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참~! 대처하기 어려운 전염병이 계속 발생한다니, 난감한 일이야. 전염병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준비할 수는 없을까?
바이러스 전수조사로 ‘범인 후보’ 알아낸다!
미래에 크게 유행할 전염병은 코로나19처럼 동물에게서 전염돼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와 WHO 등에 따르면, 다시 유행하거나 새로 등장한 전염병의 75%가 동물에게서 전염된 인수공통감염병이었거든요.
이에 과학자들은 동물이 지닌 모든 바이러스를 검출해 정보를 모아두려고 하고 있어요. 2018년 만들어진 글로벌바이롬프로젝트(GVP)는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동물 바이러스를 10년 안에 모두 조사하는 게 목표예요. GVP는 조사해야 할 바이러스가 167만 개이며, 그중 68~80만 개가 인간에게 전염될 수 있다고 추정해요. 68~80만 개 동물 바이러스에 인간 세포와 결합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거란 뜻이지요.
실제로 2018년 7월, GVP에 참여하는 미국 스미스소니언협회 공동연구팀은 미얀마의 박쥐에서 인간에게 전염될 수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두 종을 발견했어요. 박쥐 150마리의 분변과 침, 혈액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였지요. GVP 외에도 여러 과학자들이 노력한 결과, 지금까지 박쥐에서 발견된 코로나바이러스는 50종 이상이에요. 이런 정보는 코로나19의 자연숙주가 중국관박쥐라는 사실을 알아내 질병의 전파 경로를 추적하는 데 도움이 됐지요. GVP는 도시화로 서식지 파괴가 이뤄지는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설치류와 영장류 등의 바이러스를 더 조사하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노력이 있어요. 2016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공동연구팀은 국내 박쥐 서식지 11곳에서 혈액 등을 채취해 코로나바이러스와 로타바이러스를 검출했어요. 연구에 참여한 나운성 교수는 “해당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염되는 종은 아니었으나, 바이러스는 변이가 빨라 언제 감염력을 얻을지 모르므로 꾸준히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또 “동물 바이러스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미리 모아두면 진단법과 백신 등을 빠르게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답니다.
●인터뷰 - 철새 도래지에서 새 똥을 주우면 신종 독감 예방 가능?!
나운성(전남대학교 수의학과 교수)
나운성 교수는 인수공통감염병의 출현을 감시하기 위해 박쥐를 포함해 다양한 동물 바이러스를 조사하고 있어요. 한국의 ‘바이러스 사냥꾼’을 만나 보세요!
Q인플루엔자바이러스를 매년 조사한다고요?
인간에게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조류에서 소화기를 감염시킨 뒤 분변으로 배출돼요. 따라서 매년 철새 도래지에서 분변을 줍지요. 방역복을 입고 5~7시간씩 허리를 구부렸다 폈다를 반복하며 연구원 한 명 당 수백~수천 개 분변을 줍는답니다. 힘들지만 올해 어떤 독감이 유행할지 예측하려면 해야 하는 일이에요.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변이가 빨라 매년 새로운 종이 나타나므로 WHO가 한 해 동안 유행할 바이러스를 예측해 백신을 개발하는데, 이 과정에 필요한 정보거든요.
Q새 똥으로 미래 질병을 예측한다고요?
병에 걸린 새가 분변을 돼지농장 등에 떨어뜨리면 가축을 거쳐 사람에게 바이러스가 전염돼요. 이처럼 독감은 새에게서 옮으므로 새들 사이에 어떤 바이러스가 유행하는지 알면 인간 사회에서 유행할 바이러스를 예측할 수 있어요. 그래서 전세계 과학자들이 여름엔 남반구, 겨울엔 북반구에서 새 똥을 조사해요. 코로나바이러스에도 이런 감시 체계가 갖춰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