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은 구부정한 야만인?
흔히 고인류라고 하면, 어깨를 움츠리고 구부정한 자세로 걷는 모습을 떠올려요. 그런데 지난 10월, 미국 워싱턴대학교와 스페인, 이스라엘의 공동 연구팀이 네안데르탈인은 허리를 곧게 편 자세를 가졌다는 연구를 발표했어요.
네안데르탈인의 신체 중 연구팀이 주목한 부위는 상반신의 흉곽과 척추뼈예요. 연구팀은 흉곽이 잘 보존된 ‘케바라2’라는 6만 년 전 네안데르탈인 남성 골격을 단층 촬영했어요. 그리고 컴퓨터로 네안데르탈인과 현대 인류의 골격을 비교했죠. 그 결과, 네안데르탈인은 현대 인류보다 폐활량이 많았을 뿐만 아니라, 더욱 곧게 뻗은 허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어요. 현대 인류의 허리에 있는 S자 형 곡선을 찾아볼 수 없었지요.
그렇다면 지금까지 사람들은 왜 네안데르탈인을 구부정한 모습으로 그렸을까요? 그 이유는 20세기 초, 프랑스의 라샤펠오생에서 발견된 화석 때문이에요. 이 화석의 주인공은 건강이 좋지 않아 이는 다 빠졌고, 관절염으로 고생하던 상태였죠. 이 때문에 네안데르탈인은 구부정한 자세로 복원되었어요. 그런데 이를 본 많은 유럽 사람들은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식민지에 있는 원주민을 떠올렸어요. 다른 대륙의 땅을 빼앗아 강제로 식민지를 만든 유럽 사람들은 원주민들이 미개하므로 유럽의 문명을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즉, ‘고인류는 야만인’이라는 고정관념에는 식민 시대의 인종차별적인 편견이 조금은 숨겨져 있는 셈이에요.
고인류, 그림도 그리는 예술가!
실제로 고인류는 생존을 위한 활동은 물론, 조각, 장례 등 여러 다양한 예술 활동을 했어요. 이런 활동은 인류가 추상적 사고를 할 수 있었다는 증거지요. 그중 우리에게 잘 알려진 것이 ‘동굴 벽화’예요. 동굴 벽화는 고인류가 동굴에 남긴 그림으로, 동물부터, 손바닥, 기하학 도형 등 다양한 형태가 남아있어요.
동굴 벽화는 인류의 역사에서 극히 최근인 1만~3만 년 전에 그려진 것으로 알려져 있었어요. 그런데 지난해 11월, 호주 그리피스대학교와 인도네시아 공동 연구팀은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 동쪽의 칼리만탄 지역의 동굴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동굴 벽화를 발견했어요. 연구팀은 벽화에서 탄산칼슘 시료를 채취한 뒤 연대를 측정해 보았어요. 그 결과, 벽에 남은 손바닥 모양의 벽화가 5만 2000년 전에 그려진 것으로 드러났죠. 또, 지난 2월에는 스페인의 라파시에가 동굴에서 네안데르탈인이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6만 4000년 전의 동굴 벽화도 발견되었어요. 고인류는 과학자들의 생각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그림을 그려온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