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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장의 과학] 블랙홀, 별이 스파게티처럼 쭈욱~, 늘어났다고?

 

별이 국수 면발처럼 길쭉하게 늘어난다고요? 만화의 한 장면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별이 블랙홀로 빨려 들어갈 때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에요. 영국 버밍엄대학교의 매트 니콜 교수가 이끈 공동연구팀이 별이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 직후를 관찰하면서 발견한 현상이지요.


연구팀은 남반구 에리다누스자리 부근에 있는 2억 1500만 광년 거리의 은하 중심부를 칠레에 있는 유럽남방천문대의 초거대망원경(VLT) 등을 이용해 관측했어요. 이 은하 중심부에는 태양의 100만 배 질량에 달하는 초대질량 블랙홀이 있어요. 연구팀은 작년에 발견된 ‘AT2019qiz’라는 별이 블랙홀로 흡수된 직후 일어난 과정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지요.


블랙홀은 강한 중력으로 근처의 물질을 빨아들이는 천체예요. 이때 우리가 발끝부터 블랙홀에 떨어진다고 상상해 볼까요? 블랙홀과 더 가까이 있는 발은 멀리 있는 머리보다 더 큰 중력을 받아요. 이렇게 한 물체가 부위에 따라 다른 크기와 방향의 중력을 받게 되면 잡아 당겨지고 늘어나면서 부서지는데, 이 현상을 ‘조석 교란’이라고 하지요.


초대질량 블랙홀에 흡수된 별 AT2019qiz도 조석 교란을 겪으면서 부서졌어요. 이렇게 부서진 별은 블랙홀의 인력으로 마치 국수처럼 길게 늘어났지요. 과학자들은 이 현상을 ‘국수 효과’, 또는 ‘스파게티화’라고 불러요. 별은 길게 늘어나면서 전체 질량 중 약 절반만 블랙홀로 흡수되었고, 나머지 절반은 부서진 채 블랙홀 바깥으로 흩뿌려졌어요. 이 과정에서 별의 구성물질이 초속 1만km의 속도로 방출되었죠.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초대질량 블랙홀이라는 극단적인 환경에서 물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답니다.

 

2020년 21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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