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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 - 영구기관, 에너지보존법칙에 어긋난다

발명가들의 영원한 꿈, 영구기관은 왜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열역학 제1, 2법칙을 통해 그 이유를 알아보자.

얼마 전까지 '인간시대'라는 평범한 사람을 주인공으로 하는 TV 다큐멘터리가 있었다. 그 주인공들 중에 에너지보존법칙만 알았다면 귀중한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 않았을 안타까운 경우가 있어 소개한다.

이름은 기억되지 않지만 한 젊은이는 의욕적으로 자동차의 기름을 절약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하고 있었다. 이러한 연구가 으례 그러하듯이 그 원리라는 것이 언뜻 보기에는 그럴 듯하다. 내용인즉, 아파트의 옥상에 환풍용으로 쓰이는 대형 바람개비를 자동차의 지붕에 이고 다니는 것이다. 그러면 자동차의 속도로 인한 상대속도에 의해 바람이 불 것이고 이 바람이 환풍용의 바람개비를 돌린다. 바람개비는 바람이 없는 날도 차가 움직이기만 하면 돌 것이므로 그 바람개비의 회전 운동에너지를 바퀴에 전달하면 그렇게 하지 않는 것보다 에너지가 절약된다는 것이다.

영구기관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림1) 부력을 이용한 영구기관
 

그 젊은이는 자기의 아이디어가 옳다는 확신에 중고차와 환풍기를 구입하여 자동차를 개조했다. 그리고 그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서 시내를 다니면서 자동차의 연비(기름 1L에 달리는 거리를 ㎞로 나타낸 것)를 기록하며 그렇게 하지 않은 경우와 비교했다. 결과는 좀체로 기름이 절약되지 않는 것으로 다큐멘터리는 끝을 맺었다.

그 젊은이는 학교에서 가장 보편적이고 빈번하게 취급되는 에너지 보존법칙을 이해했다면 그렇게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만약 그 아마추어 발명가의 의도대로 자동차가 동작하여 기름이 절약되었다면 그것은 에너지가 공짜로 생긴 것이고 명백히 에너지 보존법칙에 어긋난다. 따라서 과정이 아무리 그럴 듯해도 이는 성공할 수 없다.

이와 같이 에너지의 공급이 없는데도 계속 동작하는 기계를 제 1종 영구기관이라고 하는데 이는 에너지 보존법칙에 어긋나므로 만들 수 없다.

과거에도 수많은 아마추어 과학자들이 영구기관을 발명하기 위해서 청춘과 재산을 날린 경우가 많았다.

그 중에 부력을 이용한 경우로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그림 1)과 같이 커다란 물탑에 속이 빈 밀폐된 가벼운 통을 튼튼한 줄에 여러개 매달아 아래로부터 물속에 들이 밀면 물속에 잠긴 물통은 부력을 받아 위로 뜨게 되고 그 힘으로 줄은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한다는 것이다. 언뜻 보면 그럴듯도 하지만, 이것 역시 영구기관이다. 부력에 의해 물속에 있는 속이 빈 통이 뜨는 것은 사실이나 그 통이 물밑으로 들어오기 위해서 물의 압력을 견뎌야 하는데 그 힘은 물통이 받는 부력보다 크기 때문에 이는 설명대로 동작하지 않는다.

영구자석을 이용한 다른 예도 있다. (그림 2)와 같이 강력한 자석에 의해 쇠공을 빗면 위로 끌어 올리고 그 공이 빗면의 꼭대기에 이르렀을 즈음에 구멍을 뚫어 놓으면 공은 그 구멍에서 아래로 떨어져서 다시 빗면의 아래쪽으로 공이 굴러가도록 기울기를 조정해 놓는다. 그러면 다시 강력한 자력에 의해서 빗면으로 쇠공이 끌려올라 오고 다시 구멍으로 떨어져 쇠공은 같은 운동을 반복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빗면으로 쇠공을 끌어 올릴 정도의 자력이면 그 쇠공은 구멍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그림2) 자석을 이용한 영구기관
 

열역학 제2법칙

기체에 열을 가하여 기체분자들의 운동에너지를 증가시키고 그 기체분자들로 하여금 피스톤을 밀게 하여 역학적에너지를 얻는 기계를 열기관이라고 한다. 역학적에너지를 계속 얻기 위해서 피스톤을 밀게만 할 수는 없으므로 다시 피스톤을 원위치로 오게 하기 위해서는 팽창된 기체의 열을 빼앗아 기체의 부피를 원래대로 줄여야 한다. 따라서 피스톤 안에 갇혀 있는 일정한 양의 기체에 열을 주어 팽창시켰다가 냉각시키는 작업을 반복하면 피스톤을 계속 운동시킬 수가 있다.

이때 열을 많이 줄수록 기체가 맹렬하게 팽창하여 피스톤이 힘차게 운동하고 열을 많이 빼앗아 갈수록 강하게 수축한다. 열을 많이 주려면 가열할 때의 온도가 높아야 하고 열을 많이 빼앗으려면 식힐 때의 온도가 낮아야 한다. 따라서 기체를 가열할 때와 식힐 때의 온도 차이가 클수록 피스톤은 힘있게 움직이다.

어떤 이상기체의 압력과 부피가 (그림 3)의 그래프와 같이 변할 때 각각의 경우에 대한 상황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A에서 B로 변하는 경우는 부피가 일정한 상태에서 압력이 증가하므로 '정적변화'라고 하며 피스톤을 고정한 채로 열을 가하면 가한 열이 모두 기체의 내부에너지를 증가시켜 온도가 올라가고 압력이 증가한다.

B에서 C로 변하는 경우는 압력이 일정한 상태에서 부피가 증가하는 경우이므로 '정압팽창'이다. 고정된 피스톤을 개방시키면 압력이 줄면서 팽창하므로 정압팽창이 되지 못한다. 높은 압력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부피를 증가시켜야 하므로 피스톤을 개방하기 전에 피스톤 위에다 피스톤 내부의 압력과 비기도록 추를 올려놓는다. 그런 다음 피스톤을 개방하고 서서히 열을 가하면 추와 피스톤을 밀면서 부피가 늘어나게 되고 이 때 가한 열은 기체의 온도를 높이는 데와 추를 밀어 올리는 일을 하는 데 쓰인다.

C에서 D로의 변화는 기체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부피를 증가시키는 것이므로 '등온변화'라고 하며 기체의 부피와 압력은 반비례한다. 즉 보일의 법칙이 만족되는 구간이다. 온도가 변화하지 않으므로 기체분자들의 운동에너지가 변하지 않고 내부에너지가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부피가 팽창하여 외부에 일을 하므로 외부에 하는 일만큼 열을 보충해 주어야 한다. 실제로 피스들 위에 있는 추를 한개씩 내릴 경우에도 같은 형태의 그래프가 되지만 외부에 하는 일 때문에 온도가 내려간다. 따라서 일하는 만큼의 열을 주어야 한다.

D에서 E로의 변화는 압력이 낮아지면서 부피가 줄어드는 변화이므로 등온변화와 비슷하지만 외부와 열을 차단한 상태에서 부피가 팽창하는 것이므로 '단열팽창'이라고 한다. 이 경우 외부에 일을 하는 만큼 내부에너지가 감소하고 온도가 내려간다. 피스톤 위의 추를 순차적으로 내리면 단열팽창이 된다.

단열팽창에 의해 기체의 온도가 내려가는 경우는 일기변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저기압의 중심으로 밀려온 공기는 상승하게 되는데 높이 올라갈수록 기압은 낮아지므로 상승한 공기는 단열팽창을 한다. 그래서 온도가 이슬점이하로 내려가면 구름이 생기고, 따라서 저기압에서는 날씨가 흐리고 비가 오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E에서 원위치인 A로 가기 위해서 일정한 압력에서 부피가 감소해야 하므로 등압수축이라고 할 수 있으며 기체를 식혀 주어야 한다.

이렇게 기체가 한 바퀴 돌아 원위치에 왔다면 그 사이에 이 물체가 외부에 한 일은 그래프의 내부 면적과 같다. 즉 부피가 팽창할 때는 그 그래프의 아래 면적만큼 일을 했고 기체가 수축할 때는 그래프의 아래 면적만큼 일을 받아야 하므로 결국은 내부면적 만큼이 이 기체가 외부에 알짜로 하는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기체의 성질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고 실제의 열기관에서 그와 같은 과정을 따르는 것은 아니다.
 

(그림3) 이상기체의 변화그래프
 

열효율 100%는 불가능

열기관은 외부에서 열을 받아 그 일부를 역학적 에너지로 바꾸고 다음 동작을 위해 기체를 식혀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게 해야 하므로 받은 열을 모두 일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때 받은 열에 대한 한 일의 비율을 열효율이라고 하는데 열효율이 100%가 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만약 열효율이 100% 인 열기관이 있다면 이는 에너지 보존법칙인 열역학 제 1법칙을 위반하지 않지만 열역학 제2법칙을 위반하게 되고 이를 제2종 영구기관이라고 한다.

열역학 제 2법칙에 의하면 열은 일로 완전히 바뀔 수 없으나 일은 열로 완전히 바뀔 수 있다. 열을 일로 바꾸려면 열기관이 필요하고 공급될 열을 모두 일로 바꿀 수가 없지만 일이 열로 바뀌는 것은 시간만 지나면 자연적으로 100%가 바뀐다.

역학적 에너지라는 것은 미시적인 관점으로 볼 때 질서있는 에너지이다. 즉 1백m/초로 움직이는 돌멩이는 그 돌멩이를 이루는 모든 분자들이 같은 방향으로 속도 1백m/초의 운동에너지를 갖는다. 그러나 이것이 벽에 부딪혀 산산이 쪼개지면 우선 모든 조각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난잡해지고 각각의 분자들의 개개 운동에너지로 분산되므로 최초의 평행이동 에너지가 난잡한 열에너지로 변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이지만 그 현상의 역(逆)은 스스로 일어나지 않는다. 즉 서로 떨어져 있던 돌들이 식으면서 서로 붙어 한쪽으로 평행이동 하는 경우란 성립될 수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것을 비가역변화라고 하는데, 이는 우주변화의 방향을 지정해 준다.

이 우주에 있는 여타의 에너지는 시간이 갈수록 열에너지로 변하고 그 열에너지는 온도가 높은 곳에서 온도가 낮은 곳으로 이동하며 그 역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우주의 온도가 모두 같아져 열적인 평형을 이루게 되면 더 이상의 변화는 일어나지 않고 열적으로 우주에 종말이 온다. 물론 그러기 훨씬 전에 태양의 온도와 지구의 온도가 같아질 것이고 지구에는 더 이상 생물이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함께 생각합시다.

1. 시계방이나 구두점을 지나다가 보면 계속 같은 동작을 반복하며 움직이는 장치를 볼 수 있다. 이것들은 영구기관이 아닌가?

2. 폭포 위를 흐르는 물은 아래를 흐르는 물보다 위치에너지가 더 크다. 이 물이 낙하하면 열에너지로 변해서 물의 온도를 상승시킨다. 그러면 높이가 1백m인 어떤 폭포물의 온도는 그 낙하로 인하여 얼마나 높아질 것인가?

해설

1. 그러한 장치들을 보고 있으면 에너지의 공급이 없는데도 계속 움직이므로 신기해 보인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상당히 무거운 추가 진동하면서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질량이 큰 추는 웬만한 공기의 저항에도 상당히 오랫동안 운동이 유지된다. 대표적인 예가 푸코진자이다. 이것은 추의 질량이 크고 속도가 적어 공기의 저항을 조금밖에 받지 않아서 하루종일 움직인다.

이와같이 질량이 큰 추를 달아 진동시키면 한 두시간 정도는 움직일 수가 있고 정지하면 다시 흔들어 놓으면 된다. 쇼윈도에서 두시간이나 보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그렇지 않다면 이는 약간의 에너지를 공급하는 전지가 속에 내장되어 있거나 에너지를 공급하는 도선이 은밀하게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이 많다. 어찌됐든 에너지는 보존돼야 하고 시계방이나 구두점의 진열대에는 공기의 마찰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그로 인해 나는 열을 보충하지 않고는 계속 운동하는 것이 불가하다.

2. 1㎏의 물이 1백m에 있을 때 위치에너지는 약 9백80J이며 이는 1백96㎈이다 1㎏의 물에 1백96㎈의 열을 주면 온도가 0.196℃ 만큼 상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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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이희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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