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화마을에 무슨 일이?
치료를 위해 온몸을 돈다! 알약의 여행
우리는 병에 걸렸거나 상처가 났을 때, 빨리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약을 먹습니다. 약은 고치고 싶은 아픔의 종류와 정도, 환자의 상황에 따라 다른 형태로 만들어져요. 예를 들어 넘어져서 생채기가 났을 때는 끈적한 연고를 바르고, 감기에 걸린 어린이에게는 시럽 같은 물약을 먹도록 하죠. 교통수단을 이용하던 중 멀미가 심할 땐 귀밑에 약 성분이 든 패치를 붙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약의 형태를 ‘제형’이라고 해요.
가장 대표적인 제형은 알약(정제)입니다. 약 성분을 여러 첨가제와 섞어서 조그맣고 단단하게 굳힌 것이죠. 물과 함께 삼켜서 우리 몸속으로 들어간 알약은 위장과 소장에서 천천히 녹기 시작합니다. 녹는 시간은 알약의 종류마다 조금씩 달라요. 약물만 압축한 형태의 ‘나정’은 곧바로 분해되고, 쓴맛이 느껴지지 않도록 얇은 화학물질 막을 씌운 ‘필름코팅정’은 녹는 데 좀 더 시간이 걸리죠. 다 녹은 알약 성분은 위장과 소장 벽을 통해 흡수되고, 혈관으로 들어가서 온몸을 돌아다닙니다. 일상생활에서 주로 먹는 약들의 경우 여기까지 약 30분에서 2시간이 걸려요.
혈액 속에 녹아든 약 성분의 농도는 ‘유효 혈중 농도’라고 하는데, 보통 6시간까지 유지됩니다. 이 시간 동안 약 성분은 치료가 필요한 위치까지 도달해 효과를 발휘하죠. 이후에는 우리 몸이 약 성분을 신장이나 소화기로 다시 보내어 분해하고, 배설물로 내보냅니다. 치료를 위해 먹어야 하는 알약의 개수와 먹는 시간의 간격 등은 종류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요. 그렇기 때문에 약을 먹기 전에는 약사 등 전문가에게 꼭 상담을 받고, 약 포장지에 적힌 주의사항을 꼼꼼하게 읽은 후 따라야 합니다.
알약 성분이 퍼지는 원리
① 알약을 삼킨다.
② 알약이 위장을 지나며 녹은 성분들이 빠져나온다. 위장과 소장의 내벽으로 약 성분이 흡수된다.
③ 혈관으로 들어간 약 성분은 혈류를 따라 온몸으로 퍼진다.
④ 구석구석을 돌던 약 성분이 필요한 부위까지 전달되면 치료가 시작된다.
#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초미니 꽃봉오리, 약 배달부로 변신?!
2024년 12월 10일,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의 다니엘 라잔스키 교수 외 연구팀은 약물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특별한 입자를 만들었다고 공개했어요. 조그마한 안개꽃처럼 생긴 이 입자는 직경이 1~5마이크로미터(탆)●로 적혈구보다 조금 더 작은 크기예요.
연구팀이 이러한 초미니 꽃봉오리를 만든 건 우리 몸속에서 약물을 더 정확한 위치로 빠르게 배달하기 위해서예요. 암 등을 치료하는 일부 약은 성분이 너무 강해서, 다른 부위에 닿을 경우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어요. 그래서 과학자들은 다양한 재료와 초음파 등으로 약 성분을 필요한 곳으로 직접 전달해 다른 부분에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을 방법을 계속 연구해 왔죠.
연구팀이 공개한 입자는 아연과 산소를 결합시킨 화합물, 산화아연으로 이루어졌어요. 다른 약 성분을 쉽게 흡수할 수 있죠. 산화아연은 스스로 뭉치면서 꽃잎과 꽃봉오리 모양 입자를 만들어 내요. 꽃잎들이 불규칙하고 빼곡하게 붙어 있기 때문에, 입자 크기에 비해 표면적이 무척 크죠. 한 번에 더 많은 양의 약물을 흡수한 뒤 움직일 수 있다는 뜻이에요.
연구팀은 이 입자에 암 치료제를 넣어서 실험했어요. 암에 걸린 쥐의 혈관에 입자를 주사하고, 정밀 초음파를 통해 원하는 위치로 이동시켰죠. 입자는 주변 혈액이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치료가 필요한 곳까지 무사히 도착했어요. 입자의 위치를 찾는 일도 쉬웠어요. 꽃잎에 음파를 산란시키거나 빛을 흡수하는 화합물을 코팅해두면, 빛이 닿았을 때 밝게 보여서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죠.
연구에 참여한 폴 브레데 박사 과정생은 “이전까지는 고체 입자가 아닌 조그마한 기포를 가지고 실험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미세 입자도 초음파로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고 말했답니다.
GIB
입자가 스스로 조립되는 과정
용어 설명
●마이크로미터(㎛): m의 100만 분의 1 크기인 길이 단위.
●나노미터(nm): m의 10억 분의 1 크기인 길이 단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