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곤충 대표 나비 발언! - 나가고 싶지 않아요!
산천어들이 본래 서식지가 아닌 곳에 가두어진다니, 정말 끔찍하네요. 우리 나비들의 사정도 아주 곤란해요. 물론 우린 자연으로 풀려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코 좋은 게 아니라구요.
기후와 생태에 맞지 않는 나비 축제
매해 4월 말에서 5월 초 사이, 전라남도 함평군에서는 ‘함평 나비대축제’가 열려요. 지역 경제가 죽자 1999년, 함평군이 지역 홍보수단으로 나비대축제를 도입한 거예요. 제주도에서 배추흰나비 100마리를 잡아왔고, 이를 함평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인공부화 기술로 번식시켜 나비 축제를 열기에 이르렀답니다. 그 결과, 20회를 맞은 작년 축제에서는 입장객 수가 27만여 명, 축제 매출액이 10억 원에 달할 정도로 흥행했지요.
하지만 친환경을 내세우는 나비 축제는 사실 친환경과 거리가 멀어요. 나비 날리기에 사용되는 배추흰나비의 경우, 자연에서는 보통 기온이 20℃를 넘어가는 5월 중순 이후 우화*해요. 그런데 나비 날리기 행사는 평균기온 15.7℃인(2018 나비대축제 기간 기준) 4월 말에 이뤄지죠. 나비가 너무 일찍 자연에 나가는 거예요. 함평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사실 나비에겐 조금 이르지만 어린이 관람객이 많기 때문에 어린이날에 맞춰 축제를 열고 있다”고 설명했답니다.
*우화 : 곤충이 유충, 약충, 번데기 등에서 성충이 되는 일.
● 포유류 대표 고래 발언! - 먹지 말아 줘요!
안녕하세요! 해양 포유류 대표 고래입니다. 저는 고래 축제의 주인공이지만, 주인공이라 좋은진 모르겠어요. 왜 그러냐고요?
수족관 속 고래 보고, 고래고기 즐긴다!
울산은 예로부터 고래잡이가 성행한 지역이었어요. 하지만 전세계에서 고래의 개체수가 점점 줄어들면서 1986년 국제포경위원회(IWC)는 상업 포경을 금지했지요. 그러면서 울산도 고래 포획지에서 고래 관광지로 탈바꿈했답니다.
1995년부터 시작된 ‘울산고래축제’는 지금까지 매해 여름 열리며, 울산의 포경 역사를 비롯한 고래의 이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예를 들어 고래박물관에는 주로 장생포에 남아있던 포경 유물 등이 전시돼 있으며, 울산 반구대 암각화에 고래를 사냥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 점을 들며 울산의 고래잡이가 신석기 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전통 문화라고 설명하지요. 또 1909년 일본이 장생포에 동양포경주식회사의 포경 기지를 세우며 본격적으로 한국의 고래잡이 대표 기지로 자리잡았다고도 설명하지요.
그런데 생태축제라는 홍보와 달리 울산고래축제는 관광객들에게 바로 근처에 있는 고래고기 전문점을 홍보하는가 하면, 고래생태체험관에서 전시용 돌고래가 쇼를 펼친답니다.
고래의 행동을 연구하는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장수진 연구원은 “이제는 우리가 정말 생태적이고 교육적인 동물 축제가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할 때”라고 말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