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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그녀들을 최고로 만든 ‘물리 스킬’




● 예쁜 점프 만드는 최적의 타이밍을 안다

방송을 통해 김연아의 경기를 보다 보면 “쉭~ 쉭~”하는 소리가 들린다. 워낙 빠르기 때문이다. 현장 중계를 하는 카메라 감독들은 “카메라로 쫓아가기가 버겁다”고 말할 정도다.

김연아의 ‘명품 점프’는 빠른 스피드 덕에 만들어진다. 빠르게 달리는 김연아는 애초에 선운동량이 크다. 회전하는 물체의 운동량을 ‘각운동량’이라고 하는데, 다른 선수들이 점프에 대한 부담감으로 주춤할 때 그녀는 선운동량을 그대로 각운동량으로 전환한다. 두 팔을 한쪽으로 감았다가 펼치거나, 미리 반바퀴를 돌아 회전 효과를 얻는다.

한 발을 얼음 위에 찍고 도약하면, 최대한 관성모멘트를 줄여야 빨리 회전할 수 있다. 관성모멘트란 회전에 대한 저항성이다. 질량이 회전축에 가깝게 모일수록 관성모멘트가 작아지고, 멀리 분포할수록 관성모멘트가 커진다. 즉 팔과 다리를 몸의 무게중심에 최대한 가깝게 오므려야 하는 것이다. 착지할 때는 팔과 다리를 벌려 관성모멘트를 크게 만들어서 회전을 멈춘다.

실제로는 관성모멘트를 마음대로 조절하기가 쉽지 않다. 김찬주 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는 “최대 원심력이 중력의 네 배까지 생기기 때문에 공중에서 팔을 오므리거나 벌리는 게 어렵다”며 “팔을 오므리는 시점에 따라 점프와 회전이 다르게 보이는데, 김연아는 가장 아름다운 점프를 만드는 최적의 타이밍을 잘 아는 선수인 것 같다”고 말했다.


 

 

● 마찰력을 마음대로 조절한다

100분의 1초를 다투는 스피드스케이팅은 출발부터 달리는 듯한 자세로 발동작을 빠르게 한다. 체격 조건이 불리한 이상화는 다른 선수들이 발동작을 10번 할 때 12번 안팎을 해내는 것을 목표로 속도와 힘을 높였다. 동작 수가 늘면서 앞으로 나가는 추진력이 커져 초반 기록이 눈에 띄게 단축됐다. 실제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초반 100m 기록이 10초29였는데, 최근 경기에서는 100m를 10초20 안팎으로 끊고 있다.

선수의 속도가 초속 6~7m가 되면 본격적으로 스케이팅 동작을 취한다. 빙판과의 마찰력을 높여 반작용으로 추진력을 얻는 ‘푸시오프’와 마찰력을 줄여 앞으로 미끄러지는 ‘활주’, 두 가지 동작이 있다. 푸시오프는 다리를 힘껏 밀어 추진력을 얻는 과정이다. 스케이트 날 전체가 빙면을 밀어내도록 뒤꿈치로 힘을 주는 훈련을 한다.

하지만 발동작이 너무 많으면 스피드가 떨어진다. 오른발을 밀면 무게중심이 왼쪽으로 이동하고, 왼발을 밀면 무게중심이 오른쪽으로 이동한다. 이때 무게중심 궤적을 그리면 사인 곡선이 되는데, 주기가 너무 짧으면 효율이 떨어지는 것이다. 이상화는 발동작 수를 높이면서도 효율이 너무 낮지 않은 최적의 스케이팅을 한다고 볼 수 있다.

한쪽 발이 푸시오프 동작일 때 다른 발은 활주 동작을 취한다. 이 발은 빙판과의 마찰력을 최소로 만들어야 한다. 몸으로 스케이트 날을 누르는 듯한 동작으로, 무게중심과 스케이트가 일직선이 돼야 한다. 이상화는 이 모든 동작이 2010년에 비해 더 정확해졌다.


● 위치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바꾸는 곡선주로

‘곡선주로는 가속하는 구간이고, 직선주로는 쉬는 구간’이라고 표현할 만큼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곡선주로를 잘 달리는 선수가 경기에서 유리하다. 곡선주로도 푸시오프와 활주 동작을 취하지만, 트랙을 반시계 방향으로 돌기 때문에 푸시오프는 오른발로만 할 수 있다. 트랙 안쪽에 위치한 왼발은 아웃에지로 활주동작을 주로 취한다.

오른발이 푸시오프를 끝내고 앞으로 돌아와 빙면에 닿을 때, 신체 중심이 급격히 낮아진다. 자세를 낮추며 트랙 안쪽으로 기울여야 구심력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신체중심의 위치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바꿔 추진력을 더하는 방법이다.


직선주로에서 곡선주로로 접어들 때 많은 선수가 원심력을 이기지 못해 밀려나거나, 넘어질까 봐 두려워 속도를 줄인다. 이상화는 곡선주로가 더 급한 쇼트트랙에서 연습해 원심력을 이기는 훈련이 잘 돼 있다. 몸에 강한 밴드를 감고 지상에서 훈련하기도 한다. 타고난 강심장으로, 오히려 곡선주로를 과감하게 돌파하는 것도 이상화의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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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우아영 기자
  • 기타

    [일러스트] 박장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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