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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끝이 아닌 이유는?

전문가들은 새로운 전염병 혹은 재유행하는 전염병이 점점 늘어나는 건 인간의 활동 때문이라고 지적해. 인류는 오랫동안 백신과 치료제를 만들어 전염병과 싸워왔는데, 오히려 전염병 위험을 키웠다는 거야. 그게 무슨 뜻일까?

 

서식지에서 쫓겨난 생물들, 전염병을 옮기다


3월 15일, 세계보건기구(WHO)의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의 특징을 지닌다”고 말했어요. ‘세계적 대유행’이란 두 개 국가 이상에서 전염병이 지역사회 전파를 일으키는 상황을 말해요. 실제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미국에서 30만 명,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에서 각각 10만 명을 포함해 전세계에서 100만 명을 넘어섰어요.(4월 6일 11시 기준)


문제는 이렇듯 유행을 막기 어려운 전염병이 미래에 또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지난해 3월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생물학과 에린 모데카이 교수팀은 기후변화가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열대 지방의 이집트숲모기와 흰줄숲모기가 50년 안에 북미와 동아시아 등으로 와서 지카와 황열병 같은 위험한 질병을 옮길 거라고 예측했어요. 지구 평균 기온이 올라가면 두 모기가 지나치게 더워지는 열대지방을 피해 북쪽으로 이동하고, 북미와 동아시아는 모기가 옮기는 질병이 잘 퍼지는 온도에 가까워지기 때문이지요. 그러면 모기가 옮기는 질병을 처음 접하는 10억 명은 감염될 위험에 놓이게 돼요. 이들은 면역력이 없어 질병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지요.

 


또, 기후변화와 도시화로 인한 서식지 파괴는 신종 전염병 발생의 주범으로 꼽혀 왔어요. 1998년 말레이시아에서 등장한 니파바이러스감염증도 서식지에 가뭄이 들어 살 곳을 찾아다니던 박쥐가 돼지 농장으로 날아 들어와 바이러스를 옮긴 것이 원인이 됐답니다.

 

 

항생제, ‘슈퍼버그’를 만들어내다


지난해 6월 WHO의 마리안젤라 시마오 사무차장보는 “항생제 내성은 보이지 않는 세계적 대유행”이라고 말했어요. 항생제는 우리 몸에 들어온 유해 세균을 물리치기 위해 개발한 약물로, 최초의 항생제는 페니실린이에요. 이후 다양한 항생제가 나와 수많은 사람들이 세균성 질병에서 생명을 구할 수 있었죠.


문제는 세균도 진화한다는 거예요. 항생제를 계속 쓰다 보면 일부 세균이 돌연변이 등으로 항생제를 이겨내는 ‘내성’을 갖게 돼요. 그중 모든 항생제를 이겨내는 세균을 ‘슈퍼버그’라 부르지요. 슈퍼버그는 강한 생존력을 바탕으로 수를 빠르게 늘릴 수 있어요. 항생제를 오·남용하면 이런 과정이 촉진되지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류충민 감염병연구센터장은 “감기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에도 항생제를 쓰거나, 항생제가 가축을 살찌운다는 이유로 불필요하게 항생제를 먹이는 등 오용과 남용 사례 탓에 슈퍼버그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우려했어요.


지난해 국제연합(UN)의 ‘항생제 저항에 관한 국제 조정 그룹’은 이대로라면 슈퍼버그로 인한 사망자가 현재 매년 70만 명에서 2050년에는 매년 1000만 명으로 늘어날 거라 보고했어요. 매년 800만 명의 생명을 앗아가는 암보다 심각하지요. 이런 탓에 시마오 사무차장보가 ‘세계적 대유행’이라고 비유해 심각성을 강조한 거랍니다.

 

2020년 08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다솔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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