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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3. 가상 도둑 잡으며 학습한다

100만달러짜리 U-러닝 프로젝트

Case 1_ 너는 형사, 나는 생물학자

미국 보스턴 과학박물관에 비상벨이 울린다. 도난사고가 발생했다는 뜻이다. 학생 6명이 한 조로 생물학자, 공학자, 형사 등의 역할을 나눈다. 무엇이 없어졌는지, 어떤 수법을 썼는지를 파악해 도둑을 잡아야 한다. 박물관 곳곳의 가상인물과 인터뷰를 하고 전시관이나 전시물에서 단서를 찾아 나선다. 몇 가지 과학실험을 가상으로 수행한 끝에 드디어 도난 현장에서 지문을 발견한다. 발견된 단서를 지문검색시스템에 넣어 범인을 찾아내는데 성공한다.
 

이 시나리오는 미국 보스턴 과학박물관에 구현된 증강현실 시뮬레이션인 ‘미스터리@더 뮤지엄’(Mystery@the Museum)이라는 프로그램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이 추진하고 있는 U-러닝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인 ‘MIT 증강현실 시뮬레이션’(education.mit.edu/ar)의 예다. 포켓PC와 GPS를 이용해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효과적으로 연계하며, 그룹 게임 형태로 진행한다. 박물관뿐 아니라 대학 캠퍼스, 지역사회 등 실제공간에서 문제가 일어나고 참가자들은 GPS를 이용해 이런 공간을 돌아다니면서 수집한 자료를 종합해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한다.


U-러닝은 유비쿼터스 기술을 학습에 도입하는 것이다. 즉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학습자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인식된 정보를 바탕으로 가장 알맞은 학습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상황인지기술, 대용량의 유·무선통신기술, 실감형 콘텐츠, 임베디드 시스템(embedded system), 텔레매틱스(차량 무선인터넷 서비스), 위치기반서비스(LBS) 등의 유비쿼터스 기술을 이용해 학습 효과를 높이고 교사와 학생 간의 의사소통을 지원하며 학습자의 창의성을 증진시키기 위한 많은 노력이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Case 2_ PDA에 병원균을 퍼뜨려라


교사가 학생들이 모르는 사이에 몇 명의 학생에게 ‘질병’을 퍼뜨린다. 적외선 통신기능을 이용해 ‘병원균’을 감염시킨 것이다. 물론 사람이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PDA가 ‘병원균’에 감염된다. 학생끼리 서로 접촉하는 과정에서 ‘병원균’이 점점 퍼진다. 감염된 학생과 만난 학생만 ‘병원균’에 전염되고, ‘병원균’에 처음 감염될 때는 잘 모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감염사실을 안다. 결국 학생들은 자신이 누구를 만났는지 유추하는 과정에서 병원균의 잠복기, 유포 경로와 방법 등을 배울 수 있다.


이 내용은 미시간대가 PDA에서 구현한 ‘쿠티즈’(Cooties)라는 교육용 프로그램이다. 질병이 퍼지는 과정을 학생들이 함께 시뮬레이션으로 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미시간대가 1999년부터 6년간 PDA를 활용한 Hi-CE 프로젝트(www.handheld.hice-dev.org)를 진행한 결과물 중 하나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미국의 국가 표준과 각 주의 표준을 기초해 교육과정을 분석했으며 중요하고 어려운 부분을 중심으로 PDA를 활용하는 전략을 수립했다. 관련 콘텐츠도 개발했고 프로그램 운영교사도 연수시켰다.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PDA는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고 무선통신도 가능해 학습에 유용하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지식을 제시하는 도구, 필기도구, 자료를 수집하고 통합하는 도구, 협력학습과 의사소통의 도구, 평가도구로 PDA를 활용했다.

 

PDA는 휴대할 수 있고 무선통신도 가능해 학습에 유용한 도구다. 미국 미시건대, MIT 등이 추진하는 U-러닝 프로젝트에서 중요하게 쓰이고 있다.


Case 3_ 먹고 먹히는 물고기 먹이사슬 체험
 

어떤 학생은 큰 물고기, 다른 학생은 작은 물고기의 역할을 한다. 물론 학습자가 갖고 있는 PDA가 물고기 역할을 한다. 큰 물고기가 된 참가자는 생존하기 위해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어야 하고, 작은 물고기가 된 참가자는 살아남기 위해 큰 물고기를 피해 다닌다. 임무는 가능한 한 많은 수의 물고기들이 살아남으면서 생태계 균형이나 종의 다양성을 유지시키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PDA에 실시간으로 나타나는 수치와 그래프를 이용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신이 속한 군집의 크기를 계속 확인할 수 있다.


MIT 미디어랩이 만든 ‘큰 물고기-작은 물고기’(Big Fish-Little Fish)라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다. 포식자와 피식자가 함께 사는 어류생태계에 대한 이 프로그램은 교실이나 실외에서 진행할 수 있다. 학생들은 포식자와 피식자의 역학관계, 과잉어획, 종 다양성, 진화 등의 개념을 배울 수 있다.


MIT 미디어랩이 추진하는 U-러닝 프로젝트의 하나로 PDA를 교육에 활용하는 ‘참여 시뮬레이션’(education.mit.edu/pda)의 좋은 사례다. 참여 시뮬레이션은 미국 과학재단(NSF)의 지원을 받아 2003년부터 3년 동안 진행돼 온 100만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학생들이 PDA를 이용해 학습참여, 학습동기,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을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는지 실험했다. 학생 그룹이나 학급 전체가 PDA에서 작동하는 6개의 참여 시뮬레이션 학습프로그램을 학교수업의 일부로 활용하고 있다. 활동 과정에서 학습자는 스스로 게임에 포함된 학습개념이나 원리를 찾아낸다. 교사가 먼저 개념을 도입해주고 나중에 토의를 진행해 전체 과정이 하나의 학습으로 구성된다.

 

PDA를 이용해 큰 물고기나 작은 물고기가 돼 보는 역할 놀이는 해양생태계를 이해하는 좋은 방법이다.


Case 4_ 지하철서 자료 보는 싱가포르 미래교실


루시는 교실 의자에 앉은 뒤 태블릿 PC에 로그인해 수업을 받는다. 출석은 전파식별(RFID) 방식으로 자동 확인된다. 전자교과서를 이용해 수업이 진행되고 교실 벽은 학습 내용에 따라 수시로 바뀐다. 마지막 수업은 사람의 혈액에 대해 배우는 과학시간. 자신의 혈액을 채취해 제출한 뒤 집으로 돌아간다.
 

집에 있는 스크린에서 가족 스케줄, 날씨, 교통상황 등을 확인하고 학교의 과학교사와 화상회의를 한다. 혈액에 대한 개괄적인 자료를 휴대용 메모리에 내려받고 지하철역으로 향한다. 지하철 내부 벽에는 태블릿 PC가 있어 내려받은 자료를 검토한다. 실험실에 도착해 자신의 혈액 분석결과를 확인하고 원격으로 미국 혈액 전문가의 해설을 듣는다. 집에 돌아가는 도중 카페에 들러 친구들과 그룹 토의를 한다.
 

싱가포르에서 마련한 ‘미래교실’의 시나리오다. 싱가포르 교육부 산하 국립교육연구소는 미래교육을 대비해 ‘BackPack.net’이라는 부설 연구소(www.backpack.com.sg)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개인별로 PDA를 휴대할 수 있는 환경, 태블릿 PC의 교육적 활용, 무선인터넷 환경 등에 대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미래교실’을 만들어 미래의 교육환경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미래 학교에서는 자신의 혈액분석 결과에 대해 원격으로 미국 혈액 전문가의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사진은 싱가포르 미래교실 시나리오의 하나로 지하철 벽에 있는 태블릿 PC에서 자료를 찾아보는 모습.


Case 5_ 국내 초등학교서도 가능성 탐색
 

“개발 중에 있는 다음 제품 중에서 10년 후에 실용화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을 골라주세요.” 학생이 지역사회에 나가 설문조사를 하는 문항 중 하나다. 설문 문항은 학생의 태블릿 PC에 들어있고 답은 응답자가 보기 중에서 선택하거나 글로 쓴다.

결과는 학교의 서버로 자동 전송돼 그래픽으로 정리된다. 각자 태블릿 PC에서 학습한 내용에 대한 온라인 문제를 푼 뒤 채점 결과를 무선으로 받는다. 개인별로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바로 확인해 부족한 부분을 교사에게 지도받는다.

 

서울 신학초등학교의 사례다. 신학초등학교는 사회, 수학, 과학 수업에서 유비쿼터스 기술을 초등학교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지난해부터 초등학교 1개, 중학교 1개, 고등학교 7개 등 연구학교 9개를 지정해 U-러닝의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이들 연구학교에는 무선인터넷 학습환경을 구축하고 교사와 학생에게 U-러닝 학습지원도구로 PDA나 태블릿 PC, 전자칠판을 지원했다. 원활하게 학습 콘텐츠를 뒷받침하기 위한 서버, 온라인으로 학생들의 출석, 성적, 진도 등을 관리하는 시스템(LMS) 등도 제공했다.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렸을 때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APEC IT전시관에 U-러닝이 실현된 미래교육 현장을 마련했다.


미래 가정에서 디지털TV와 화상카메라를 이용해 원격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미래 교실에서는 가상현실 기술로 구축한 가상스튜디오를 활용해 실감나게 체험하며 학습한다.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이용하는 전자책, 전자책을 볼 수 있는 디지털도서실, 자유롭게 자료를 휴대기기에 내려받거나 휴대기기에서 자료를 전송할 수 있는 U-테이블,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매직미러 등도 전시됐다.


지난 3월 정보통신부에서 확정 발표한 U-코리아 기본계획에 따르면 한국은 2010년까지 세계 최초로 유비쿼터스 사회의 실현을 목표로 빠르게 변화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수년 내에 언제, 어디서나, 어떤 단말기로도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시대가 올 것이란 뜻이다.


유비쿼터스 기술은 지능화된 학습환경과 학습공간의 확장, 학습자 중심의 개인화된 서비스 등 교육에 있어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런 U-러닝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그 효과를 검증해 부작용을 줄이면서 우리 교육환경에 맞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U-러닝은 기술이 중심이 아닌,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는 프로젝트다.
 

학생들이 가상스튜디오를 이용해 탑골공원의 역사를 실감나게 체험하여 학습하는 장면. 지난해 11얼 APEC IT 전시관에서 선보였다.


임베디드 시스템

미리 정해진 특정한 기능을 수행하는 소프트웨어를 내장시킨 시스템. 비행기의 자동항법장치, 자동차 내 잠김방지브레이크(ABS), 스마트카드 칩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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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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