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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바람이 서늘하게~, 두 뺨을 스치니~, 아…, 춥다~. 따뜻한 찐빵, 호떡, 붕어빵이 먹고 싶은데…, 오늘도 성냥 한 갑 팔지 못했어. 추운데 성냥 불이라도 켜야겠다.
‘탁! 탁! 또로록~.’
아이고…. 힘이 없으니 성냥 불도 붙이기 힘드네. 다행이 성냥이 부러지진 않았으니 주워서 써야겠다. 응? 그런데 저건 뭐지? 꼭 ‘알라딘과 요술램프’에 나오는 램프처럼 생겼는걸? 램프의 요정이 짠~, 하고 나타나서 따뜻한 빵이나 줬으면 좋겠다.
헤헤~. 한번 비벼 볼까?
겨울 간식 삼총사, 어디서 왔니?
하하~. 나는 램프의 요정 ‘쟈니!’ 오랜만에 세상 구경을 하는구나. 자~, 날 부른 사람이 누굴~까~?
올레~! 램프의 요정이구나. 저예요, 저. 제가 꺼내드렸어요~. 얼른 소원을 들어주세요. 전 따뜻한 빵이 먹고 싶어요~!
오우~, 소원 들어 주는 규칙이 바뀐 거 몰라? 우리가 너무 쉽게 소원을 들어 주는 것 같아서 얼마 전에 요정 협회에서 새로운 규칙을 만들었거든. 문제를 내서 맞히는 사람만 소원을 들어 주는 거지. 하하! 찐빵, 호떡, 붕어빵이 먹고 싶다고? 자, 그럼 지금부터 문제 나간다~! 찐빵, 호떡, 붕어빵 중에서 외국에서 온 음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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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호빵과 찐빵은 종이 한 장 차이?
호빵은 바닥에 종이가 깔려 있는 것 말고는 재료나 만드는 방법에서 찐빵과 차이가 없답니다. 호빵은 일본 거리에서 파는 찐빵을 보고 슈퍼마켓용 찐빵을 만들어 낸 회사에서 붙인 이름이에요. 뜨거워서 ‘호호’ 분다는 의미로 호빵이라는 이름을 지었답니다.
밀가루와 미생물 주방장이 만드는 마법!
하하~! 역시 틀릴 줄 알았지. 맛있는 겨울 간식들이 중국과 일본, 중앙아시아에서 왔다니 정말 놀랍지? 하지만 아직 실망하긴 일러. 다음 O, X 문제에 도전해 보라구! 찐빵, 호떡과 붕어빵이 부푸는 이유는 밀가루와 미생물 때문이다. 맞으면 O! 틀리면 X!
밀가루가 없으면 빵도 부풀지 않는다?
푹신하게 부풀어오르는 빵의 비밀은 밀의 배젖에 있는 ‘글루텐’이라는 단백질에 있어요. 배젖에는 ‘글루테닌’과 ‘글리아딘’이라는 단백질이 있는데, 글루텐은 그물망 모양의 글루테닌 분자 속에 구슬 모양의 글리아딘 분자가 들어 있는 모양이랍니다.
주물럭거리면서 밀가루를 반죽하는 동안 글루테닌과 글리아딘이 이루는 그물망 구조가 변형되면서 탄력이 있으면서도 쭉쭉 늘어나는 독특한 특징이 생겨요. 이 덕분에 빵을 굽는 동안 열에 의해 팽창한 반죽 속 수분과 공기가 반죽을 늘어나게 해 빵이 부푼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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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밀가루, 과자 밀가루가 다르다고?
밀가루라고 다 같은 밀가루가 아니다! 밀가루는 단백질이 포함된 양에 따라서 탄력과 끈적끈적함이 달라져요. 그래서 단백질이 12~16%나 포함된 ‘강력분’은 주로 빵을 만드는 데 쓰고, 10~12% 정도의 단백질이 포함된 ‘중력분’은 면 종류를 만들 때 써요. 그리고 단백질이 8~10%로 가장 적게 들어 있는 ‘박력분’은 케이크나 과자를 만들 때 사용한답니다.
빵을 부풀리는 미생물 주방장, 효모!
아무리 탄력 있는 밀가루 반죽이 있어도 빵을 만드는 주방장, 효모가 없으면 빵은 제대로 부풀지 않아요. 반죽을 할 때 미생물인 효모를 넣어 줘야 빵이 제대로 부푼답니다. 효모는 우리 침 속에도 들어 있는 ‘아밀라아제’ 효소를 이용해 밀가루 반죽 속의 포도당을 분해한 뒤 이산화탄소 가스를 배출해요. 이산화탄소 가스가 빵을 굽기 전에 반죽 곳곳을 부풀게 하지요. 이 과정을 ‘발효’라고 한답니다. 발효는 열을 가해 공기와 수분을 팽창시켜 빵을 부풀리는 것과 다른 과정이에요.
호떡은 떡이 아니고, 붕어빵은 빵이 아니다?
호떡은 원래 빵이지만, 빵을 알지 못하던 조선시대 사람들이 오랑캐라는 뜻의 한자 ‘호(胡)’에, 비슷한 모양의 음식인 ‘떡’자를 붙여 만든 이름이에요. 또 붕어빵은 정확히 말하면 빵이라고 부를 수 없어요. 보통 빵이라고 하면 효모를 넣은 것을 가리키지만, 붕어빵에는 반죽을 부풀리는 효모가 들어가지 않거든요. 그 대신 주로 과자를 만들 때 화학적으로 재료를 부풀리는 ‘베이킹 파우더’가 들어 있어요. 호두과자를 ‘과자’라고 부르는 이유가 그 때문이지요. 붕어빵과 호떡 모두 처음에 사람들이 부르기 시작한 이름을 사용하는 것일 뿐이랍니다.
맛의 비밀은 조리법?
아이고…, 이번에도 틀리셨네~. 붕어빵에는 효모가 들어가지 않거든~. 문제가 너무 어려웠나? 성냥팔이 소녀 아가씨, 이러다 아무 것도 못 먹겠는걸? 자, 이제 마지막 문제야! 불에 굽고, 기름에 지지고, 수증기에 찌는 등 만드는 방법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사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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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빵과 호떡은 반죽하는 과정까지는 거의 비슷하지만 만들고 나면 맛도 모양도 많이 달라요. 물론 찐빵에는 팥이나 고기, 야채가 들어 있고 호떡에는 설탕이 들어 있기 때문에 다른 맛이 나요. 하지만 조리 방법이 다르면 빵을 씹을 때 입 안에 느껴지는 감촉인 ‘식감’도 달라진답니다.
뜨거운 수증기가 가득한 통에 넣고 찌는 찐빵에서는 녹말이 수분을 흡수해서 익는 ‘호화’ 현상이 일어나요. 호화 현상이 일어나면 밥처럼 끈끈한 느낌이 난답니다. 반면에 뜨거운 불판에 기름을 두르고 지지는 호떡에서는 녹말이 외부에서 수분을 흡수하지 않고 뜨거운 열에 익게 되는 ‘호정화’ 현상이 일어나지요. 이 때문에 바삭하면서도 쫀득한 식감이 나는 거랍니다.
붕어빵과 잉어빵의 차이도 조리법 속에!
잉어빵과 붕어빵의 차이는 단지 모양과 크기의 차이일까? 정답은 No! 잉어빵은 붕어빵보다 더 바삭하게 만들기 위해 조리법을 다르게 한 음식이에요. 물론 둘 다 재료를 틀에 넣고 구워서 만들지만, 잉어빵은 반죽 속에 기름 성분을 넣어서 지지는 효과를 더했지요. 그래서 더 바삭한 맛이 크고 오래가는 거랍니다. 하지만 잉어빵도 식으면 붕어빵처럼 눅눅해지게 돼요.
붕어 과자가 빵 같은 이유는?
붕어빵은 주로 과자를 만들 때 쓰는 박력분 밀가루와 베이킹 파우더를 사용하니, 붕어 과자라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물이나 우유를 많이 넣기 때문에 과자처럼 딱딱하게 익지 않고 빵 같은 식감이 나요. 또 높은 온도로 굽기 때문에 갓 구웠을 때는 표면의 수분이 증발하면서 과자처럼 바삭하답니다. 반면, 식은 붕어빵이 눅눅한 이유는 수분이 증발하지 않고 흡수되기 때문이에요.
꺄~! 드디어 맞혔다! 집에서 요리를 도맡아 한 보람이 있는걸? 쟈니 아저씨! 이제 소원을 들어 주시는 거죠?
윽~. 너무 쉬운 문제를 냈나? 좋아. 그럼 소원을 들어 주마. 하지만 한 가지 소원밖에는 들어줄 수 없어. 그것도 요정 협회에서 정한 거거든.
음…. 제 소원은요~, 쟈니 아저씨가 만든 찐빵, 호떡, 붕어빵을 매일 먹게 해 주세요~. 헤헤헤, 아저씨는 우리집 요리사!
으악~! 그건 안 돼! 싫어! 나 계속 램프의 요정 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