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은 지속적으로 변하는 자연의 소리에 집중하고 있어.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동물은 물론, 생태계를 이해할 수 있고, 새로운 종도 발견할 수도 있거든!
소리를 들으면 생태계가 보여요
동물들은 짝을 찾거나 포식자의 접근을 알리는 등 의사소통을 할 때 소리를 이용해요. 버니 크라우스 박사는 “힘 없는 목소리를 듣고 친구의 컨디션이 안 좋은 걸 눈치채는 것처럼, 우리도 소리로 자연의 상태를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어요.
소리는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중요한 정보를 알려줘요. 풀과 나무가 울창한 숲이나 장애물이 많은 환경, 빛이 없는 어두운 환경에서는 소리를 통해 보이지 않는 동물들의 존재를 알 수 있지요. 또 사람이 직접 가기 힘든 바다 생태계를 이해할 수 있어요. 바다는 23m만 내려가도 빛의 99%가 사라지기 때문에, 그동안 밝혀진 바닷속 생태계는 3~4%에 불과해요. 반면 소리는 수천km 떨어진 곳까지 전달되어서, 마이크와 녹음 장치를 바닷속 곳곳에 설치해 들어보면 바닷속 생태계를 이해할 수 있지요.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강돈혁 연구원은 “생물음향학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미지의 세계였던 바다의 정체가 소리를 통해 서서히 밝혀지고 있다”고 말했어요.
_ 인터뷰
버니 크라우스(생물음향학자)
“생명체의 소리에는 중요한 메시지가 가득해요”
버니 크라우스는 지난 40년간 전세계를 누비며 동물 1만 5000종의 소리를 녹음했어요. 녹취한 시간만 해도 4만 5000시간에 이르지요. 그의 이야기를 이메일로 들어봤어요.
Q 자연의 소리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어릴 때부터 시력이 좋지 않아서 소리로 세상의 정보를 수집했어요. 30년 동안 음악가의 삶을 살았고, 은퇴한 이후 자연의 소리에 관심을 갖게 되었지요.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 매우 평온해지거든요. 박사학위를 따고, 음향생태학 연구실에서 인턴 생활을 하며 자연의 소리에 대해 공부했답니다.
Q 자연의 소리가 줄고 있다는 걸 체감하시나요?
네. 올해 코로나19로 인간의 활동이 줄면서 자연의 소리가 잠시 커진 것 같지만, 우리 일상이 제자리로 돌아온다면 또다시 자연의 소리를 듣지 못할 거예요.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으로 인해 동물의 개체수가 줄고 있는 건 사실이니까요.
Q 소리를 들으면 자연을 보호할 수 있나요?
소리를 듣는 행동이 직접적으로 동물의 생명을 살리는 건 아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자연에 관심을 갖고 행동하도록 이끌어 낼 수 있지요. 예를 들어 돌고래의 소리를 들으면 남획으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한 상황을 알 수 있어요. 이를 근거로 고래를 사냥하는 여러 국가에 사냥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낼 수 있답니다.
Q 어린이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생명체가 내는 소리에는 중요한 메시지가 가득해요. 하지만 인간들은 자신들의 소음으로 지구를 덮어 자연의 소리를 지워버리고 있지요. 자연은 지금도 소리를 통해 우리에게 환경 파괴의 심각성을 끊임없이 전달하고 있어요. 주변의 세상에 좀 더 관심을 가져 보세요. 자연의 소리를 통해 다른 어떤 곳에서 얻을 수 없는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