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미처 사라지는 걸 막지 못했다면 어떻게 하냐고? 실제로 2015년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점령한 지역의 문화재를 파괴하기도 했지. 과학자들은 이런 만일의 사태로 문화재가 영영 사라지지 않도록 문화재 복원도 대비하고 있어.
미리미리 기록하자! 3차원 스캐닝
문화재는 자연재해는 물론, 전쟁이나 테러로도 사라질 수 있어요. 지난 2001년, 테러조직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바미안 석불을 파괴했어요.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이라크의 엔지니어 벤 카시라는 2003년 전문기관들과 협력해 세계적인 문화유산들을 3차원(3D) 스캐닝해 기록하는 비영리단체 ‘싸이아크’를 설립했지요. 3D 스캐닝은 3D 스캐너로 물체의 입체적인 형태를 그대로 디지털 자료로 만드는 기술이에요. 이 기술로 문화재를 기록하면 디지털 공간에 문화재의 3D 정보를 만들 수 있어요. 싸이아크는 지금까지 선사시대 유적지뿐 아니라 피사의 사탑까지 수만 개의 문화재를 기록하고 있지요.
우리나라 문화재청도 문화재를 3D 스캐닝해 디지털 정보로 저장하고 있어요. 왼쪽 이미지는 문화재청이 서울시 서대문구에 있는 독립문을 3D 스캐닝한 이미지예요. 대한제국의 자주독립에 대한 의지가 잘 전해지지요? KAIST 문화기술대학원 안재홍 교수는 “문화재를 디지털 3D 정보로 기록하면 복원을 위한 기초자료가 될 뿐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로 만들 수 있다”며 “3D 스캐닝은 매우 중요한 작업”이라고 말했답니다.
사라진 문화재는 빅데이터를 활용한다!
2015년,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 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모술을 점령했을 당시, 우상을 없앤다는 이유로 모술 박물관에 있는 유물과 고서들을 파괴했어요.
이를 본 ‘디지털 문화유산 초기 교육 네트워크(ITN-DCH)’는 파괴된 유물을 복구하기 위해 ‘프로젝트 모술’을 시작했어요. 하지만 모술의 문화재를 3D로 스캐닝한 자료가 없어요. ITN-DCH는 전 세계 시민들에게 모술 유적지와 박물관을 찍었던 사진들을 요청했어요. 시민들은 사진을 홈페이지에 올렸고, ITN-DCH는 ‘사진 측량법’으로 사진들을 분석했어요. 사진 측량법은 여러 각도에서 찍힌 사진들로 문화재의 입체적 형태를 디지털 자료로 만드는 방법이에요.
ITN-DCH는 시민들이 보내준 사진들을 통해 IS가 파괴한 문화재들을 3D 디지털 자료로 만들 수 있었어요. 그리고 이를 3D 프린팅 기술로 되살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영국 대영박물관에 전시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