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럼틀, 시소, 그네…. 놀이가 이토록 중요한데 놀이터는 어딜 가나 비슷한 것 같아. 여기 새로운 놀이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어. 얼마나 재밌는지 얼른 가서 놀아 보자!
▲해솔꿈터의 실제.EUS+건축
지구에 하나뿐인 놀이 기구
우리나라 놀이터 대부분은 ‘3S’라고 불리는 미끄럼틀(Sliding), 시소(See-saw), 그네(Swing)로만 이 뤄져 있어요. 이런 놀이터는 20세기 중반 미국에서 처음 등장해 일본에 전달됐다가 1960년대 우리나라에 들어와 확산됐지요. 최근에는 이처럼 획일화 된 놀이 공간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요.
2018년 10월, 경기 파주 해솔초등학교 운동장에 새로운 놀이 기구가 들어섰어요. 두 판이 비스듬히 마주선 놀이 기구 위에서 아이들이 미끄러지거나 매달리며 신나게 놀았지요. ‘해솔꿈터’라는 이름의 이 기구는 ‘EUS+건축사무소’가 해솔초 학생들 30 여 명과 한 달 간 머리를 맞대고 만들었어요.
건축사무소의 지정우, 서민우 공동 소장은 학생들과 만나면서 이들이 평평한 땅에 세워진 네모난 아파트와 학원 건물에만 둘러싸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산을 깎아 만든 신도시라 다양한 지형 을 보기 힘들었지요. 그래서 언덕처럼 생긴 놀이 기구를 만들기로 했어요. 지 소장은 “아이들이 새로운 공간 감각을 느끼길 바랐다”고 말했지요. 두 소장은 이같은 건축 활동을 하면서 놀이 공간 이 변하길 원하고 있어요. 지 소장은 “우리가 모든 놀이 공간을 만들 수는 없지만, 우리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놀이 공간의 필요성을 느끼면 좋겠다”며, “놀이 기구와 공간이 만드는 풍경이 더 다 양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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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것도 저것도 할 수 있어야 좋은 놀이 공간이에요!”
_지정우·서민우(EUS+건축사무소 공동 소장)
Q 놀이 공간을 설계할 때 왜 아이들을 참여시켰나요?
건축가는 건물을 지을 때 사용할 사람들의 마음을 최대한 반영하려고 해요. 집을 지을 때도 가족을 한 명, 한 명 만나서 대화를 나누지요. 놀이 공간도 마찬가지였어요. 참여 과정이 아이들에게 자신이 쓸 공간을 능동적으로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랐답니다.
Q 건축으로 교육도 하신다고 들었어요.
경기도어린이박물관에서 아이들과 종이컵으로 이글루 같은 돔 모양의 구조물을 만드는 교육을 했어요. 여러 종이컵에 클립을 끼워서 연결하도록 했죠. 그러면 서로를 잡아당기는 돔 구조 덕분에 지지하는 기둥이 없어도 종이컵이 아래로 떨어지지 않아요. 종이컵으로 연습을 한 뒤에는 실제 빨래바구니로 거대한 구조물을 만들었어요. 이날의 결과물에서 영감을 받아 경기 화성 소다미술관의 ‘구름산책’도 만들었답니다.
Q 아이들에게 좋은 놀이 공간이란 무엇일까요?
해석을 다양하게 할 수 있고 창의적으로 놀 수 있는 곳이요. 미끄럼틀만 있으면 미끄럼틀만 타고, 철봉만 있으면 철봉에 매달리거나 오르기만 하잖아요. 숨바꼭질과 같은 놀이는 물론, 기어오르고 대화도 나누기 좋은 공간을 만들고 싶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