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이 없었다면 오늘날 병원에서 많이 쓰는 X선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도 없었을 것입니다. 여기에는 프랑스 수학자 장 바티스트 조제프 푸리에가 만든 ‘푸리에 변 환’이라는 수학공식이 들어가 있습니다.
DNA 배열처럼 가시광선 파장보다 짧고 미세한 구조는 눈은 물론 광학현미경으로도 볼 수 없습니다. 푸리에는 이런 미세구조를 눈에 보이는 이미지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합니다. 파장이 짧은 X선을 쏘아주면 물체에 부딪친 뒤 복잡한 주파수의 빛이 튀어나옵니다. 이 복잡한 함수를 간단한 파동의 합으로 바꾸는 공식이 푸리에가 개발한 ‘푸리에 변환’입니다. 푸리에 변환은 자기공명영상(MRI) 같은 첨단의료장비뿐 아니라 파도가 방파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 전파나 목소리 분석, 소음 제거 등에 폭넓게 쓰이고 있습니다.
우리 몸 구석구석 피의 흐름을 계산하는 수학공식도 있습니다. 프랑스의 물리학자 클로드 루이 나비에와 아일랜드의 수학자 조지 스토크스가 1822년에 만든 나비에-스토 크스 방정식입니다. 혈액 속 3차원 공간에서 피가 x, y, z 각 축으로 흐르는 속도를 편미분 방정식을 풀어서 근사치를 구할 수 있습니다. 이 방정식을 이용하면 피뿐만 아니라 공기, 물처럼 점성이 있는 모든 유체의 흐름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 방정식이 완전히 맞는지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 증명 이 클레이 수학연구소가 현상금을 건 새천년 (밀레니엄) 7대 난제 중 하나일 정도로 무척 어렵습니다. 아직 맞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쓰고 있냐고요? 실제 현상과 상당히 일치하거든요. 그래서 공학 분야, 즉 비행기 날개를 설계할 때나 자동차를 유선형으로 디자인할 때, 날씨를 예측할 때 등에 아주 유용하게 쓰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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