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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인터뷰] 대왕고래는 심박수를 마음대로 조절한다!

 

글쎄, 내 친구 대왕고래가 사랑에 빠졌다는 거야. 글쎄, 그 대왕고래가 크릴 새우를 먹는 모습이 너무 멋졌다나 뭐라나? 
그 대왕고래만 생각하면 심장이 콩닥콩닥 뛴다고 해서 소리를 들어봤는데…, 응? 빨리 뛰는 거 맞아?

 

자기소개를 부탁해!


반가워, 하하하! 나는 대왕고래야. 흰수염고래라고도 해. 우리는 약 100년 이상 살아. 붓질한 듯한 잔무늬, 청회색의 몸. 멋지지 않니? 후후, 더 멋진 건 우리가 지구에서 가장 큰 동물이라는 거야. 몸길이는 최대 33m고 몸무게는 최대 180t이거든. 


뭘 먹는데 그렇게 크냐고? 딱히 특별한 건 없는데…? 우리는 크릴새우만 먹거든. 아, 그런데 좀 많이 먹긴 해. 매일 먹는 크릴 새우가 한 2t 정도 되니까 말이야.

 

특별한 능력이 있다던데?!


아, 내가 심박수를 조절하는 능력을 말하는 거니? 하긴, 사람들은 감정이나 환경에 따라 심박수가 바뀌지만 그걸 마음대로 조절하는 건 아니니까 신기할 거야.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해양생물학자들은 우리 신체 내부의 생리 작용을 파악하기 위해 내 심박수를 쟀어. 연구팀은 대왕고래 왼쪽 지느러미에 도시락통 크기의 모니터링 장치를 부착했어. 그리고 이것이 떨어지지 않도록 네 개의 빨판을 달았지. 이 장치 안에는 심박수를 재는 심전도 장치와 위치추적 장치, 카메라 등이 있었단다. 이 장치는 8시간 30분 동안 대왕고래의 심박수를 측정했어. 그 결과 우리 대왕고래들이 1분에 2회에서 30여 회까지 심장 박동수를 조절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단다.


어떻게 가능한 거야?


연구팀은 심장으로 이어지는 ‘대동맥 활’이라는 혈관 덕분이라고 설명했어. 대왕고래의 대동맥 활은 탄력이 매우 좋아. 덕분에 심장에서 나온 피를 한꺼번에 저장해 뒀다가 필요한 장기에 조금씩 보낼 수 있지. 그러면 심박수가 변해. 이를 통해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거야. 


잠수할 때는 심박수를 1분에 2회까지 줄여 에너지를 최대한 적게 써. 크릴새우를 먹고 소화할 때는 에너지를 많이 쓰기 때문에 심박수가 분당 8회로 늘어났지. 바다 표면에 떠오를 때는 분당 37회까지로 심박수를 최대한 늘려 산소를 몸에 많이 저장한단다.

 

연구팀에게 할 말이 있다고?


응. 연구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 그리고 우리 능력을 널리 알려줘서 고마워. 야생 대형 고래의 심장 박동을 측정한 건 이번 연구가 처음이었거든. 야생 고래는 돌고래처럼 배를 뒤집지 않아 심장의 전기 신호를 읽는 심전도 장치를 심장 가까이 붙이기 어려워. 게다가 우리는 먹이를 먹으면서 배 부분이 아코디언처럼 늘어났다 줄어들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장치가 쉽게 떨어지지. 


이번 연구 결과를 접한 생물학자들은 이번 결과로 우리 대왕고래의 생리 작용을 연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반가워하고 있단다.

2019년 24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박연수 기자 기자
  • 만화

    박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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