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방법으로 문화재를 복원하고 지켜가는 방법도 있어. 105년 전 사라진
문화재가 휴대전화 속에서 되살아나고, 조선 시대의 시조는 3D로 현실에 등장했어.
멋진 방법으로 되살아난 문화재를 소개할게!
AR로 다시 태어난 돈의문!
지난해 8월 20일 서울시 정동사거리에는 105년 전 사라진 돈의문이 디지털로 되살아났어요. 돈의문은 한양도성의 4대 문 중 서쪽에 있던 문으로 1915년 일제가 도시계획을 핑계로 철거했지요. 2010년 서울시는 실제 복원을 시도했지만, 교통난과 비용 등의 문제로 성공하지 못했어요. 그러다 2019년 문화재청, 서울시, 우미건설, 제일기획 프로젝트팀이 디지털로 부활시킨 거예요. 스마트 기기로 돈의문 앱을 내려받아 정동사거리 주변을 비추면 돈의문 모습이 스마트 기기 속에 나타나요.
서울시는 2010년, 남아있는 돈의문 외관 사진과 실물 현판의 크기를 비교해 기둥과 건축물의 높이, 석재 크기 등 각종 치수를 추정해 두었어요. 프로젝트팀은 이때 그려진 3D 설계도를 활용하고 더욱 철저한 디지털 복원을 위해 인공지능으로 돈의문의 과거 사진을 분석했어요. 인공지능은 과거 사진이 어떤 각도에서 찍혔을지 예측해 높이와 깊이 등의 수치 정보를 계산했지요. 그리고 시각특수 효과를 이용해 3D 이미지로 만들었답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문화재청 장영기 사무관은 “돈의문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문화재와 첨단 기술을 연결한 문화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며 “돈의문이 역사 복원을 위한 문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답니다.
보고, 만지는 황진이 시조?
조선 시대의 기녀이자 문예가인 황진이의 시조 ‘청산리 벽계수야’가 3D 형태로 새롭게 태어났어요. 시조는 중세 한글과 한자로 기록된 노래 가사로, 시대에 따라 표기법이나 띄어쓰기 등이 변했어요.
서강대학교 국제한국학과 웨인 드 프레메리 교수는 황진이의 시조를 이용해 시조의 변화 모습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이를 위해 ‘유니코드’를 사용했지요. 유니코드는 세계 각국의 언어를 통일
된 방법으로 쓸 수 있게 만든 국제적인 문자코드로, 약 13만 8000여 자를 표현할 수 있어요.
프레메리 교수팀은 직접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자주 사용되는 유니코드 6만 5000여 자를 구 모양의 3차원 공간에 펼쳤어요. 그리고 시조의 글자와 띄어쓰기를 모두 유니코드로 바꾼 뒤, 구 모양의 3차원 공간에 점을 찍었어요.
이 점들을 이어 3D 형태로 만들어보니 시대에 따라 모양이 달랐어요. 또, 한글과 한자가 섞인 시조는 복잡한 모양이었지만, 영어로 번역한 시조는 짧고 뭉툭한 모양이었지요. 웨인 교수는 “한글은 자음과 모음을 조합해 만들 수 있는 활자가 영어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답니다.
● 인터뷰 "한국 시에 빠져 한국으로 왔어요!"
웨인 드 프레메리(서강대 국제한국학과 교수)
대학 졸업 후 한국 시에 빠져 미국에서 태평양을 건너 한국으로 왔어요. 현재는 서강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시를 가르치고 있지요. 쉽고 재밌게 시를 공부할 방법을 고민하다 직접 눈으로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조형물을 만들게 됐지요.
현재 저는 더 많은 사람에게 한국 시를 알리기 위해 자료를 디지털 정보로 바꿔 온라인에 저장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검색을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말이에요. 책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적당한 습도와 온도에서 보관해야 해야 하지만, 그러면 사람들의 기억에서 점차 사라질 거예요. 특히 근현대 책들은 대부분 산성 용지여서 빠르게 부식되고 있어요. 디지털 작업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