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가 많다고 꼭 좋은 것은 아니에요. 매력이 철철 넘쳐 멸종될 위기에 처한 동물도 있거든요. 저는 야생고양이를 지키기 위해 연구하는 분들에게 이그노벨상을 주고 싶어요!
과거엔 유럽에서 야생고양이(Felis silvestris)를 매우 흔하게 볼 수 있었어요. 하지만 19세기부터 집중 사냥을 당하고 자연 서식지가 훼손되면서 이들은 유럽 일부 지역에서 완전히 사라졌지요. 스위스에선 1943년부터 25년간 흔적조차 발견되지 않았어요. 이후 1962년, 스위스 동물보호 연방법이 시행되며 스위스에 야생고양이들이 다시 터전을 잡기 시작했고 덕분에 번성하는듯 보였죠. 그런데 야생고양이들이 불과 몇 년 만에 다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 들렸어요.
과학자들은 스위스 야생고양이가 멸종위기에 처한 이유로 거친 야생적 매력을 꼽았어요. 무슨 말일까요? 야생고양이와 집고양이(Felis catus)가 교배해 유전자 보존이 어려워진다는 거예요.
스위스 제네바대학교 생물학자팀과 취리히대학교,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공동연구팀은 스위스에 사는 야생고양이와 집고양이 두 종이 교배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했어요.
그 결과, 연구팀은 200~300년 안에 야생고양이와 집고양이의 유전자가 섞여 두 종을 더는 구분할 수 없을 거란 결론을 내렸어요. 특히, 개체 수가 적은 야생 고양이의 유전자 보존이 더 위협을 받는다고 설명했지요. 스위스에는 100만 마리가 넘는 집고양이가 있지만, 야생고양이는 몇 백마리에 불과하거든요. 연구팀은 “야생고양이와 집고양이의 교배를 막는 조치가 없으면 야생고양이는 멸종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