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점(Singularity). 수학에서는 ‘일반적 성질을 벗어나는 함수 내의 특별한 점’, 물리학에서는 ‘시공간이 달라져 고전 물리 법칙을 더 이상 적용할 수 없는 지점’을 가리킨다. 미래학에서 특이점은 ‘기술 발전이 인간의 예측을 넘어 가속되면서 문명에 예측할 수 없는 변화를 가져다주는 순간’으로 정의된다.
최근 과학계 전반에서 ‘특이점이 머지않았다’는 이야기가 부쩍 많아졌다. 급속히 발전하는 인공지능(AI)이, 새로운 지평을 연 생명과학이, 급격한 성장을 이룬 우주 산업이 인류를 완전히 다른 존재로 탈바꿈시키리라는 예측이다.
과학동아는 ‘미래를 보는 창’이라는 슬로건 아래, 1986년부터 미래를 만들어가는 과학의 시선을 공유했다. 그리고 창간 40년을 맞은 오늘, 앞으로의 40년은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 들여다본다.
AI부터 생명과학, 기후, 우주 개척까지 네 개 분야에서의 특이점을 만나보자.
WHAT IS THE SINGU LARITY?
갈수록 빨라지는 기술 발전이 특이점을 만든다
매우 빠른 기술 발전으로 새로운 문명이 도래하는 순간, ‘특이점’. 20세기 중반부터 존 폰 노이만, 스타니스와프 울람, 버너 빈지 등 여러 과학자와 작가들은 특이점이 올 것이라 주장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발명가이자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이 2005년 출간한 저서 ‘특이점이 온다’다. 이 책에서 커즈와일은 ‘GNR’이라 부르는 유전공학(Genetic Engineering), 나노기술(Nano Technology), 로봇공학(Robotics)’이 특이점을 초래할 것이라 주장했다. 그는 컴퓨터 과학의 급성장으로 인간을 넘는 인공지능(AI)이 만들어지고, GNR이 발전하면 인간의 뇌와 AI가 융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 결과 2045년이 되면 인간의 지능과 의식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되는 특이점이 오리라 봤다.
특이점이 올 것이라 믿는 이들, ‘특이점주의자’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수확 가속의 법칙’이다. 기술이 쌓이면서 다음 단계의 발전된 기술이 쉽게 만들어져 기술에 드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는 법칙이다. 예를 들어, 컴퓨터의 성능은 1956년부터 2015년까지 약 60년 동안 1조 배 빨라졌다. 그들의 말마따나, 이렇게 현기증 나도록 빠른 기술 발전을 생각하면 특이점은 바로 눈앞에 와 있는 듯 여겨진다.
특이점은 예측일까 예언일까
“기상학자와 특이점주의자는 다릅니다. 전자는 예측을, 후자는 예언을 하죠.”
특이점을 바라보는 과학기술학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전치형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는 “기상학자들은 자신들이 예측하는 날씨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같은 특이점주의자는 각종 수단을 동원해 자신들이 종사하는 기술 분야의 변화를 만들어 간다. 더 나아가 자신들이 예언한 미래가 실현되도록 세상이 재편돼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다음과 같이 부연했다.
“즉 이들은 자신들이 예언하는 미래에 경제적, 정치적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의 ‘특이점’ 예언에 관한 비판적 검토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과학동아가 알아보려는 과학의 특이점
특이점이라는 개념을 빌려와, 4개 과학기술 분야에서 무엇이 인류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인지 살펴보자. 인공지능(AI)은 2026년 현재 가장 빠르게 발전할 뿐만 아니라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특이점 예측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분야이기도 하다. 생명과학과 우주 개척 또한 미래 예측에서 빠지지 않고 논의되는 주제다. 마지막으로 기후는 인류의 미래에 그 어떤 분야보다도 중요하다. 지구의 기후가 비가역적으로 바뀌는 ‘티핑 포인트’가 언제인지와 이를 어떻게 막을지가 인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기술낙관론적 시각으로 미래를 바라보던 시기는 지났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어떻게 사회와 상호작용하는지 더욱 구체적으로 성찰하고 고민할 때다. 과연 누구를 위한 과학기술인가? 특이점을 목전에 둔 오늘, ‘미래를 보는 창’으로서 과학동아가 던져야 할 질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