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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대한민국 우주군’ 창설되나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주군을 창설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우주군이 이슈로 떠올랐다. 일반적으로 우주군은 ‘지상에서 100km 고도 이상인 우주 공간을 활용한 각종 군사 활동을 통해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군’을 뜻한다. 


엄밀히 말하면 최초의 우주 작전은 1991년 걸프전에서 이뤄졌다. 이때 정찰위성과 항법위성, 조기경보위성, 통신위성, 기상위성 등이 본격적으로 군사용으로 이용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003년 이라크전에서는 미군이 조기경보위성으로 이라크군의 스커드미사일을 탐지해 추적한 뒤 패트리어트미사일로 방어했으며,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위성으로 정밀 유도무기를 썼다. 또한 전쟁 시 폭증하는 통신과 기상 정보를 위성을 이용해 원활히 활용할 수 있었다. 

 


 

 

美 우주군, 위성에서 얻은 우주 데이터 분석

 

우주군은 우주작전 수행 시 전략, 계획, 작전, 정보 등으로 구분해 임무를 수행한다. 여기서 임무는 대개 공중과 지상, 해상 작전에서 필요한 인공위성을 통해 생산된 우주정보를 제공하는 일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중국, 러시아 등과의 우주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한편, 우주에서도 우세권을 갖기 위해 우주군을 창설하도록 했다고 해석한다. 그만큼 우주군이 탄생하려면 우주강국에 걸맞은 첨단 우주기술을 갖춰야 한다. 


우주군은 우주를 평화적으로 이용한다는 전제 하에 우주공간에서 활동해야 한다. 하지만 미국과 러시아 등 우주기술을 갖춘 국가는 비공격적 군사 행위까지는 보장된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전력을 증강시키고 있다. 핵무기나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는 파괴적인 공격 행위를 제외한 기타 작전 행위는 수행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우주군을 창설하겠다는 발표로 ‘우주군 이슈’를 만든 미국에는 이미 우주군이 있다. 과거에는 국방부 직할 우주사령부를 운영했지만, 현재는 공군 우주사령부를 중심으로 우주군 인력을 양성하고, 우주 전력을 획득하는 등 우주작전 기반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미국 공군 우주사령부는 4성 장군인 사령관을 중심으로 약 4만 명 정도로 이뤄져 있다. 우리나라 공군인력(약 6만 명)의 약 3분의 2가 우주군으로 있는 셈이다. 


미국은 전 세계를 전쟁 수행 가능지역(전장· theater)으로 구분해 전력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평상시에는 유지군 정도로만 운용하다가 긴박한 상황이 발생하면 전력을 증대하는 식이다. 그래서 현재 미국 우주군의 핵심 역할은 인공위성을 운영하면서 우주 데이터를 얻어 전장으로 보내는 것이다. 


미국은 본토에서 인공위성 데이터를 분석하며, 해당 전장에 파견된 우주군이 상황별로 필요한 정보를 요구할 때마다 해당 정보를 보낸다. 전장 입장에서 보면 우주군의 핵심이 인력인 셈이다. 각 전장에서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우주 데이터가 어떻게 반영될 수 있는지 판단해 우주사령부에 정보를 요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쟁 수행 능력은 정보력과 작전력에 달려 있다. 복싱 선수로 따지면 정보력은 눈에 해당하고, 작전력은 주먹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인공위성을 갖춘 우주군이 탄생한다면 이런 정보력과 작전력이 엄청나게 커지는 셈이다. 


우주군이 운용하는 인공위성은 정보 자산, 즉 정보를 생산하는 목적으로 운용되는 영상위성과, 군 작전에 직접 투입되는 위성인 항법위성, 조기경보위성, 통신위성, 기상위성으로 구성된다. 작전위성은 필요 시 군에서 작전에 필요한 활동(신호의 세기나 주파수 변경 등)을 직접 관제하는 등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특히 항법위성은 다른 위성과 달리 특수부대가 별도로 운용될 만큼 매우 중요하게 다뤄진다. 항법위성은 미군이 1960년대 말 개발했고, 미국이 운용하는 항법위성시스템이 GPS다. 현재 모든 국가가 항법위성에서 얻은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심지어 북한에서도 활용한다). 우주군은 적에게 GPS와 동일한 주파수로 전파를 교란하는 GPS 전파교란(재밍·jamming) 등의 공격을 받았을 때 항법위성 데이터를 보호하고 인공위성을 계속 사용하기 위해 보호한다.  


미국 우주군은 공중, 해상 및 지상 작전에 항법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여러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자이언트(GIANT·GPS Interference And Navigation Tool)’다. 적이 GPS 재밍을 시도했을 때 아군에게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고, 자동항법 추천경로 등을 통해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경로와 작전 계획을 자동으로 보여준다.

 

 

 

우주 물체 감시도 우주군의 임무

 

미국 우주군은 인공위성이 안전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우주를 감시하는 임무도 맡고 있다. 우주 감시는 지상이나 우주공간에서 광학, 적외선, 전파 레이더를 활용해 궤도에서 활동 중인 인공위성뿐만 아니라 임무를 다한 인공위성이나 우주물체 등도 감시한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현재 영국과 캐나다 우주군의 핵심 임무는 우주 감시다. 대령급 지휘관이 우주부대를 지휘하는데, 영국은 지상 레이더를 이용하고 캐나다는 우주감시위성을 운영한다. 우주 감시 정보를 획득해 미국과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인공위성을 포함한 우주 자산은 우주군의 매우 중요한 핵심 전력으로 떠올랐다. 미국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 등 우리나라의 주변국들이 우주 자산을 갖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는 위성 100여 기를 군사적으로 활용하고 있고, 중국과 일본은 위성 수십 기를 군용으로 운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공위성을 우주공간에서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도록 우주쓰레기 등 우주 물체 감시를 위한 ‘우주상황 인식(SSA·Space Situational Awareness)’이 국제적으로 매우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영국, 캐나다처럼 초기에는 우주 감시 중심의 우주군을 만들고, 점차 그 능력을 확대해 군 독자위성 운용 능력을 갖추는 단계로 발전해야 할 것이다.

 

 

 

한국 우주군 창설 준비해야

 

대한민국 우주군은 탄생할 수 있을까. 아직까지는 매우 미미한 수준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공군을 중심으로 우주군의 역할을 일부 수행하고 있다. 한국 우주군은 미국 우주군과 연합해 미국에서 생성한 우주정보를 바탕으로 한국군의 작전에 필요한 정보를 전달해 주는 정도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우리 작전 수행에 필요한 우주 정보를 우리가 직접 생성해 활용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정치외교적인 관점을 제쳐 두고 과학적인 관점에서만 보면 우주군이 탄생하기 위해 먼저 다른 우주 강국들과 어깨를 견줄 수 있을 만큼 우주기술 수준을 높여야 한다. 가령 미국뿐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이 항법위성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것처럼 말이다. 러시아는 ‘글로나스(GLONASS)’를, 중국은 ‘베이더우(北斗)’를 각각 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항법 데이터는 물론, 미국에서 제공하는 영향성 정보를 대부분 공유하고 있다. 다만 자동항법 추천경로 등 주요 정보는 미군이 단독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민간연구소 등과 협력해 이런 능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세계 최강 IT 기술을 국방에 반영할 수 있도록 민군 소통의 기회가 더욱 활발해져야 하는 이유다. 


날아오는 미사일의 화염을 포착해 발사지와 경로, 낙하지점을 예상하는 조기경보위성 기술도 마찬가지다. 이 기술은 예를 들어 손흥민 선수가 찬 축구공을 다른 선수가 다른 축구공을 차서 맞히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다. 예전에는 지상국에서 데이터를 분석했지만 지금은 위성 자체에 분석은 물론 정보를 보낼 수 있는 기능이 있다. 해당 부대는 이 정보를 수신해 패트리어트미사일이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발동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미사일 요격 기술을 보유하고는 있다. 하지만 지금보다 미사일 요격 적중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레이더, 로켓, 항법, 센서 등 다방면에서 더욱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다.


주변국들은 우주작전 수행 능력이 증대됨에 따라 우리를 손바닥 보듯 내려다 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춰가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주요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최소한 상대국의 어떤 위성이 언제 지나가는지 정도의 정보는 독자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군 통신위성은 GPS 재밍처럼 전자적 통신 환경이 열악한 상황에서도 우리 군이 정보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전시 상황에서는 늘어나는 통신량도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통신위성은 대개 정지궤도(고도 약 3만5786km)에 있는 만큼 정지궤도에서 위치를 확보하는 문제도 있다. 그래서 미국이 초기 통신위성인 ‘릴레이 위성(Relay Satellite)’을 저궤도에 쏘아 올린 것처럼 우리나라 환경에 적합한 위성 개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우주력’은 그 국가의 브랜드라고 볼 수 있다. 우주력이 높으면 상대국가에서 함부로 도발하지 못할 것이므로 평화를 유지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평화를 사랑하는 자, 전쟁을 준비하라’는 말이 있다. 다가오는 미래에는 우주공간 활용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다. 따라서 우주 인력과 우주기술력 확보, 국가 우주 예산 증액 등 우주강국을 위한 노력을 더욱 증대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우주군’ 창설을 위한 노력 역시 지금부터라도 꾸준히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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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김학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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