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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가장 오래된 조선 금속활자 발견?!

이번에 발견된 유물 중 최고의 발견으로 꼽히는 주인공은 금속활자입니다. 
그간 거의 전해지지 않았던 조선 초기 금속활자가 무더기로 발견되었기 때문이죠.

 

ㅭ? ㅱ? ㅿ? 혹시 책을 읽다 이런 한글을 본 적 있나요? 이것들은 각각 ‘이영보래’, ‘순경음’, ‘반치음’이라 부르는 중세 국어의 표현이에요. 1448년, 세종이 한자음을 한글로 기록한 책인 <;동국정운>;에 나와 ‘동국정운식 표기’라고도 부릅니다. 이 표기들은 16세기 중반 이후로 사라져 지금은 찾아볼 수 없죠.
그런데 이번 인사동 발굴조사구역에서 중세 국어의 모습을 담고 있는 금속활자가 쏟아졌어요. 발견된 1600여 개의 금속활자 중 약 600개가 한글 활자였는데, 이중 가장 오래된 것은 7대 임금인 세조가 1455년에 만든 ‘을해자’예요. 을해자는 지금까지 약 30개만 발견되었는데, 이번에 동국정운식 표기를 담은 다양한 종류와 크기의 활자가 출토되었죠.
또한, 가장 오래된 조선 시대 한자 금속활자도 함께 발견되었어요. 바로 1434년 갑인년에 만들어진 ‘갑인자’ 추정 활자입니다. 세종이 이전에 쓰던 금속활자인 ‘경자자’의 글씨체가 가늘고 빽빽하여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개량한 활자예요. 세종을 보필하던 장영실과 이천, 김돈 등 집현전의 학자들이 참여하여 만들었지요. 갑인자는 서양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물인 ‘구텐베르크 성서(1455년)’보다 시기가 더 이를 뿐만 아니라, 금속활자로 만들어진 인쇄물이 같이 있으니 비교해서 연구할 수 있어요.

 


이번에 발견된 금속활자가 중요한 이유는 오래된 활자 유물이 희귀하기 때문이에요. 조선 시대에는 활자에 쓰인 금속이 귀했어요. 그래서 오래 써서 닳아버린 금속활자를 녹여 새 활자를 만들었죠. 전문가들은 금속활자의 서체와, 비슷한 시기 만들어진 책의 서체를 비교했어요. 그 결과 최소 다섯 종류의 활자가 발견된 것으로 추측한답니다.

 

●미니인터뷰

문중양(서울대학교 국사학과 교수)

“왜 세종 시대에 과학유물이 많이 만들어졌을까요?”

고려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지배자가 된 조선 왕조는 백성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새로운 사업을 여럿 벌입니다. 농사에 도움이 되도록 시간과 달력 체계를 정확하게 만들고, 다양한 책을 만들어 국가의 정치 철학을 널리 퍼뜨리기도 했지요. 이런 노력이 열매를 맺은 것이 조선의 네 번째 국왕이었던 세종 시기였습니다. 장영실을 동원해 만든 물시계와 천문시계로 시간의 기준을 정했고, 금속활자도 개선했지요. 이 시계와 활자가 이번에 과학유물로 발견된 것입니다.

 

 

2021년 15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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