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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웹우주망원경 | 빅뱅 직후 과거로의 항해

주경의 지름 I 6.5m
관측파장  I 가시광선~중적외선(0.6~28µm)
발사 예정일 I 2021년 3월 30일
임무 기간 I 5년
특징 I 발사 후 우주에서 주경이 펼쳐지는 구조

“최근 테스트에서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우주에서와 같은 모습으로 거울을 펼치는 데 성공했습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4월 1일(현지시간) 제임스웹우주망원경(JWST·James Webb Space Telescope)이 지름 6.5m의 주경을 접었다 펴는 시험에 처음 성공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JWST는 이르면 2021년 남미의 프랑스령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아리안5호 로켓에 실려 발사된다. JWST의 발사는 대형 우주망원경의 세대 교체를 상징하는 만큼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JWST)
접었다 펼치는 정육각형 거울 18개 

 

NASA는 유럽우주국(ESA), 캐나다우주국(CSA) 등과 함께 허블우주망원경(이하 허블)의 바통을 이어받을 차세대 우주망원경으로 1996년부터 JWST를 개발하고 있다. ‘제임스웹’이라는 이름은 1960년대 NASA가 인간을 달에 보낸 ‘아폴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당시 국장인 제임스 웹의 이름을 땄다. 


JWST는 처음 설계도가 공개됐을 때부터 화제가 됐다. 기존에는 볼 수 없던 독특한 디자인과, 우주망원경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큰 몸집 때문이었다. 우주망원경은 이를 싣고 우주로 올려보낼 로켓보다 크면 안 되는 만큼 크기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 NASA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채택한 아이디어는 큰 거울 하나를 제작하는 대신 작은 거울 여러 개를 만들어 이어붙이는 것이었다. 


JWST에는 대각선이 1.3m인 정육각형 거울 18개를 이어 붙인 거대한 거울(주경)이 달려있다. 로켓 안에 탑재될 때는 폴더블폰처럼 거울 한쪽 끝(정육각형 거울 3개)을 접었다가 우주로 나가 로켓에서 분리되면 접었던 부분을 펼친다. 


거울을 다 펼치면 지름이 6.5m로 허블의 약 3배다. 집광 면적은 25m²에 이른다. 지금까지 개발된 우주망원경 중 가장 크다. 그만큼 희미한 빛도 잘 포착할 수 있다. 허블이 빅뱅 후 약 10억 년 후 초기 은하의 마지막 모습을 관측했다면, 제임스웹은 그보다 더 앞선 은하의 시작과 별의 탄생을 볼 수 있다. 초기별과 초기 은하의 첫 순간을 관측하는 셈이다. 


지구저궤도를 공전하는 허블과 달리 JWST는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약 4배인 지상에서 150만km 떨어진 라그랑주점(L2·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상쇄되는 5개의 라그랑주점 중 하나)에 설치된다. 그래서 시야각이 넓고 오차도 적다. 대신 영하 약 220도의 극한 환경을 버텨내야 한다. JWST의 임무 기간은 5~10년이다. 


JWST 프로젝트 초기부터 참여한 존 매더 NASA 고다드우주비행센터 수석연구원은 2018년 미 정보기술(IT) 월간지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JWST는 우주를 훨씬 더 멀리 볼 수 있다”며 “별이 태어난 먼지구름의 내부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적외선광각우주망원경(WFIRST) 
30억 픽셀 고해상 촬영

 

주경의 지름 I 2.4m
관측파장 I 가시광선, 근적외선
발사예정일 I 2025년
임무기간 I 5년
특징 I 3억 픽셀의 고해상도 사진 촬영

2011년 NASA는 미국 국가정찰국(NRO)으로부터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NRO가 더는 사용하지 않는 장비를 NASA에 기증하겠다는 것이었는데, 이는 최첨단 우주망원경 2기였다. 이 망원경들은 당시 NASA가 발사했던 우주망원경 중 가장 성능이 뛰어난 허블보다 무려 100배 넓게 볼 수 있는 최첨단이었다.


NRO에서 첩보용으로 비밀리에 만들었던 우주망원경은 NASA의 품에서 광시야계측기(WFI), 코로나그래프계측기(CGI) 등 우주 관측에 필요한 부품을 장착하며 연구용으로 개조 됐다. CGI는 항성의 빛을 가리며 주변에 있는 희미한 빛을 측정하는 장치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적외선광각우주망원경(WFIRST·Wide Field InfraRed Survey Telescope)’이다. 


WFIRST는 허블우주망원경의 단점을 완벽하게 보완할 수 있도록 뛰어난 분해능과 넓은 시야를 동시에 갖췄다. 거울의 지름은 2.4m로 허블과 같지만 광시야계측기가 달려있어 3억픽셀의 고해상도 사진 촬영이 가능하며, 허블보다 100배 더 넓은 시야로 더 적은 시간 동안 더 많은 하늘을 관측할 수 있다. 쉽게 말해 허블이 찍은 사진 100장을 합쳐야 WFIRST 사진 한 장이 된다. 


WFIRST는 2025년 발사가 예정돼 있다.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약 1억 개의 별을 관측하고, 약 2500개의 외계 행성을 발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우주의 물질 분포를 파악해 우주의 확장과 시간에 따른 암흑에너지의 영향을 측정할 예정이다. 


다만 한 가지 변수가 있다. NASA는 3월 2일 홈페이지를 통해  “WFIRST가 중요한 기술적 이정표를 세웠고, 이를 통해 하드웨어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면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2021년 예산안에 따르면 WFIRST 개발을 중단하고 JWST 개발 완료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NASA는 향후 WFIRST 개발과 운영에 39억3400만 달러(약 4조7856억 원)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임스웹 바통 이을 후보, 2035년 발사
X선부터 적외선까지 임무 다양

 

2016년 NASA는 JWST와 WFIRST의 뒤를 이을 ‘차세대 플래그십’ 우주망원경으로 4개 후보를 선정했다. 이들 4개 우주망원경은 각각 관측 파장대와 임무가 서로 다르다. NASA는 올해 이 중 하나를 최종후보로 결정해, 2035년 우주로 보낼 계획이다. 


가시광선 영역을 관측하는 HabEx(Habitable Exoplanet Observatory)는 생명체가 존재하는 외계행성을 찾는 게 목적이다. 태양과 비슷한 항성을 찾거나, 외계행성의 형성 과정을 탐사한다. 구경은 3.5~4m로, 이 정도 크기면 외계 행성의 대기층까지 볼 수 있다. 또 산소, 질소, 황, 탄화수소 등의 대기 중 일부 성분도 포착할 수 있다. 


LUVOIR(Large Ultraviolet Optical Infrared Surveyor)도 HabEx처럼 외계행성을 찾는 게 목적이다. 현재는 주경이 각각 8m와 15m인 두 가지 모델로 설계됐다. 발사비용, 분해능, 집광력 측면에서 장단점이 있어 어떤 모델이 최종 선택될지는 미정이다. 허블우주망원경보다 40배 높은 분해능을 갖출 것으로 예측되며, 자외선과 가시광선, 그리고 적외선을 모두 관측한다. 


Lynx(Lynx X-ray Observatory)는 X선을 관측하는 우주망원경으로 찬드라 X선 우주망원경의 후계자로 유력하다. 찬드라처럼 블랙홀에서 나온 X선과 우주배경복사를 관측하고, 별과 은하의 형태를 조사한다. 


끝으로 마지막 후보인 OST(Origins Space Telescope)는 적외선 우주망원경으로 우리은하 관측뿐 아니라 별 형성 과정 등을 밝혀낸다. 우주 가스에서 생성된 적외선을 관측해 행성과 별의 형성 비밀을 찾는다.  

 

유럽 ‘플라토’ , 일본 ‘라이트버드’ 개발
지상망원경과 협업, 중력파 검출 임무 

 

NASA 외에도 차세대 우주망원경 개발을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은 치열하다. 유럽우주국(ESA)은 2026년 플라토(PLATO·PLAnetary Transits and Oscillations of stars)를 우주로 띄울 예정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의 이름을 딴 플라토에는 총 26개의 카메라가 장착돼 있다. 2025년 칠레에서 첫 관측을 시작하는 지름 39m의 거울이 달린 지상망원경인 유럽초대형망원경(ELT)과 상호작용해 관측할 예정이다. 


돈 폴라코 영국 워윅대 연구원은 2018년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태양과 같은 별 주변에 있는 거주 가능한 행성을 찾기 위한 시도가 될 것”이라며 “지구와 같은 행성을 탐지하는 데 멈추지 않고, 대기 성분에서 생명의 징후를 조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항공우주개발기구(JAXA)는 중력파를 관측할 라이트버드(LiteBIRD)를 2027년 발사할 계획이다. 이는 초기 우주가 생성된 후 약 10~38초 동안 방출된 원시 중력파를 관측할 수 있다. 전 우주의 우주배경복사(CMB)를 측정해 우주 급팽창의 흔적을 찾아 나설 예정이다. 34~448GHz(기가헤르츠·1GHz는 10억Hz)의 15개 대역을 감지한다.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는 현재 운용 중인 아스트로샛(AstroSat)의 후속으로 ‘아스트로샛-2’를 이르면 올해 우주로 띄워 5년 동안 임무를 맡길 계획이다. 아스트로샛은 X선, 자외선, 가시광선 등을 관측할 수 있는 다파장 우주망원경으로 2015년 9월 28일 발사됐다. 


중국국가항천국(CNSA)도 허블우주망원경보다 300배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적외선 우주망원경 ‘천톈(Xuntian)’을 2024년 발사할 계획이다. 

 

2020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조혜인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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