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 지진이 나던 그 날부터 지금까지 지진의 원인을 둘러싸고 과학자들 사이에서 서로 다른 의견이 오간 모양이에요.
도대체 그 동안 포항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2017년 11월 15일
경북 포항시에 역대 두 번째 강한 지진 발생!
2017년 11월 15일 오후 2시 29분,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km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일어났어요. 이는 우리나라 기상청이 지진을 관측하기 시작한 1978년 이래 두 번째로 강한 지진이었지요.
이 지진으로 포항은 물론 서울과 경기도 북쪽에서도 진동을 느꼈다는 신고가 이어졌으며, 실제로 전국 지진 관측계에서 지진파가 감지됐지요.
게다가 불행히도 포항 지역 지하엔 점토층이 자리잡고 있어 지진과 동시에 액상화 현상이 일어났어요. 액상화란 땅에 물이 차면서 물과 점토층이 뒤섞여 액체처럼 움직이는 것을 뜻해요. 이 때문에 건물이 무너지고 유리창이 깨지는 등 피해가 막대했지요. 한국은행이 추산한 피해액만 3323억 원 정도나 된답니다.
2017년 11월 15일~11월 16일
사람 때문 VS 자연 지진
그날 저녁, 한 뉴스 프로그램에 고려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 이진한 교수가 출연해 지열발전소 때문에 포항 지진이 일어났다는 의혹을 처음 제기했어요. 이 교수는 포항 지진이 일어나기 닷새 전, 포항 지열발전소 주변에 지진 관측계를 설치하고 주시해 왔지요. 이날 이 교수는 “포항 지열발전소는 약 4.5km 깊이로 두 지점에 구멍을 뚫었기 때문에 땅속 깊이 있는 단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그 결과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답니다.
하지만 당시, 지열발전소가 미친 영향은 적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도 있었어요.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홍태경 교수는 “지하로 들어간 물의 양은 1만 2000㎥ 정도로 규모 5.4의 큰 지진을 일으키기 어려우며, 물 주입 2개월 후 지진이 나 연관성이 적다”고 주장했답니다.
2019년 3월 20일
지열발전소에 의한 촉발지진이다?!
“와아아!”
지난 3월 2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정부조사연구단이 ‘포항 지진은 촉발 지진’이라고 발표하자 한 쪽에서 환호성이 울려퍼졌어요. 심지어 정부조사연구단을 향해 큰절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요. 바로 포항 지진 때문에 피해를 입은 포항 시민들이었어요. 이들은 정부조사연구단이 “지열발전을 위해 주입한 고압의 물이 알려지지 않은 단층대를 활성화해 포항 지진 본진●을 촉발했다”고 발표하자 정부에게 제대로 된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거란 기대에 환호성을 지른 거예요. 자연 지진이 아닌 지열발전소가 일으킨 인공 지진이라면, 정부에 피해 보상을 청구할 수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정부조사연구단의 발표 이후에도 피해 배상 방법이 확정되지 않아 혼란은 계속되고 있어요.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에 ‘피해 배상 및 지역 재건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청원에 3만 8000여 명이 참여하는가 하면, 포항 지진 범시민대책본부, 11.15 지진 지열발전 공동연구단 등 크고 작은 단체들이 생겨나 각자 의견을 내고 있지요. 발표 다음날 포항 지진 범시민대책본부엔 소송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포항 시민 300여 명이 몰려들었으며, 600통이 넘는 전화가 빗발치기도 했답니다.
●본진 : 한 지역에서 지진이 연속해서 일어날 때 그중 규모가 가장 큰 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