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비무장 지대를 뜻하는 DMZ는 사실 완전한 비무장지대가 아니야. 아직 지뢰도 많고, 군인들이 감시하는 초소도 많아. 이 지역을 생태공원으로 바꾸는 일이 가능한 걸까?
DMZ를 생태공원으로 만든 독일 ‘그뤼네스 반트’
우리나라보다 먼저 통일을 경험한 나라가 있어요. 바로 ‘독일’이에요.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하면서 동독은 소련이, 서독은 연합군의 통치를 받게 됐어요. 이후 1949년부터는 각각 다른 정부가 들어서면서 분단 국가가 됐다가 약 40년 뒤인 1990년 10월 3일에서야 비로소 통일되었죠.
분단을 겪으면서 독일에도 DMZ가 생겼어요. ‘철의 장막’이라 불리는 3m 높이 철조망이 동서를 막고 있었고, 2km 떨어진 지역까지 비무장지대로 정해졌지요. 이 길이는 총 1400km에 달해, 우리나라 DMZ 길이의 5배 이상이었답니다.
하지만 통일 이후, 독일의 DMZ는 거대한 생태공원 ‘그뤼네스 반트’로 탈바꿈했어요. 동독과 서독을 막고 있던 장벽을 없애고, 근처의 지뢰를 모두 제거했지요. 또 주변에 있던 감시타워와 군인들의 초소는 유지해 분단의 역사를 기억하는 장소로 만들었답니다.
[인터뷰] “DMZ 생태공원을 만드는 건 젊은 세대에게 더 중요해요!”
Q.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독일의 환경단체 ‘분트(BUND)’에서 활동하는 리아나 가이데지스 박사입니다. 1998년부터 분트 뉘른베르크 본원에서 독일의 비무장지대였던 그뤼네스 반트를 생태공원으로 바꾸는 프로젝트 책임자로 일해 왔어요.
Q. 분트는 생태공원을 만들 때 어떤 역할을 했나요?
1989년 12월 9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몇 주 지나지 않아 분트가 환경운동가들과 환경학자들의 모임을 열었어요. 독일 국경 근처에서 열린 이 모임엔 400명 정도가 모였지요. 이때 모인 사람들이 처음으로 동독과 서독의 경계지역을 그린 벨트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에 뜻을 모았답니다. 이게 생태공원 조성의 시작이 됐죠. 이후 분트는 2001년부터 독일 자연보전청과 함께 생태공원을 만들기 위한 일을 해 왔어요. 생태 지도 제작 등 분트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자연보전청이 지원해 주었지요.
Q. 한국도 독일처럼 DMZ 생태공원을 만들 수 있을까요?
그뤼네스 반트가 만들어질 때 독일 정부는 이에 대한 계획이 전혀 없었어요. 하지만 한국은 정부 차원에서 이런 논의를 하고 있지요. 이런 점에서 한국의 DMZ 생태공원이 독일의 그뤼네스 반트보다 훨씬 빨리 발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독일은 분단 중에 전혀 군사적 충돌이 없었던 반면, 한국은 DMZ 설정 이후에도 몇몇 군사적 충돌이 있었지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게 중요할 거예요.
Q.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DMZ를 생태공원으로 만드는 일은 특히 젊은 세대에게 중요한 일이라는 걸 말하고 싶어요. 사람의 간섭 없이 잘 보존된 생태를 유지하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지만, 젊은 세대가 분단의 역사를 기억하는 데에도 중요한 장소가 될 테니까요. 앞으로도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이 DMZ의 보전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주길 바랄게요.
#와, 실제로 DMZ가 생태공원으로 바뀐 적이 있다니 희망적인걸? 앞으로 지리산에서 백두산까지, 한반도의 백두대간이 연결되는 날을 기다려 봐도 되겠어!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도 앞으로 남북관계 이슈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 좋은 소식이 들리면 나에게 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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