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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방류하면 1년 안에 동해가 오염된다?

A. 그럴 수도, 하지만 불확실한 예측보다는 대응에 집중해야

 

8월 14일 버니 그린피스 수석 원자력전문가는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이 방사성 오염수를 방류했을 때 이것이 해류를 타고 바다를 순환하면서 태평양 연안 국가들도 방사성 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며 “특히 한국은 2011년 원전 사고 당시 일본이 세슘이 함유된 오염수를 방류하면서 동해가 오염됐던 사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8월 일본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오션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을 인용했습니다. 2011년 사고 이후 원전에서 흘러나온 세슘137 오염수가 북태평양에서 어떻게 확산되는지 실제 측정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논문이었습니다. 그동안 모델링을 통해 예측한 연구는 많았지만, 실제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는 거의 없었습니다.

논문의 제1저자인 이노마타 야요이 카나자와대 자연환경기술연구소 연구원은 과학동아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사고 후 수개월 뒤 표층수의 세슘137 방사능 농도가 급격히 증가했다”며 “이어서 동해의 방사능 농도도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2011년 원전에서 흘러나온 오염수는 대부분 쿠로시오 해류를 타고 북태평양으로 이동했지만, 일부는 해류에서 떨어져 나온 수괴를 타고 남쪽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쓰시마 해류를 타고 동중국해에서 동해로 흘러들어왔습니다.

연구팀은 세슘137이 섞인 오염수가 처음 동해로 유입되는 데 1년이 걸렸고, 사고 이후 4~5년이 지난 2015~2016년 동해에서 세슘137 농도가 가장 높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단기적인 영향은 방류 후 1년 뒤부터 나타나고, 장기적인 영향은 4~5년 뒤 정점에 달한다는 뜻입니다. doi: 10.5194/os-14-813-2018

물론 하나의 논문을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또 태평양에는 원래 세슘137과 같은 방사성 물질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원전에서 나온 세슘137이 얼마나 기여했는지 논문 결과를 정확히 따져볼 필요도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에 저장된 오염수를 또 한 번 배출한다면 비슷하게 동해에 흘러올 확률이 분명 존재하지 않을까요?

전문가들은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최석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환경방사능평가실 책임연구원은 “방출 시 오염수의 조건과 해양 내부의 염분 구조, 바람 세기 등 해양 조건을 정확하게 알아야 오염수의 확산을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통해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방안과 시기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일본에 거듭 요청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라고요.


최 책임연구원은 불확실한 예측보다는 정확한 관측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해양방사능 감시체계를 제주도 남방 지역까지 확대해 총 32개 지점에서 적게는 3개월에 1번씩, 많게는 2주에 1번씩 해수의 변화를 관측하고 있다”며 “장단기 변화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오염수 유입 여부를 정확하게 알고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19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이영혜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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