄어들다 6일째에는 더이상 카페인과 키닌을 피하지 않았지요. 황색망사먼지가 카페인과 키닌이 위험하지 않다는 걸 학습한 겁니다.
이어서 연구팀은 소금을 이용해 황색망사먼지가 정보를 전달하고 기억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실험 대상은 4000개로 조각낸 황색망사먼지였습니다. 연구팀은 이들 중 절반은 소금을 피하지 않도록 훈련시키고, 나머지 절반은 피하도록 둔 뒤 이들 조각을 여러 조합으로 합쳤습니다.
그 결과, 훈련된 조각이 하나라도 포함된 황색망사먼지는 소금을 피하지 않았습니다. 소금이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배운 황색망사먼지 조각이 자신과 합쳐진 다른 조각들에게 같은 정보를 전달한 것이죠. 연구팀은 이 기억이 얼마나 오랫동안 저장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황색망사먼지를 건조시켜 휴면 상태로 만들었습니다. 1년 뒤 황색망사먼지를 깨우자, 여전히 소금을 피하지 않아 기억이 최소 1년은 유지된다는 점이 밝혀졌답니다.
지능
➋
인간만큼 최적 경로 잘 찾는다!
황색망사먼지는 최적 경로를 찾아내기로 유명합니다. 한 예로, 황색망사먼지를 미로의 입구에 두고 출구에 먹이를 두면, 오래지 않아 미로를 통과하는 가장 짧은 경로를 찾아냅니다. 이를 이용해 2010년 일본 홋카이도대학교 연구팀은 복잡한 교통망도 따라할 수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일본 수도권을 모사한 지도에 황색망사먼지를 두고 주요 위치에 먹이인 귀리를, 산과 강 등에는 황색망사먼지가 싫어하는 빛을 설치했죠. 26시간이 흐른 결과, 황색망사먼지가 성장하며 만들어진 몸의 모양이 일본 열차 지도와 비슷했습니다.
지능
비결
기억법은? 온몸에 저~장!
황색망사먼지는 ‘블롭’과 같은 모양일 때 혈관과 같은 관을 내부에 지니고 있습니다. 지난 2월, 독일 막스플랑크 역학 및 자체조직연구소의 미르나 크라마르 연구원팀은 황색망사먼지가 먹이를 감지하면 먹이와 가까이 있는 관을 얇고 부드럽게 만들며 확장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황색망사먼지는 관을 치약을 짤 때처럼 수축하면서 체액을 흘려보내는데, 먹이에 가까운 곳에서는 특정한 화학 물질을 분비해 관을 확장시킨다는 겁니다. 반면에 먹이와 먼 부위의 관은 좁아지면서 가지치기 되었지요. 즉, 관의 확장을 통해 먹이가 있었던 위치를 몸에 새기는 형태로 기억을 하는 셈입니다. 연구팀은 이 화학물질이 무엇인지는 아직 모릅니다. 다만 관 내부에서 흐르며 확산하는 성질이 있는 물질일 거라고 예상한답니다.
●인터뷰
미르나 카르마르(막스플랑크 역학 및 자체조직연구소 연구원)
“단순한 생물의 지능이 궁금해요!”
황색망사먼지가 영화 속 ‘블롭’과 같은 모습을 보이는 건 일생에서 일부에 불과해요. 생식세포인 포자, 단단한 낭포, 흐물흐물한 아메바 등 다양한 형태로 변하는 흥미로운 생물이지요.
제가 황색망사먼지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이 생물이 ‘지능’이 있다고 할 만큼 거대한 망을 건설하고 똑똑한 행동을 보이기 때문이에요. 계속해서 변하고 복잡한 환경에서 뇌가 없는 생물이 살아남는 데 학습과 기억 능력이 큰 도움을 줄 거예요.
이런 황색망사먼지를 연구하며 단순한 생명체의 인지 능력에 관심이 생겼어요. 앞으로는 세포의 정보 처리 과정을 연구할 거예요. 궁극적으로 건강한 세포와 암세포 사이의 의사소통 능력 차이를 밝혀내, 암세포를 건강한 세포처럼 행동하도록 만드는 게 꿈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