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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학교과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이상한 목소리의 정체는?

 

<;스토리 따라잡기>;

목소리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야!

 

왕의 귀는 정말 크고 길쭉하게 생겼어요. 가까이서 보니 마치 꿀록 탐정의 친구인 당나귀의 귀를 닮아 있었죠.
‘아, 왕자의 아버지가 바로 그 유명한 당나귀 귀 임금님이셨구나….’
꿀록 탐정은 최대한 임금님의 귀를 보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말했어요.
“어떤 일로 부르셨습니까, 전하?”
“짐은 다른 사람들보다 무척 소리에 예민하다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자꾸 궁궐 정원에서 이상한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겠소?”
“혹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치는 목소리였나요?”
“허억! 그걸 어떻게 알았소?! 꿀록 당신은 역시 천재 탐정이로군! 하여튼 유령이 있다는 소문 때문에 백성들의 불만이 크다오.”
임금님은 정원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목소리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그때 가만히 이야기를 듣던 개코 조수가 나섰지요.
“왕궁 사람들을 불러모아 목소리를 들어보면 되지 않겠습니까?”
“이미 왕실 근위대가 모두를 조사했지만, 이상한 목소리의 주인을 찾지 못했소. 이상한 목소리는 어쩔 땐 높았다가도 다시 낮아지곤 했지.”
“그렇다면 누군가 목소리를 변조했을 수도 있겠군요?”
“목소리를 바꾸는 방법이 있다는 말이오?”
“물론이죠!”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헬륨은 어떻게 목소리를 바꿀까?

 

헬륨은 어떻게 목소리를 바꿀까요? 이를 알기 위해서는 우선 목소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아야 해요. 소리는 파동의 일종으로, 공기 분자의 진동이 주변으로 퍼지면서 전해져요. 이를 ‘음파’라고 하지요. 우리는 음파의 진동수*가 높을수록 고음으로, 낮을수록 저음으로 인식해요.


우리 몸에서 목소리를 만드는 기관은 성대예요. 성대는 폐에서 빠져나오는 공기로 진동을 전달해서 목소리를 만들어요. 이렇게 성대가 만든 진동은 공기를 통해 목구멍과 입, 코 내부를 울려요. 이 신체 기관들의 크기와 넓이에 따라 높고 낮은 음파의 울림이 만들어진답니다. 우리가 실제로 듣게 되는 목소리는 성대에서 나온 진동이 여러 신체 부위에서 진동하며 만들어진 다양한 소리가 섞인 결과물이에요. 사람마다 이 소리의 울림이 달라서 고유의 목소리를 가지게 되죠.


그러면 헬륨은 목소리를 어떻게 바꿀까요? 헬륨 기체는 대부분 질소와 산소로 이루어진 지구의 대기보다 약 3배 가벼워요. 이렇게 가벼운 원자들은 같은 에너지로도 더 많이 진동할 수 있어요. 그래서 소리를 더 빨리 전달할 수 있지요. 실제로 대기에서 소리의 속도가 평균 초속 332m인 데 비해, 헬륨에서 소리의 속도는 초속 1007m예요. 약 3배 빠른 것이죠.


헬륨을 마시고 목소리를 내면 몸속에 가득 찬 헬륨 기체가 신체 부위에서 울리는 소리를 달라지게 만들어요. 헬륨 때문에 소리의 속도가 더 빨라지면 상대적으로 고음의 소리가 더 잘 울리게 돼요. 즉 성대에서 만들어지는 진동은 같지만, 이 진동이 목과 코, 입을 따라 이동하면서 공명*해 상대적으로 고음이 증폭되는 것이죠. 그 결과 헬륨을 마신 사람의 목소리가 높게 들리는 것이랍니다.


헬륨과 반대의 일도 일어날 수 있어요. 육불화황(SF6)은 황 원자 하나를 6개의 불소 원자가 둘러싼 형태의 분자예요. 육불화황 기체는 대기보다 훨씬 무거워서, 소리의 속도도 초속 120m로 대기보다 현저히 느려지죠. 그 결과, 육불화황 기체를 마시면 목소리가 원래보다 훨씬 낮게 들린답니다.

 

 

<;통합과학 넓히기>;

헬륨 풍선 때문에 헬륨이 부족해진다?!
 

파티에 가면 볼 수 있는 둥둥 떠다니는 풍선들! 바로 헬륨 풍선이에요. 지구 대기보다 가벼운 헬륨 기체를 채워 풍선을 두둥실 뜨게 만들죠. 헬륨이 충분하기만 하면 풍선뿐만 아니라 사람을 태우는 기구도 띄울 수 있답니다. 그런데 앞으로 헬륨을 더는 구할 수 없다면요?


올해 초, 헬륨 부족 현상이 벌어지면서 전 세계의 헬륨 가격이 오르고 있어요. 액체 헬륨의 가격은 2011~2017년 사이 6년 동안 2.5배로 올랐어요. 심지어 미국의 토지관리국에서 진행하는 2019년 헬륨 경매에서는 가격이 135%로 뛰었지요. 그렇다면 왜 헬륨이 부족해지는 것일까요?


물론 파티를 위해 헬륨 풍선을 너무 많이 써서 헬륨이 줄어든 건 아니에요. 헬륨은 지구에서 극히 찾기 어려운 원소예요. 산소나 질소, 아르곤처럼 산업용으로 쓰이는 기체는 대개 공기를 액화시켜서 만들어요. 질소의 경우 약 영하 196℃에서 액체가 되죠. 기체마다 액화되는 온도가 다르니, 적절한 온도로 공기를 냉각시키면 액체 질소나 산소를 분리해낼 수 있어요. 그런데 헬륨은 지구 대기의 0.0005%를 차지하는 희귀한 기체라 이렇게 해서는 충분한 양을 얻을 수 없어요. 현재 지구에서 생산되는 헬륨은 광산에서 생산되고 있지요. 지각에 포함된 방사성 원소가 붕괴하면서 부산물로 헬륨이 만들어지거든요.


그런데 최근 세계의 헬륨 생산량이 줄어들었어요. 세계 헬륨의 3/4 이상은 미국과 중동 국가 카타르에서 생산돼요. 그런데 최근 카타르가 주변 국가와 정치 분쟁에 휘말리면서 정세가 불안정해졌어요. 미국은 자국에서 쓸 헬륨을 확보하기 위해 생산량을 줄였지요. 그 여파로 거의 30%에 달하는 세계 헬륨 공급이 줄어들었답니다.


헬륨의 가격이 상승하면 피해를 받는 곳은 풍선 회사뿐만이 아니에요. 실제로 헬륨은 물리학과 화학, 의학 등 과학 연구에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어요. 액체 헬륨의 온도는 약 영하 268℃로, 초저온 환경을 만들기 좋지요. 헬륨 부족 사태가 오래 이어지면,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를 비롯해 핵융합 장치 등, 초저온 환경을 사용해야 하는 많은 연구가 중단될 수도 있답니다.
 

 

 

▲ 헬륨은 파티용 풍선(아래)은 물론 극저온 환경이 있어야 하는 의료용 자기공명영상(MRI) 장치 등 산업과 연구 전반에 쓰인다. 쪽 사진은 1999년, 최초로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데 성공한 헬륨 기구 브라이틀링 오비터 3의 모습.
 

 

<;스토리 따라잡기>;

 

“그래, 바로 이 꽥꽥거리는 목소리였소! 범인은 헬륨으로 목소리를 바꾸었던 거로구먼!”
헬륨을 마신 개코 조수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임금님이 왼쪽 무릎을 ‘탁’ 쳤어요.
“하지만 범인이 잡힌 것은 아닙니다, 임금님.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요? 헛소문을 퍼뜨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개코 조수가 이렇게 묻자 꿀록 탐정이 대신 대답했어요.
“우선 헬륨을 쉽게 구할 수 있는 백성이 누구인지 조사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 범인을 좁힐 수 있겠지요.”
그 말을 듣자마자 임금님이 오른쪽 무릎을 ‘탁’ 치면서 얘기했어요.
“하! 왕궁에 방해받지 않고 여러 가지 물건을 가지고 올 수 있는 
사람! 그건 그자밖에 없어!” 

 

 

 

 

* 진동수 : 일정한 시간 동안 몇 번 진동이 일어나는지 나타내는 양. 단위는 헤르츠(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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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4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창욱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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