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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PART4] 우주 개척의 특이점 화성, 제2의 지구 될까

▲Tesla

우주 개척은 인간성의 확장입니다. 
지구인과는 또 다른 새로운 문명이 탄생할 거예요

 

2024년 4월, 미국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에서 화성 테라포밍 연구가 다시 논의의 장에 올랐다. 30년 만에 열린 워크숍에는 18명의 연구자가 자리했다. 이어 2025년 10월 열린 2차 워크숍. 참석자는 두 배로 늘었다. 이들의 테라포밍 프로젝트에 동참한 연구자는 1년 반 만에 5배 증가했다. 워크숍 보고서는 “화성은 우리 생애 중 녹색이 될 수 있다”고 공언했다. 40년 후 인류는 어디에 있을까. 화성의 완전한 테라포밍이라는 특이점이 언제, 어떻게 올 것인지 전문가들의 견해를 집대성해 미래를 예측해 봤다.

 

▲Pioneer Labs, 이한철, Nano Banana
화성, 지구 되기까지 거쳐갈 3단계
2025년 화성 테라포밍 워크숍에서는 테라포밍 과정을 크게 3단계로 그렸다. 먼저 선발대가 돔형 기지에 거주를 시작한 뒤, 거주지를 광역 단위로 확장한다. 그 다음 화성의 토양과 대기 전부를 지구의 환경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Tesla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의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SpaceX)는 달과 화성을 향할 차세대 재사용 발사체 시스템인 ‘스타십’을 시험 운영하고 있다.

 

화성 테라포밍 향한 3단계 디딤돌

 

인류의 역사는 탐험과 정복의 연속이었다. 아프리카에서 탄생한 인류는 지구 전체를 탐험했다. 과학이 전무후무한 발전을 거듭한 20세기에는 극지처럼 극한 환경까지 활동 범위를 넓혀갔다. 그리고 인류는 이제 지구 바깥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20세기 달에 발자국을 남겼다면, 21세기는 화성에 기지를 세우려는 것이다.


2024년 1차 화성 테라포밍 워크숍의 부제는 ‘화성 테라포밍은 가능한가? 어떻게 할 수 있고, 무엇이 우리 생각을 바꿀 수 있는가?’였다. 워크숍을 주최한 미국 비영리 스타트업 파이오니어 랩스의 공동 설립자 데븐 스토크 최고경영자(CEO)는 과학동아와의 e메일 인터뷰를 통해 3단계의 작은 특이점으로 답을 제시했다. 파이오니어 랩스는 화성에서 사용할 미생물을 개발하는 회사로, 워크숍을 통해 전 세계 화성 개척 연구자들의 의견을 한데 모으고 있다.


“먼저 개선된 발사체를 통해 우주를 자유롭게 다니며 전초기지를 세워 거주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화성 현지의 자원으로 지구 의존도를 줄여나가는 거죠. 다음은 패러테라포밍입니다. 화성에 대형 온실 돔을 짓고 내부에 지구 환경을 구축하는 걸 뜻해요. 최종 목표는 행성 전체 테라포밍입니다. 행성 기온을 올리고 산소가 있는 대기를 갖춰 생물이 살 수 있도록 만들죠.”


그의 말처럼 화성 테라포밍에 도달하려면 세 가지 작은 특이점을 넘어야 한다. 발사체의 특이점을 넘어 자유롭게 왕복하고, 지구 의존 없이 생존하는 자급자족의 특이점에 도달한 뒤, 대기 지구화라는 특이점까지 이뤄야 한다. 그렇다면 각각의 특이점은 언제쯤 도달할까.

 

▲NASA
메탄 추진 로켓을 뛰어넘을 후보에 원자력으로 추진하는 로켓이 꼽힌다. 2023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이르면 2027년 원자로 로켓 ‘DRACO’를 발사하겠다”고 공표했다.

 

첫 번째 특이점 
화성 왕복 발사체 혁신은 언제?


우선 화성으로 가야 한다. 탈것은 단연 우주선이다. 우주선은 현재 재사용이라는 혁신까지 이뤄냈다. 2015년 12월 21일,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미국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SpaceX)의 ‘팰컨9’ 로켓이 위성을 궤도에 올린 뒤 발사대로 돌아와 수직 착륙했다. 꿈의 기술이던 재사용 로켓의 시대가 열렸음을 보인 장면이었다.


하지만 화성은 또 다른 차원이다. 지구 성층권을 찍고 돌아오는 것과는 천지 차이다. 때문에 SpaceX의 초대형 우주수송 시스템 ‘스타십’이 주목받고 있다. SpaceX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달 탐사 미션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 스타십 개발을 앞당기고 있다. 스타십은 1960년대 NASA가 달 유인 탐사 미션을 위해 만든 새턴5 로켓을 넘어서는 성능을 목표로 한다. 새턴5는 인류를 달에 보낸 유일한 로켓이었다. 당시 새턴5의 최종 목적지 역시 화성이었다. 과연 스타십이, 새턴5가 바라던 ‘화성 착륙’의 꿈을 이어받아 이를 실현할 수 있을까.


2025년 12월 3일 유선으로 만난 김성수 경희대 우주탐사학과 교수는 “스타십이 개발돼도 여전히 화성 왕복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며 “팰컨9으로는 300번 왕복해야 귀환용 연료를 화성까지 배송할 수 있고 스타십으로도 최소 75회는 왕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연구자들은 화성 도약의 발판으로 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달 표면 밑의 얼음을 캐서 수소와 산소로 전기 분해한 후 냉각시키면 로켓의 연료와 산화제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먼 우주로 가기 위한 중간정거장 역할도 가능하다. 김 교수는 “히말라야 중간 베이스캠프처럼, 달은 화성 탐사 과정에서 다방면으로 활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NASA는 달 궤도 우주정거장 루나 게이트웨이를 2030년대 건설할 계획이다. 중국도 달 기지 건설에 나섰다. 김 교수는 “중국은 제2의 대항해시대인 우주 개척 시대를 주도하려 한다”며 “미중 경쟁으로 달 표면 기지는 10년 내 건설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스타십 다음, ‘화성 버스’ 될 원자로 로켓

 

그럼에도 스타십 이후의 ‘차’차세대 로켓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었다. 현재 기술력만으로는 화성까지의 편도 비행은 가능하나, 실제 화성 표면에 착륙했다가 다시 이륙하기 위한 연료를 채워갈 수 없다. 진정근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e메일 인터뷰에서 “스타십이 화성 유인 탐사의 길을 열긴 하겠지만 결국 원자로 기반 열핵 추진 로켓처럼 또 한 번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화성 대기의 95%를 차지하는 CO2에서 산소와 메탄을 뽑아내는 기술 등이 더 필요합니다. 둘은 연료로 쓸 수 있죠. 사전 기술들을 확보하면 2040년대 중반쯤 유인 탐사가 가능할 겁니다. 다만 본격적인 화성 개척은 결국 원자로를 이용한 로켓 추진 기술이 완성돼야 해요.” 


원자로 로켓은 원자로의 핵분열 반응 시 발생하는 열로 액체연료를 가열해 추진하는 로켓이다. 기존 화학 엔진은 연료를 데우는 산화제가 필요하다. 원자로 기반 열핵 추진 기술을 이용하면 별도의 산화제가 없어도 연료를 가열할 수 있다. 그만큼 무게를 줄일 수 있고 산화제를 확보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2023년 빌 넬슨 NASA 국장은 “현재 기술로 화성까지 도달하는 데 약 7개월이 걸리는데 원자로 추진 기술로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을 것”라고 말했다. 


김 교수 역시 “화성 왕복 자유도를 확보하려면 스타십 이후의 차세대 우주선이 나와야 한다”며 “로켓용 원자로가 완성돼 왕복 시 필요한 연료 무게를 많이 줄이고 속도도 올린 시점이 발사체의 특이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시기를 “대략 20~30년 뒤”로 봤다. 
이 밖에도 발사체 기술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럿 있다. 화성까지 가는 7~9개월간 노출될 우주방사선도 문제다. 납 같은 차폐재로 우주선을 둘러쌀 수도 있으나, 그만큼 우주선의 무게가 늘기에 연료나 식량을 못 싣는다. 


승무원들의 심리적 문제도 존재한다. 행성 간 이동 중에는 소수의 사람이 17개월 이상 좁은 밀폐 공간에서 함께 지내야 한다. 김 교수는 “현재 지구의 남극기지에서도 약 3개월 정도는 대원들이 아예 바깥에 나갈 수 없는 기간이 있다”면서 “대원들이 이를 견딜 수 있는지 가기 전에 심리 검사를 면밀히 진행하는데 우주 탐험은 그보다 더욱 철저히 준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Shutterstock

 

두 번째 특이점 
완전한 자급자족은 언제?

 

 

발사체 기술이 특이점에 도달해 인류가 화성에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됐다면, 이제는 화성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화성 테라포밍을 향한 두 번째 작은 특이점인 ‘자급자족’의 단계다. 자급자족엔 뭐가 필요할까. 2025년 12월 3일, 경기 일산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만난 정태일 미래융합연구본부 우주건설연구그룹 전임연구원은 화성 개척을 지난 한 세기간 이뤄낸 남극 개척에 비유했다. 

 


“지구 남극 개척 역사를 보면 딱 한 세기 정도 됐어요. 1900년대 초중반 인명 희생을 감수하면서 남극을 처음 개척하기 시작해 지금은 지구 남극 관광객 숫자가 연 1만 명 정도입니다. 화성도 마찬가지로 이제 개척에 나서면 남극 기지처럼 화성 기지에 사는 건 100년 정도 걸릴 거라 봅니다.”


지구의 대표적 극한 환경으로 꼽히는 남극 기지의 대원들은 1년에 단 한 번 식량을 보급받는다. 이후로는 1년간 자급자족해야 한다. 최근 방영을 시작한 예능 프로그램 ‘남극의 셰프’에서는 남극의 눈을 활용한 색다른 조리법을 소개했다. 이처럼 화성에서도 현지 자원으로 자급하고 자족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NASA는 지구에서 달까지 물자를 보내는 비용을 1kg에 100만 달러(한화 약 15억 원)로 예측한다. 이보다 훨씬 먼 화성은 엄청난 비용이 든다. 그럼 화성에선 어떻게 ‘알아서’ 살아남아야 할까.


우선 지낼 공간부터 지어야 한다. 정 전임연구원은 “화성에서의 건축은 지구와 다를 것”이라고 짚었다. “모의 화성 토양으로 기지를 짓는 실험을 하고 있지만, 화성에서는 시멘트의 필수 재료인 물을 못 써요. 그래서 가장 가능성 있는 현지 자원 후보는 유기 바인더 구조물입니다.” 유기 바인더는 식물이나 동물에서 추출한 천연 고분자로, 토양과 혼합해 물성을 향상시키는 데 사용된다. 기온이 -140°C~30°C를 오가고 저압인 화성에 적합한 건축 소재로 검토되고 있다. 2025년 9월 독일 브레멘대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남세균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유기 바인더로 건축 소재를 만드는 방법을 게재하기도 했다. doi: s41526-025-00521-9 정 전임연구원은 여기까지 50년을 내다봤다.


유기 바인더로 집을 지었다면 다음은 식량 확보다. NASA가 정한 ‘생명 지원 핵심 요소 지침’에 따르면 국제우주정거장(ISS) 기준 한 사람당 하루에 1.75kg의 식량이 필요하다. 화성은 남극 기지처럼 1년에 한 번 배달받기도 힘들다. 결국 현지에서 식물을 길러야 한다. 현지 재배 가능성이 얼마나 있을지 우주농업을 연구하는 정대호 연암대 스마트원예학과 교수에게 2025년 12월 9일 화상으로 물었다. 그는 “실내 재배에서 실외로 가는 단계를 거칠 것”이라고 점치면서 “대안은 수경재배”라고 답했다.


“대기와 토양이 지구화되기 전에는 화성에서 실외 재배는 어렵습니다. 적도 부근에서도 밤이면 영하로 떨어지고, 태양광은 지구의 3분의 1 정도거든요. 기압도 낮아 광합성에 필요한 기체 교환도 힘들죠. 결국 실내 재배로 갈 겁니다.” 


식량과 더불어 정 교수는 오히려 쓰레기 문제를 강조했다. “식량과 산소 등은 재활용이 가능한데 플라스틱 제품은 다시 쓸 수 없어요. 재활용 공장을 짓지 못하는 화성에선 생각보다 큰 걸림돌이 될 겁니다.” 


2013년부터 6년 동안 매년 NASA는 국제달기지연합과 함께 하와이에서 HI-SEAS Mars라는 화성 환경 생존 실증 실험을 해왔다. 2018년, 중국은 월궁1호에서 105일간 밀폐 생태계 거주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은 배설물 처리 시설까지 확보하며 고립 생활의 가능성을 시험했다. 그만큼 쓰레기 처리도 큰 걸림돌이라고 본 것이다.


전문가들은 자급자족의 특이점이 최소 50년 뒤에 올 것이라며, 아직은 먼 미래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정 교수는 “플라스틱 처리 시설을 확보하기까지 대략 50년 정도 걸린다고 본다”며, “지구의 극한 환경에서 완전한 자급자족이 될 때, 화성에서도 자급자족이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Plenty Unlimited Inc.imited Inc.
미국의 애그테크기업 ‘플렌티 언리미티드’는 NASA와 함께 햇빛이나 공기 없이 식물을 재배하는 방법을 연구한다. 이들은 로봇이 관리하는 수직형 수경재배를 택했다.

 

▲NASA
NASA는 국제달기지연합과 함께 2013년부터 6년간 화성과 환경이 유사한 하와이 화산 지대에서 거주지를 만들어 자급자족하는 생존 실증 시험을 진행했다. 국제달기지연합은 NASA가 참여하지 않게 된 이후에도 해당 연구를 독립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세 번째 특이점 
‘대기 지구화’는 언제?


발사체와 자급자족 기술이 화성 테라포밍이란 삼각형의 양 꼭짓점을 채웠다면, 마지막 꼭짓점은 화성 공기의 지구화다. 정 전임연구원은 “화성 대기압은 6hPa(헥토파스칼·지구 대기압은 1013.25hPa)로 중력이 거의 없는 상태”라며 “인공 막으로 화성 대기를 가두고 지구와 유사한 대기를 만드는 게 마지막 특이점일 것”이라고 봤다.


화성의 대기압은 지구의 0.6%에 불과하다. 대기 구성은 이산화탄소가 95.3%를 차지한다. 산소는 불과 0.13%, 중력은 지구의 38%다. 2024년과 2025년 화성 테라포밍 워크숍에선 화성의 미약한 대기를 극복할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그중 에드윈 카이트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자외선 반사도가 높은 에어로졸 입자를 화성 대기에 주입해 평균 기온을 높이려 한다. doi: abs/2504.01455, 로빈 워즈워스 미국 하버드대 지구행성과학과 교수는 이산화규소(SiO2) 에어로겔 층을 만들어 광합성에 필요한 가시광선을 충분히 투과시키면서도, 유해한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doi: arxiv.org/abs/1907.09089


다만 화성 대기를 지구 대기처럼 만드는 연구는 기지 구축이나 식물 재배에 비해 확연히 느리다. 이에 스토크 CEO는 “보수적인 가정으로 행성 전체를 지구처럼 만드는 데는 적어도 수백 년이 걸릴 것”이라고 추정했다. 다만 그는 “대형 로컬 돔을 만들기는 상대적으로 쉽다”며 “돔 안에서는 이번 세기 내에 초록빛 화성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화성, 미생물부터 생태계까지
미국의  비영리 스타트업 파이오니어 랩스(Pioneer Labs)는 화성에서 생존하기 적합한 미생물을 개발하고 있다. 
이들은 화성에서 미생물을 배양해서 화성 환경을 지구 생태계처럼 발전시키는 과정을 아래와 같이 총 6단계로 제안한다.

자료: Pioneer Labs 이한철, Nano Banana
생장에 필요한 온열이 유지되고 대기압 수준의 압력을 갖춘 미생물배양기로 지구와 유사한 환경을 만든다. 이후 미생물을 배양기에 넣고 길러 개체수를 늘린다.
돔형 구조물을 지어 배양기를 벗어날 수 있는 환경을 확보한다. 기지 내부 토양을 부분적으로 지구 환경과 유사하게 만들고, 동시에 외부 환경 노출을 막는다.
미생물을 얼어붙은 강물에 노출시키며 외부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활동 범위를 넓힌다. 지구 바다에서 생명체가 처음 탄생한 과정과 유사하다.
외부로 나온 미생물의 개체수가 늘고 활동 영역을 확장해 나가면서 화성 환경이 변한다. 동시에 이끼, 작은 일년생 식물과 같은 소형 생물들을 화성에 풀기 시작한다.
작은 식물들이 자라며 관목 등 큰 식물들로 이뤄진 생태계로 발전한다. 이것이 서서히 퍼져나가며 식물 중심의 1차 생태계가 점차 자리 잡는다.
나무가 풍부한 거대한 식생이 자리 잡으면, 활발한 광합성을 통해 화성 대기 속 이산화탄소 농도는 감소하고 산소 농도는 증가하면서 점차 지구 대기와 유사해진다.

 

붉은 행성 길들이기, 모험일까 도피일까

 

“완전한 테라포밍은 100~200년은 잡아야 할 것 같아요. NASA는 총 480년을 그리거든요.” 
정 교수처럼, 전문가들은 화성 정착까지 대략 100년을 바라봤다. 정착을 넘은 ‘정복’은 최소 100~200년에서 최대 480년까지 늘어났다. 그렇다면 정말 화성으로 나가야 하는지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 화성 테라포밍이라는 특이점까지 수백 년간 쏟을 막대한 시간과 노력, 방대한 비용을 결코 무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머스크 CEO는 “지구 자원이 고갈돼 결국 나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12월 5일 서울에서 만난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시스템혁신실 우주공공팀장 겸 연구위원은 이에 일견 동의했다. “자원이 고갈되는 시점에 시작하면 늦어요. 누군가는 일찍 시작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기술의 성취감을 보면서 사람들은 자극받습니다. 이제는 국가 단위를 넘어 인류의 한 구성원으로서 동감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우주 개발은 인간성의 확장이라고 봐요. 종교, 규범, 윤리 등 모든 곳에서 한계를 벗어나는 계기가 될 거예요.”


그는 화성을 인류 문명의 인큐베이터로 봤다. “화성에서 기존 질서가 무너지고 새 체계가 생길 겁니다. 지구인과 다른 특성을 가진 집단이 만들어질지 몰라요. 완전히 다른 종족이 되며 인류의 무대가 태양계로 확장되는 겁니다.”


반대 의견도 공존했다. 정대호 교수는 책장에 꽂힌 ‘당신은 화성으로 떠날 수 없다’라는 책을 보이며 말을 이었다. “막대한 비용을 우주에 쓸 건지 고민해 볼 시기가 온 것 같아요. 20세기처럼 지구의 인구가 계속 폭발적으로 늘어나진 않으니까요. 지구 생태계가 붕괴하지 않는다면 꼭 나가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속도를 조절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김성수 교수는 “너무 많은 비용을 투자하자는 데는 반대지만 지구 문제에 밀려 화성 탐사를 안 할 이유는 없다. 속도의 문제지 택일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태일 전임연구원은 미래를 위한 투자로 바라봤다. “미래 대비용 포트폴리오로서 90:10 투자 개념이랑 비슷하죠. 우주 개발은 당장은 쓸모를 못 느끼지만, 일상에서 도움을 주는 다양한 발명을 이끌거든요.” 


특이점을 향한 발걸음은 이미 시작됐다. 제각기 갈리는 의견처럼 그 미래는 알 수 없지만 우리가 할 일은 특이점을 향한 흐름을 지켜보며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 것일 테다. 정 교수는 고갱의 그림을 인용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우리는 어디서 왔고, 무엇이며, 어디로 가는가’라는 작품이 있어요. 제목의 앞 두 질문은 쉽게 답하기 어렵지만, 마지막은 대답이 가능해요. 인류는 결국 우주로 나가게 될 거고, 그 1차 종착지는 화성일 것입니다.” 

 

▲Max Rymsha
미래의 화성 문명을 상상하며 그린 ‘화성 홈 플래닛 렌더링 챌린지’의 우승작. 전문가들은 이번 세기 내로 인류가 화성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고 이들은 대부분 그림 속 풍경처럼 “돔형 기지 내에서의 생활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류의 확장, ‘화성 문명’ 가능할까?

화성의 장밋빛 미래

 

화성의 완전한 테라포밍이라는 궁극적 특이점에 도달하기까지는 발사체와 자급자족, 대기 지구화라는 세 단계가 필요하다. 각각이 언제쯤 가능할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예상해 봤다. 지구에서 달로, 달에서 화성으로 가기 위해 달성해야 할 목표를 매기고 
각 목표에 걸리는 시간을 전문가들의 추산을 바탕으로 가늠해봤다.

 

 

 

화성으로 가는 ‘돌이킬 수 없는’ 여정
▲이한철, Nano Banana
전문가들은 빠르면 40년 후에 화성 유인 탐사가 가능해지고, 적어도 100년 뒤쯤이면 화성에 돔형 기지를 구축해 일부 인류가 살고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구에서처럼 보호 장구 없이 일상복 차림으로도 외출할 수 있을 정도의 완전한 ‘지구화’를 이루기까지는 예측이 다양하게 갈렸다. 최소 100~200년부터 최장 480년(2506년)까지, 혹은 그 이상으로 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그 미래가 언제가 될진 확신하진 못했으나, ‘방향’에 대해선 확신했다. 결국엔 인류가 화성에 정착해 새로운 문명을 탄생시킨다는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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