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닷가재는 텔로미어의 길이가 장수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동물이에요. 갑각류인 바닷가재는 일반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세포를 분열하며 성장해요. 그러나 성장하면서도 텔로미어가 짧아지지 않는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지요. 그리고 그 비결은 ‘텔로머레이스 효소’ 덕분이랍니다.
지난 1998년 독일 킬 대학교 혈액병리학과 볼프람 클래퍼 교수팀은 바닷가재의 수명이 긴 이유가 염색체에서 ‘텔로머레이스’라는 효소가 활성화됐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요. 텔로머레이스는 염색체의 끝에서 염색체가 손상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효소예요. 198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엘리자베스 블랙번 교수에 의해 처음 발견됐지요.
연구팀은 바닷가재의 심장과 피부, 근육 등의 세포를 추출해 유전 정보를 해독했어요. 그 결과 염색체 끝부분에서 같은 유전 정보가 반복된다는 사실을 발견했지요. 연구팀은 텔로머레이스 효소가 활성화되어 끝 부분이 계속해서 복제됐고, 그 결과 바닷가재의 텔로미어가 짧아지지 않는다고 분석했답니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생물학적 영생’이라고 불러요. 생물학적 영생이란 어떤 생명체가 늙어서 죽는 ‘자연사’를 하지 않는 걸 말해요. 따라서 사고가 나거나 다른 동물에게 잡아먹히지 않는다면 영원히 살 수 있다고 보고 있지요.
그렇다면 바닷가재는 평생 죽지 않고 살 수 있을까요? 바닷가재를 비롯한 갑각류는 몸에 딱딱한 껍질을 두르고 있어요. 그리고 몸이 성장할 때마다 더 큰 껍질로 바꾸는 ‘탈피’ 과정을 거치지요. 그런데 갑각류는 탈피를 할 때 엄청나게 많은 에너지를 써요.
일반적으로 바닷가재는 일생 동안 20~30번 정도 탈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20번 정도 탈피를 해서 몸집이 커지면 대부분의 바닷가재들은 탈피를 할 때 필요한 에너지가 부족해 결국 죽게 된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