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이 더 많이 놀려면 놀이터만 바뀌어야 하는 게 아니래. 동네가 바뀌어야 한대! 눈을 크게 뜨고 동네를 바라 봐. 너네 동네엔 놀이 공간이 얼마나 있니?
어과동 설문 조사 결과, “놀 친구가 없어요”
4월 1일부터 15일까지 어린이과학동아는 독자 247명에게 설문조사를 했어요. 조사에서 독자들은 밖에서 못 노는 가장 큰 이유로 “놀 시간 부족”(46.2%)을 꼽았어요. 다음은 “같이 놀 사람 부족”(37.7%)이었지요. 도시계획 전문가인 최이명 두리공간연구소 연구실장은 “시간이 있어도 아이들이 쉽게 만날 곳이 없는 게 밖에서 못 노는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어요.
최 실장이 참여한 연구팀은 지난해 연구보고서 ‘동네 놀이 환경 진단도구’를 내면서 동네를 놀기 좋은 환경으로 바꾸면 노는 시간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우선 연구팀은 서울 동네 4곳의 8~10세 어린이 95명이 일주일 동안 이동한 경로와 그곳에 머문 시간을 GPS 장치로 기록했어요. 그 결과, A동네 학생들은 학원을 적게 다니지 않았는데도 바깥에서 가장 오랫동안 논 것으로 드러났어요. 평일을 기준으로 하루 평균 사교육 시간이 2시간 6분이고 바깥놀이 시간은 52분이었지요. 반면 B동네 학생들은 사교육 시간이 2시간 4분으로 비슷했지만, 바깥놀이 시간은 27분에 불과했어요. 이런 차이는 왜 발생한 걸까요?
집 앞 놀이터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는 A동네가 놀이 환경이 좋은 동네였기 때문이에요. 연구팀은 각 동네의 놀이 장소를 세 종류로 구분했어요. 집 근처의 ‘작은 놀이터’, 동네 중심에 있어 항상 친구들이 모이는 ‘중간 놀이터’, 주로 주말에 가는 ‘큰 놀이터’예요. 세 종류의 놀이장소는 할 수 있는 놀이의 종류도 다르기 때문에 모두 갖춰져 있어야 다양한 연령의 어린이들이 놀기 좋은 동네가 돼요. A동네에는 이들이 모두 있었지요.
이밖에 각 놀이 장소에 놀 요소가 많고 안전한지 등을 따지는 ‘놀이장소의 질’, 각 놀이 장소가 어린이가 자주 다니는 곳에 있는지 등을 따지는 ‘연결성’ 도 놀기 좋은 동네의 기준이에요. 연구팀은 이런 기준을 바탕으로 놀이 환경을 파악하는 진단 도구를 만들었어요. 최 실장은 “어린이가 가기 힘든 곳에 있어 사용되지 않는 놀이터도 많다”며, “새로운 놀이터를 만들 때는 이 진단도구로 현황을 파악하고 좋은 입지를 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