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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감 체조동작이 완성된 비결

1990년대 들어 올림픽에서 우리나라의 유망 메달 종목으로 떠오른 체조.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박종훈 선수(현 남자체조대표팀 코치)의 동메달을 시작으로,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여홍철 선수의 은메달, 그리고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평행봉의 이주형 선수가 금메달 사냥에 나섰다.

평행봉 이주형 선수의 문제점

이처럼 최근에야 국내 선수들이 이 경기에서 두각을 드러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체조 경기는 고난이도의 동작을 얼마나 실수 없이 조화롭게 연기해내느냐가 관건이다. 난이도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발전함에 따라 국제체조연맹이 3년마다 새로운 기준과 채점규칙을 발표한다. 그런데 최근 총 7명으로 구성된 국제체조연맹의 남자부 위원단에 2명의 동양인 위원이 포함됐는데, 이들에 의해 동양인에게 다소 유리한 기술이 고난이도로 책정돼 국내 선수들도 덕을 보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평행봉의 모리수에 파이크트 동작은 공중에서 두바퀴 회전하는 것으로 하체가 짧은 동양인에게 유리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선수들의 기술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이 한몫을 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수행하는 이주형 선수의 평행봉 모리수에 파이크트 동작이 작고 매끄럽지 못한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영상분석법이 쓰였다. 이주형 선수도, 코치도 파악하지 못한 원인을 이를 통해 알아내는 것이다.

영상분석을 위한 첫단계는 선수의 동작을 촬영하는 것. 촬영을 위해 카메라 속도가 1초에 60장 정도이며 선명한 화질을 얻을 수 있는 비디오 카메라, 여기에 기록된 영상 크기와 실물 크기를 비교하기 위한 기준척, 그리고 체조 기구인 평행봉이 필요하다. 동작을 실시했을 때 전체동작이 카메라 시야에 들어오도록 평행봉과 나란히 카메라를 배치하고, 우선 평행봉의 중앙에 길이 1m의 기준척을 놓고 촬영해 화면을 좌표화한다.

다음으로는 실제로 이주형 선수의 동작을 촬영하는데, 그 전에 먼저 연기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충분한 연습을 실시한다. 그런 후 여러 차례 모리수에 파이크트 동작을 촬영하고, 코치나 전문가가 촬영한 동작을 좋은 것과 그렇지 못한 것으로 구분한다.


평행봉과 나란히 비디오 카메라를 배치시키고,평행봉 중앙에 기준척을 놓고 촬영한다.


관절을 기준으로 인체 세분


충분한 연습 후 실제로 모리수에 파이크트 동작을 여러 차례 촬영하고,전문가가 좋은 동작과 그렇지 못한 동작을 구분한다.


본격적으로 동작을 운동학적으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관절을 기준으로 인체를 몇개의 강체로 나누는 단계가 필요하다. 가령 사람의 팔을 손목, 팔꿈치, 그리고 어깨의 관절점을 기준으로 세부분으로 나눠 팔의 움직임을 분석하는 것이다. 이 방법으로는 두가지가 있다. 선수의 몸에 관절점을 표시한 후 촬영하거나, 촬영 후에 비디오 화면에서 각 관절점을 표시한다. 후자는 각 장면을 모두 표시해야 하는 불편함이, 전자는 표시점이 보이지 않거나 부정확하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연구자마다 두방법을 선택적으로 사용하거나 혼용한다”고 한국체육과학연구원의 백진호 박사는 말한다.

인체 관절점 표시 후 카메라에 촬영된 영상을 비디오분석시스템과 연결하고, 화면 위치를 좌표화한 값을 컴퓨터에 저장한 후 이들 자료를 처리하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서 각 인체의 운동의 변화값, 예를 들어 이동거리, 속도, 가속도, 각속도 등을 시간에 따라 얻는다.

좋은 동작과 그렇지 못한 동작에서 얻어진 수치를 비교함으로써 짧은 시간 동안 일어나는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이주형 선수의 모리수에 파이크트 동작의 문제점은 처음 물구나무서기 동작을 시작으로 스윙하다가 평행봉에서 손을 놓는 순간에 몸의 수평속도가 0.84m/초, 수직속도가 4.09m/초로 느리고, 평행봉과 팔이 이루는 각도가 70°로 작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공중에서 두바퀴 회전하기 위해 필요한 충분한 높이와 회전력을 얻지 못한 것이다.

이 사실을 이주형 선수에게 알려, 그가 연습시 이를 교정하도록 노력하도록 했다. 결국 수평속도가 0.87m/초, 수직속도가 4.29m/초로 빨라지고, 각도가 73°로 커졌다. 이제 착지시 실수만 없다면 평행봉에서 시드니올림픽 금메달은 이주형 선수의 것이다.

영상분석법은 이렇게 원인을 파악해서 선수의 동작을 완성시키는 것뿐 아니라 새로운 창의적인 기술 개발에도 이용된다.


촬영 전이나 촬영 후,인체 관절점을 표시한다.이를 통해 관절을 기준으로 인체를 여러개의 강체로 나눠 동작을 분석하는 것이다.촬영동작을 비디오분석시스템과 컴퓨터를 이용해 시간에 따른 운동의 변화값,예를 들어 속도,가속도 등의 정보를 얻는다.좋은 동작과 그렇지 못한 동작의 운동량 값을 비교해서 동작의 문제점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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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박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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