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비핵화 계획대로 핵무기가 개발되지 않는다면 정말 좋겠어! 그런데 핵무기만큼 무시무시한 소문이 또 있어. 갑자기 남북한 사람들이 교류하기 시작하면 심각한 질환이 유행할 수 있다나 뭐라나. 이게 무슨 말이지?
북한에선 세균성 질환이, 남한에선 바이러스성 질환이!
“결핵 치료약 지원을 중단하는 일은 북한 사람들에게 비극적인 일입니다.”
지난 3월 14일,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에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교 의사 3명의 공개 서한이 실렸어요. 2010년부터 북한에 결핵약을 지원해오던 국제단체 ‘세계기금’이 올해 6월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뒤였지요.
결핵이라니, 여러분에겐 생소한 질병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북한에서는 결핵이나 장티푸스, 류마티스열 등 세균성 질환이 흔해요. 2016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조사한 결과 북한 내에 결핵 환자의 수는 약 13만 명으로, 같은 해 한국 결핵 환자 수의 3배 이상이었지요.
북한에 이렇게 결핵 환자가 많은 건 1990년대 중후반 북한을 괴롭혔던 심각한 경제난 때문이에요. 경제난으로 예방접종은 물론 식량 배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이 때문에 사람들의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세균성 질환에 쉽게 노출됐거든요.
한국에서도 영양상태가 좋지 않았던 1970~1980년대에 결핵 등의 세균성 질환이 유행했어요. 그러다 한국의 경제가 성장한 이후 바이러스가 우리 몸 안에 들어가 질환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성 질환’이 유행하기 시작했지요. 겨울이면 찾아오는 독감 인플루엔자나, 콧물감기의 주요 원인인 라이노바이러스, 장염을 일으키는 로타바이러스, 노로바이러스 등이 바로 그 주인공이지요.
의료계에서는 남북의 의료 격차가 통일 이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해요. 우리 몸이 서로 다른 종류의 침입자를 겪으며 살고 있기 때문에 면역 체계에도 차이가 있을 거라는 말이지요. 따라서 1953년 휴전으로 분단된 이후 65년간 교류가 없던 남북 사람들이 갑자기 교류를 시작하면, 바이러스성 질환을 많이 겪어보지 않은 북한 사람들은 바이러스성 질환에 감염되기 쉽고, 세균성 질환을 많이 겪어 보지 않은 요즘의 남한 사람들은 세균성 질환에 감염되기 쉬울 거예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의사들은 통일을 대비한 의학 교류를 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해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통일의학센터 신희영 소장은 “독일의 경우 1990년 통일을 이루기에 앞서 1974년부터 ‘동서독 보건 협정’을 맺고 교류를 시작했다”며 “한국도 어서 의료보건 교류부터 시작해야한다”고 말했어요.
[인터뷰] “가장 취약한 건 어린이층이에요”
Q. 자기 소개를 부탁드려요.
저는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에서 어린이들을 진료하는 소아과 의사입니다. 지금은 서울대학교 연구부총장과 통일의학센터 소장을 맡고 있어요. 남북의 의료 격차를 줄이기 위해 남한과 북한에서 어떤 질병이 유행하는지, 어떤 의료 체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을 공부하지요.
Q. 어떻게 소아과 의사 선생님이 통일의학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남북한 사람들이 갑자기 교류를 시작하면 서로에게 익숙하지 않은 질병을 옮길 수 있을 거예요. 이때 가장 취약한 건 바로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이에요. 이런 문제 때문에 남북 어린이들의 질병 패턴에 관심을 갖게 됐고, 통일의학까지 이어지게 됐어요.
Q. <;어린이과학동아>;친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남북한 의료 교류를 무조건적인 남한의 일방적인 지원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한국에선 유행이 이미 지나간 세균성 질병이지만 아직 그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질병들이 있거든요. 북한의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원인 세균을 분리해내고, 이를 연구한다면 의료 연구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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