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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8 세라믹스 재료 제2의 석기시대?

단단하고 열과 약품에 강하며 특수한 전기적 성질을 갖는 세라믹스. 깨지기 쉽다는 결점의 극복방법은?


가볍고 열에 강한 세라믹스의 특성을 이용한 엔진의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피스톤과 베어링에 세라믹스를 사용한 디젤엔진이 시험 중에 있고 자동차와 헬리콥터용의 세라믹스 가스터빈엔진이 개발 중이다.
 

세라믹스는 또한 여러가지 전기적 특성을 가지도록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콘덴서나 가변저항 및 점화장치등 으로 사용되고 있다. 장래에는 각종 온도 센서에도 이용 될 것이다.

 

점토에서 출발


점토는 인류 역사상 최초의 가공된 세라믹스였고, 수천년 동안 도자기 벽돌 타일 등의 주원료로 사용되어 왔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세라
믹스라고 말할 때 이러한 소박한 제품을 머리에 떠올리게 되는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러나 재료과학자들은 '세라믹스란 금속과 고분자 이외의 모든 재료다'라고 일반적으로 정의한다. 세라믹스는 점토와는 다른 여러가지 원료로 만들어진다. 천연에는 존재하지 않는 원료로 만들어지는 것도 있다. 그 외에도 유리, 결정유리, 단결정, 미결정의 집합체 혹은 이들의 조합과 같은 각종 형태로 연마제 및 절삭공구, 단열제, 전기절연제, 레이저용 단결정, 핵연료, 인공뼈 등에 이용되고 있다.
 

모든 응용에 있어서 세라믹스가 발휘할수 있는 가치있는 성질은 주로 내열성과 내화학환경성에 있다. 이들 장점은 구성원자를 붙들어매는 강력한 화학결합에 기인한다.
 

그러나 강력한 화학결합이 오히려 중대한 결점 즉 깨지기 쉽다는 결점을 가져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취성(脆性) 재료는 하중을 걸어도 변형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사기그릇을 밥상에 떨어뜨려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것이 쉽게 금이 가거나 부서진다는 것을 알고 있을것이다.
 

이 불운(不運)한 성질 때문에 세라믹스는 미세구조속에 존재한 작은 결함에 대하여 특히 민감하게 된다. 왜냐하면 이러한 결함은 균열이 발생하는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세라믹스의 연구에는 균열의 성장을 억제하는 새로운 조성과 구조의 설계법을 개발하는 것 외에도 미시적인 흠을 극도로 작게 하기 위한 새로운 공정의 개발에 많은 노력이 기울어져 왔다.
 

파인세라믹스 소결체의 2천배 확대사진

 

안정성의 이면(裏面)


세라믹스의 화학적 안정성은 그 원자배열 구조로부터 주어진다. 또 많은 세라믹스는 금속산화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연소 혹은 다른 화학반응에 의해 더이상 산화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본질적으로 산화물 세라믹스는 이미 제조과정에서 '태우고(燒)' '부식시키는' 처리를 거치기 때문에, 최종제품이 더이상 이러한 약화작용을 받는 것은 아니다). 화학결합이 강력하다는 것은 또한 융점이 높고 단단하며 휘어지지 않는다는 성질을 세라믹스에 부여하고 있다.
 

불행한 것은 화학결합이 강하기 때문에 세라믹스 중에는 원자면이 서로 미끄러지는 것이 불가능하다. 결국 구리(銅)와 같은 연성금속에서는 하중에 의한 응력을 완화하기 위해 변형하지만 그러한 일이 세라믹스에서는 불가능하다. 그 결과 세라믹스는 어떤 응력역치(파괴역치)를 넘을 때까지는 응력하에서도 그 모양을 완전히 변하게 할 수 없지만 역치를 넘게 되면 갑자기 결합이 끊어지며 급격히 파괴되어 버린다.
 

세라믹스 재료의 아킬레스건이라고 말하는 것이 바로 이 취성파괴라는 것이다. 기공, 입자의 응집, 불순물 등의 미세결함이 금을 가게 하는 원흉이 되기 때문에 최근의 세라믹스의 연구는 이러한 결함을 제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결함제거를 위한 하나의 방법은 고순도 외에도 소결(燒結)전에 고밀도로 충진할 수 있는 초미분말을 만들어 놓는 것이다.

 

20세기의 도전


MIT는 직경 1미크론 이하의 입자직경을 가진 티타니아 즉 이산화티타늄(TiO₂)을 용액으로부터 석출(析出)시키는 방법을 개발하였다. 입자는 유기고분자를 가한 별도의 용액 속에 콜로이드화한다. 고분자는 입자표면에 흡착하여 입자끼리 서로 가까이 응집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입자를 잘 충진하여 소결하여 얻어진 다결정은 공기를 포함하지 않고 이론밀도를 나타내기 때문에 고강도고인성이 된다.
 

MIT가 개발한 또 하나의 방법을 사용하면 고순도의 미립자를 만들 수 있다. 그것은 우선 실리콘과 수소의 기체화합물을 고출력의 탄산가스 레이저로 가열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강한 열을 가하기 때문에 기체는 분해되어 실리콘의 초미립자가 얻어진다. 실리콘 입자의 표면전하를 제어할 수 있는 용액 속에 콜로이드화 함으로써 결함이 없는 구조로 치밀하게 충진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새로운 제조법을 사용하면 재료과학자는 여러가지 수준에서의 세라믹스 구조를 제어할 수 있게 된다. 결국 순도, 소결온도 및 압력을 제어함으로써 원자수준의 구조가 제어가능해지고, 분체입자(紛體粒子)의 크기도 표면현상을 제어하면 원자 크기의 1백배까지의 구조를 제어할 수 있다.
 

세라믹스로 만든 회전자. 고온에서 사용가능하기 때문에 신형 가스터빈엔진의 효율을 높이는데 기여한다.


더우기 분체의 적절한 충진에 의해 입자직경과 기공직경을 제어하게 되고 1㎜의 1천분의 1정도의 구조를 제어 할 수 있게 된다. 그리하여 최종적으로는 거시적 크기의 구조를 가진 제품이 제작 가능해 진다.
 

거의 제로의 상태에서 출발하여 목적에 맞는 재료를 설계한다고 하는 것은 가장 이상적인 일이다. 세라믹스에 있어서는 여러 경우에 그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조성과 입자배치를 조금만 변화시키거나, 서로 다른 세라믹스를 조합시켜 복합체로 만들거나, 기공을 제거하지 않고 일부러 놔두는 것 등에 의해 재료의 물리적 성질을 변화시키거나 혹은 증대시킬 수 있다. 세라믹스 연구자는 유리를 결정화시키거나, 고순도의 초미분체를 출발원료로 사용하거나, 분체를 화학적으로 정밀충진시킴으로써 조성과 미세구조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수단을 현재 획득해 나가고 있다.
 

더우기 세라믹스에 사용되는 원소는 지구상에 가장 풍부하게 존재하는 원소군 속에 있다. 따라서 세라믹스용 원료의 가격은 세라믹스의 경쟁재료로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특수합금의 원료가격에 비해 훨씬 낮출 수 있다. 특수합금은 가격이 비싸고 비교적 희소한 코발트 텅스텐 크롬 등의 원소를 포함하고 있다.
 

세라믹스가 제조공정에 일어나는 약간의 결함에도 민감하다는 것은 적은 비용으로 고품질의 세라믹스를 만드는것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순도 및 균질성을 하나하나 개선해온 결과 얻어진 세라믹스의 잠재적인 가치를 생각해보면 제조공정을 완벽에 가깝게 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계속 개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일이다. 물론 실험실 수준에서 제조공정이 완성되었다고 해도, 그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조성과 미세구조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손을 늦추지 않고 공장 수준의 공정으로 이행하지 않으면 안된다. 공업생산 공정에까지 스케일을 넓힐 수 있는 정밀한 프로세싱 방법을 탐색하는 것은 금세기에 남은 위대한 공학적 도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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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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