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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팔다리가 예술성 더한다
피겨스케이팅은 체조처럼 평균보다 키가 작고 팔다리 길이도 짧은 사람이 유리하다. 키가 너무 크면 무게중심이 상대적으로 가슴 위쪽에 위치해 균형을 잡기가 더 어렵고 체력도 많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피겨스케이팅 선수의 이상적인 키는 165cm 이하다.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는 키 164cm로, 170cm에 가까운 서양 선수들보다 피겨스케이팅을 하기에 더 알맞다.
그러나 피겨스케이팅은 기술력만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빙판 위에서 얼마나 아름다운 춤을 선보이느냐, 자신의 감정을 음악에 맞춰 어떻게 표현하느냐도 역시 중요하다.
키가 작고 팔다리가 짧은 사람은 고난도 점프에 유리하지만, 팔다리가 늘씬하고 긴 사람에 비해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다. 송주호 박사는 “피겨스케이팅이나 리듬체조처럼 신체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스포츠일수록 팔다리가 다소 길고 동작이 커야 한다”며 “김연아의 긴 팔다리는 연기를 더 돋보이게 한다”고 말했다. 김연아가 기술력과 예술성을 동시에 갖춘, 유례없는 선수로 불리는 건 괜한 말이 아니다.
“김연아의 속근과 지근 비율은 6:4”
김연아는 피겨스케이팅에 알맞은 근육도 타고났다. 사람의 근육에는 속근과 지근이 있다. 일반적으로 지름이 큰 속근은 힘이 더 세고, 미토콘드리아가 많아서 에너지를 빨리 만든다. 지근은 가늘어 큰 힘을 내지는 못하지만, 에너지를 더 오래 만들 수 있다. 속근과 지근의 비율은 선천적으로 결정된다. 흔히 흑인이 속근 비율이 높아 단거리 달리기에 유리하다고 한다.
피겨스케이팅은 순발력과 지구력이 모두 중요하다. 점프나 회전을 할 때 강력한 힘을 내야 하지만, 최고 5분에 달하는 경기 시간 동안 지치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속근과 지근의 적정한 비율이 중요하다.
송주호 박사는 “속근과 지근의 비율을 직접 측정할 수는 없지만, 점프력이나 경기 끝까지 실수하지 않는 집중력을 봤을 때 선천적으로 타고난 피겨스케이터인 것 같다”며 “속근과 지근의 비율이 6:4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김연아는 여러모로 신이 내린 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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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인 이상화는 불리하다
쇼트트랙은 상대 선수를 견제하고 종종 몸싸움을 벌인다. 이 때 순발력을 발휘해야 하므로 키가 너무 크면 불리하다. 그에 비해 스피드스케이팅은 상대 선수를 견제하거나 몸싸움을 벌일 필요가 없다. 오히려 상체 근력을 발달시켜 앞으로 나가는 추진력을 보태야 한다. 그래서 서양인 같이 키가 클수록 유리하다. 근육량과 절대근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상화 선수의 키는 163cm로 한국인 여성 평균(약 161cm)보다는 크다. 그러나 함께 경쟁하는 유럽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170cm 이상이다. 동양인 이상화는 김연아와 달리 체격적으로 너무 불리하다. 그저 혹독한 훈련으로 ‘타고난 불리함’을 극복한 것이다.
이상화는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2010년에 비해 체중을 3kg 가량 줄인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체지방이 감소한 대신 허벅지는 3cm 가량 더 굵어지는 등 상대적으로 근육은 늘면서 단거리 스케이팅에 더욱 적합한 몸으로 바뀐 것이다.
발목 유연해 얼음을 끝까지 밀어낸다
이상화 선수는 탄탄하고 굵은 허벅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목이 가늘다(아쉽게도 측정 기록은 없고 전문가들의 평가다). 온몸의 근육을 키워 얼음을 힘껏 밀어내야 한다면서, 발목만은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발목은 전신 근육에서 만들어낸 힘이 모여 최종적으로 얼음을 밀어내는 부위다. 한번 발을 내디딜 때 얼음을 최대한 오래 밀어야 전신 근력을 낭비하지 않고 최대의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이 때 발목이 유연해야 발목을 최대한 앞으로 굽히면서 얼음을 오래 밀 수 있다. 만약 발목이 더 이상 굽혀지지 않으면, 전신 근력을 다 전달하지도 못한 채 발을 얼음판에서 떼야 한다. 송홍선 박사는 “두꺼운 발목보다는 가는 발목이 아무래도 더 유연하다”며 “발목 두께는 후천적으로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스피드스케이팅 꿈나무 선수를 뽑을 때 발목을 잘 관찰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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