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 08:00부터 5호선 여의도역에서 장애인 단체의 돌발적인 기습시위로 5호선 열차운행 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열차 이용에 참고하시 기 바랍니다.”
세계장애인의 날이었던 지난해 12월 3일 오 전 8시. 서울 지하철 5호선이 멈췄다. 출근 시 간 지하철 운행이 40여 분간 지연됐고, 승객들 은 걷거나 버스 등 다른 이동수단을 이용해야 했다.
지하철 운행이 지연된 건 여의도역과 공덕 역에서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하라는 시위가 벌어졌기 때문이었다. 시위를 주도한 전국장애 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이후로도 지하철 4 호선 성신여대입구역, 혜화역 등에서 매주 한 번 이상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시민들의 반응은 나뉘었다. 시위 내용을 보 도한 기사엔 “모든 지하철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이동권이 보장되는 그날까지 응원한다” 는 응원 댓글과 함께 “출근길 시민들을 인질로 잡았다”는 비난 댓글이 달렸다. 장애인들이 비 난을 감수하며 붐비는 아침 지하철로 나온 이 유가 궁금했다. 직접 휠체어에 타보기 전에는 알 수 없었다.
휠체어 타기 수업에 잘 오셨습니다
장애인을 비롯한 교통약자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홍윤희 무의 이사장을 찾았다. 무의는 장애가 무의미해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2016년 설립된 협동조합이다. 홍 이사장은 “직접 휠체어를 타보는 경험이 필요하다”며 무의의 휠체어특공대 활동에 동행하길 권했다.
휠체어특공대는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직접 휠체어를 타고 도시 곳곳을 다니며 휠체어가 갈 수 있는 곳과 갈 수 없는 곳을 기록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서울 지하철 교통약자 환승지도, 인천 지하철 환승지도, 서울 궁 지도, 서울 4대문 안 휠체어 소풍지도가 나왔다. 지도를 참고하면 장애인뿐만 아니라 유모차 이용자,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도 더 원활히 이동할 수 있다.
1월 7일 12시. 서울 종로구 지하철 1호선 종로3가역에서 휠체어특공대의 이영지 팀장, 최민석 부팀장, 김강민 활동가를 만났다. 이 중 김 활동가는 평소에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활동가다. 스승을 셋이나 둬 든든한 마음도 잠시, 수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문제가 생겼다. 종로3가역 인근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었는데,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카페를 찾을 수 없었다. 대부분 2층에 있거나, 1층에 있어도 문 앞에 높은 턱이 있어 들어갈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