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후…. 인간들이 아무리 물리치려고 해도 우리 식중독균은 끊임없이 나타날걸? 그걸 다 막을 수는 없을 거야! 음하하~. 으악! 잠깐, 우릴 꽁꽁 얼려서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5월 25일, 윤지현 기자는 충청북도 오송에 위치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식중독균 자원센터를 방문했어요. ‘식중독균 전문은행’이라고도 불리는 곳으로, 17종의 세균 1만 3560주가 보관되어 있지요. 식중독균 은행이라니, 놀란 기자에게 황진희 보건연구관이 그 필요성을 설명했어요.
“다른 나라에서 생물자원을 이용하는 경우 이와 관련된 이익을 주권국과 나눠야 한다는 ‘나고야 의정서’가 2014년 만들어졌어요. 이후 균주를 연구하고 싶어도 국내에 균이 없으면 수입하는 과정이 매우 복잡한 데다, 비용도 국내에서 구할 때보다 50~100배 가량 비쌌어요. 그래서 식중독균을 우리나라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2017년, 식중독균 자원센터가 세워진 거예요.”
연구관의 설명을 들으며 수많은 식중독균이 보관된 거대한 저장고를 보자, 윤지현 기자는 이 많은 균이 어디서 오는지 궁금했어요. 황진희 연구관은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면 과학자가 현장을 찾아가 음식과 지하수, 요리사의 손, 도마 등 입으로 들어올 수 있는 모든 것을 검사해요. 또 근처 마트에서 고기를 종류별, 부위별로 사서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식중독균이 있는지, 이것이 소비자에게 영향을 끼칠지 확인하기도 하죠”라고 답했어요.
식중독균의 모든 유전정보를 분석하고 저장하는 실험실에 들어서자, 여러 종류의 현미경이 가득했어요. “이렇게 균을 분석하면 식중독 사고가 발생했을 때 원인균을 쉽게 밝혀내겠네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황진희 연구관은 “소량만 몸에 들어가도 식중독을 일으키는 균을 식품 속에서 찾아내기는 너무 어렵고, 병원성 대장균처럼 원인식품을 먹은 뒤 식중독 증상이 뒤늦게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며 “식중독 원인음식을 찾고, 그 속의 식중독균이 표준균주●와 일치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고개를 저었어요.
그럼에도 식중독균 자원센터는 식중독 사고를 막기 위해 식중독균의 정보를 계속 모으고 있어요. 황진희 연구관은 “여기는 우리나라에서 식중독균만 특화해서 연구하는 유일한 곳”이라며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는 길목을 차단해 우리나라 식중독 사고를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답니다.
●표준균주 : 특정 균의 가장 공통적인 특성을 가진 균.
똑같은 사람이라도 서로 유전자 정보가 다르듯이, 균도 다르기 때문에 이를 규격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