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음향학에 대해서 알아보니 더 다양한 자연의 소리를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과학자들이 모은 자연의 소리, 우리가 들어볼 순 없을까?
인공지능으로 범고래 보호한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생물음향학이 생태 연구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어요. 생물음향학은 실시간 또는 십수 년 동안 녹음을 하기 때문에 분석해야 할 데이터가 많은데,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크게 도움이 되거든요.
소리는 3가지 요소에 의해 분석돼요. 높낮이(주파수)와 세기(진폭), 그리고 소리를 내는 시간이지요. 동물들은 종별로 이 요소가 각각 다른 ‘종특이적’ 특성을 갖고 있으므로, 인공지능이 반복적으로 학습하며 패턴을 파악하면, 소리의 주인공과 상태를 빠르고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어요.
올해 1월, 세계적인 포털 기업 구글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캐나다 해양수산부와 함께 멸종 위기에 처한 캐나다 살리시 해역의 범고래 보전 활동을 하겠다고 발표했어요. 구글은 캐나다 해양수산부가 열두 지점에서 녹음한 2000시간의 소리 데이터를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입력해 학습시켰고, 이를 토대로 아픈 범고래를 찾거나 선박 충돌 예방 등 보호 활동에 나설 예정이랍니다.
스마트폰으로 ‘소리 검색’ 한다!
길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아는 노래를 들었는데, 제목이 떠오르지 않아 답답했던 경험이 있나요? 이럴 땐 스마트폰 음악 앱으로 검색하면, 어떤 가수의 어떤 노래인지 알려 주지요. 그런데 자연에서 만난 동물들의 소리도 음악 검색처럼 소리 검색을 할 수 있어요.
미국의 자연소리 녹음 기기를 개발하는 업체 ‘와일드라이프 어쿠스틱’은 ’SongSleth’란 앱을 개발했어요. 이 앱을 열어보면 미국에 서식하는 새들의 학명, 생김새, 노랫 소리가 정리돼 있어요. 버튼을 누르면 새의 노랫소리를 들어볼 수도 있지요. 또 자연에서 새의 소리가 들릴 때 이 앱을 켜서 녹음하면, 어떤 새의 노래인지 알려 준답니다. 이외에도 매콜리 라이브러리, 영국 도서관음향자료실 홈페이지 등을 통해 동물들의 소리를 들어볼 수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동물 소리은행’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어요. 국립생물자원관 김태우 연구사는 지난 2012년 우리나라의 곤충, 새, 개구리의 울음소리를 담은 전자북 형태의 ‘한국 자생생물 소리도감’을 발간했고, 이후에도 매미와 박쥐, 여치, 등 여러 동물들의 소리 데이터를 모으고 있답니다. 김태우 연구사는 “2026년까지 동물들의 소리를 정리해 소리은행을 완성하고, 활용 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머지 않은 미래에 스마트폰 앱으로 우리나라 생물들의 소리를 검색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