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어린이들이 얼마나 많이 놀고 있나 살펴보자. 노는 건 정말 중요하거든. 내가 놀고 싶어서 그런 거 아니냐고? 의심부터 하지 말고 잘 들어 봐!
어린이 10명 중 3명, 바깥놀이 1분도 안 해
2018년 1월, 여성가족부가 9~24세 7676명을 조사한 ‘2017 청소년종합실태조사’를 발표했어요. 조사에서 9~12세 어린이들은 운동이나 야 외 신체활동을 일주일 동안 4시간 정도만 했다 고 답했지요. 그중 25.4%는 운동이나 야외 신 체활동을 일주일 동안 단 1분도 하지 않았어요.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신체 활동 시간에 못 미치는 수준이에요. WHO는 5~17세 청소년이 하루 평균 1시간 이상 신체 활 동을 해야 한다고 권장해요. 일주일에 3번은 격 렬한 운동을 하는 게 좋지요. 2010년, WHO는 ‘건강을 위한 신체활동 국제 권장 사항’을 발간하 면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많은 연구 결과, 하 루 최소 60분 동안 신체활동을 하면 심장과 혈 관, 물질대사*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어요. 이밖에도 신체활동은 근육과 뼈를 건강하 게 발달시키고 우울증 위험을 줄여준답니다.
자유롭게 놀면 뇌도 성장한다
많은 놀이 중에서도 여러 명이 스스로 규칙을 만들어 노는 ‘자유놀이’는 어린이 뇌발달에 중요해요. 캐나다 뇌과학자 세르지오 펠리스 교수는 몸싸움을 하는 자유놀이인 ‘엎치락뒤치락 놀이’가 어린 쥐에게 미치는 영향을 30여 년 간 연구했어요. 그 결과, 쥐가 어릴 때 엎치락뒤치락 놀이를 해야 사회적 능력이 발달하는 것을 발견했지요. 맘껏 놀았던 쥐는 어른이 되어 새로운 집단에 잘 적응했고 짝짓기와 먹이 지키기 등 사회 활동도 잘 했어요.
펠리스 교수는 그 원인을 밝히기 위해 쥐의 뇌를 분석했어요. 그 결과, 맘껏 놀았던 쥐의 뇌에서 ‘내측전전두피질’이 발달한 것을 관찰했지요. 이는 쥐들이 친구들과 재밌게 놀기 위해 이기고 싶은 욕심을 참는 등 충동을 조절했기 때문이에요. 이처럼 목적을 위해 감정과 행동을 조절하는 인지 과정을 ‘실행 기능’이라 해요. 쥐들이 놀면서 실행 기능을 사용하자, 실행 기능을 담당하는 내측전전두피질도 발달한 거지요.
펠리스 교수는 “인간도 자유놀이를 하면 실행 기능이 발달할 것”이라고 말했어요. 쥐 실험 결과를 함부로 인간에게 적용하면 안 되지만, 자유놀이에 한해서는 이런 추정을 할 근거가 많다는 거예요. 펠리스 교수는 “포유류는 놀 때 관여하는 뇌 부위가 같으며, 어린이도 자유놀이를 할 때 실행 기능을 사용한다”고 말했어요. 무엇을 하고 놀지, 어떻게 놀지 등을 계속해서 친구들과 정하기 때문이에요. 이런 실행 기능은 학업 목표 등을 달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답니다. 잘 놀아야 공부도 잘 할 수 있겠죠?
용어정리
물질대사 : 생명체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음식과 같은 필요한 물질을 흡수하고 에너지를 얻는 모든 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