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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와 문화 속에 깃든 수학의 아름다움

김홍종 지음 | 효형출판 | 440 쪽 | 1만 8000 원

과학의대중화를이야기할때언뜻떠오르는것은우리주변에서과학적원리를찾아내고그것을사람들에게알기쉽게설명하는일이다.‘알기쉬운~’또는‘생활속의~’이라는이름의수많은과학대중서들이바로이런시도를하고있다.김홍종교수가쓴‘문명, 수학의 필하모니 ’는 그 중 단 연 돋보이는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연현상에 숨어 있는 수학적 원리 를 찾아낼 뿐 아니라 예술, 사회 전반, 그리고 문명의 탄생까지 그 원리를 확대해 나간다. 책을 읽으면서 때때로 무릎을 치며 ‘정말 그렇네! ’라는 감탄 사가 절로 나온다. 관을 이해하기 쉽게 서술하면서 동시에 조리 있게 전개 한 저자의 관 솜씨도 이 책의 가치를 높인다. 하지만 수학을 다루는 만큼 책 을 읽는 과정에서 펜과 메모장은 꼭 필요하다.

집에서 기르는 소나 양의 수와 막대기(혹은 손가락)를 일대일로 대응시 키는 셈법에서 ‘수’가 하나의 추상적인 개념의 지위에 도달하기까지 긴 여 정이 소개되는 첫 장은 단연 돋보인다. 더 나아가 0이라는 수의 탄생을 그 추상화 과정의 정점에 놓고 그것이 어떻게 가능하게 됐는지를 서술하는 과 정에서 저자가 왜 ‘문명 ’이라는 거창한 화두와 수학을 연결시키는지를 짐작 할 수 있다. 미술이나 음악, 기술에 숨어 있는 수학적 원리를 설명하는 2장 ‘예술과 수학 ’과4장 ‘기술과 수학 ’은 ‘아는 만큼 보인다 ’는 진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해준다. 저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3장에서 ‘공평한 분배와 민주주의 ’ 그리고 4장에서 ‘게임의 법칙 ’을 다루며 사회가 풀어나가야 할 골치 아픈 문 제에 대해 수학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소개한다. ‘어떻게 하면 공평 하게 재원을 분배할 수 있을까 ’에 대한 저자의 논의는 ‘어떤 제도나 메커니 즘을 고안해야 자신의 이익만을 극대화하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바람직한 결과를 유도해낼 수 있을까 ’를 고민하는 경제학자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 다.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저자의 논의는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 들 사이에서 어떻게 합의를 모아내는 것이 사회적으로 가장 바람직한가에 대한 정치학자, 경제학자들의 오랜 논의와 묀접히 맥이 닿아 있다.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사회 문제에 수리적으로 접근하려면 문제에 대해 일종의 추상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그 과정 속에 ‘획일화 ’라는 함정 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저자도 민주주의에 대해 서술한 3장에서 사회 구성원 사이의 다양한 목소리를 하나의 기준으로 조화시키는 일이 얼 마나 어려운지 말했다. 이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시도가 때로는 획일화(이 것이 수치화의 다른 이름일 수도 있다)로 치달으면서 개인의 개성과 자유 를 억압하는 방향으로 잘못 나아갈 수도 있다. 이 점을 충분히 서술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알림
과학동아와 문지문화원 ‘사이 ’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과학책 가운데 매달 한 권을 선정해 서평을 싣습니다. 선정된 책들은 올해 12 월에 시상할 ‘올해의 과학책 ’ 후보가 됩니다. 과학동아에 실릴 책은 6명의 선정위원들이 오랜 시간 난상토론을 벌인 뒤 선정하며 선정일 기준으로 2달 전까지 출간된 신간 중에서 1권을 고릅니다. 선정 기준은 다음 3가지입니다. 첫째, 현재 과학적인 진보를 잘 반씁하면서 정확한 정보가 실린 책 둘째, 담긴 내용이 미래 인간의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책 셋째,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기술된 책

선정위원
강호정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 김호 경인교대 사회교육과 교수 오동훈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조사분석실장 전용훈 일본 교토산교대 객원연구원 주일우 문지문화원 사이 기획실장 최정규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소제시작눈길이 머무는 이달의 책


세계를 이끄는 한국의 창조적 공학자들
세계를 이끄는 한국의 최고 과학자들

오현석 외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부 | 각 권 1만 2000원

21세기는 과학의 시대, 기술의 시대라고들 한다. 최근대기업을 중심으로 공학자 출신 임원의 비중이 늘고 있고 과학자나 공학자 출신의 CEO도 점점 증가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이공계 기피 현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공계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고 그나마 있는 우수 인재들은 해외연구소나 외국 기업으로 빠져나간다.

‘세계를 이끄는 한국의 창조적 공학자들’과 ‘세계를 이끄는 한국의 최고 과학자들’은 이런 상황을 헤쳐 나갈 방법을 고민하며 쓴 책들이다. 주변을 돌아보면 척박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한국의 과학자들과 공학자들이 적지 않다. 이 책은 2008년 로레알 유네스코 세계 여성과학자상을 수상한 서울대 생명과학부 김빛내리 교수를 비롯한 과학자 31인과 국내 최초로 휴머노이드로봇 ‘휴보’를 탄생시킨 KAIST 기계공학부 오준호 교수를 포함한 공학자 29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들이 어떻게 전세계가 주목하는 최고 수준의 공학자와 과학자가 됐는지 그들의 노력과 그 과정이 담겨 있다. 그리고 이공계 기피현상이 계속되는 현실에서 세계 최고의 인재를 어떻게 길러낼지 그 해결책도 찾아볼 수 있다.

이준덕 기자 cyrix99@donga.com

새책 BOOKS


아서 클라크 단편 전집
아서 클라크 지음 | 고호관 옮김 | 황금가지 | 504쪽 | 1만 3000원
통신위성과 인터넷, 우주정거장 등 현대 과학기술에 결정적 아이디어를 제공했던 저자의 단편 모음집이다.
인터넷 월드와이드웹(WWW)의 창안자 팀 버너스리가 영감을 얻은 ‘프랑켄슈타인의 전화’, 영화 ‘딥임팩트’의 원작인 ‘신의 망치’등이 실려 있다. 저자가 각 단편과 관련해 직접 밝힌 에피소드도 함께 실려 있어 독자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그림으로 보는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빌 브라이슨 지음 | 이덕환 옮김 | 까치 | 170쪽 | 1만 9000원
어린 시절 이해할 수 없는 표와 수식이 가득한 과학 교과서에 크게 실망한 저자는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쉽고 재밌게 담아내기 위해 3년 동안 세계의 여러 과학자들을 찾아다녔다.
저자는 빅뱅부터 인류 문명의 출현에 이르기까지 과학의 신비로움과 성과에 대해 자세하면서도 어렵지 않게 풀어낸다.

한의학으로 풀어본 내몸 사용설명서
김정선 지음 | 랜덤하우스 | 308쪽 | 1만 6000원
2006년 한 해 동안 과학동아에 실린 ‘한의학의 재발견’이라는 코너를 바탕으로 기획된 책이다. 저자는 비만, 감기, 만성피로 등 우리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대표적인 질병 12가지에 대해 한의학 원리와 처방으로 치료법을 제시한다. 조선의 왕들이 겪은 질병을 다룬 특별부록 ‘조선 왕들의 건강과 질병’도 흥미롭다.


인지과학-학문 간 융합의 원리와 응용
이정모 지음 | 성균관대학교출판부 | 744쪽 | 3만 5000원
인지과학은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배우는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인지과학은 1950년대 미국에서 시작돼 5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진화하고 있다. 이 책은 인지과학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인접 학문인철학이나 심리학, 인공지능, 신경과학, 언어학과 인지과학이 어떻게 접목되는 지를 보여준다.

미러링 피플
마르코 야코보니 지음 | 김미선 옮김 | 갤리온 | 306쪽 | 1만 3000원
우리는 어떻게 다른 사람들의 머릿속을 읽어내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알 수 있을까. 이 놀라운 능력은 우리를 인간으로 존재하게 하는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경과학자인 저자는 나와 타인을 연결하는 능력의 비밀이 바로‘거울뉴런’이라는 신경세포에 있다고 말한다. 인간을 사회적인 존재로 만드는 ‘비밀’이 책 속에 펼쳐진다.

하늘은 왜 푸를까?
괴츠 횝페 지음 | 장경애 옮김 | 이치 | 416쪽 | 1만 8000원
먼 옛날부터 사람들은 하늘이 왜 푸른지 궁금하게 생각했다.
시대를 막론하고 사람들은 하늘의 아름다움에 사로잡혔고 하늘의 신비로움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하늘의 막강한 위력 앞에서 두려워했다. 저자는 고대 문명을 비롯해 철학과 종교, 신화, 예술 등에 등장하는 하늘의 푸른색에 대해 흥미로운 사실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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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최정규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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