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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X선에서 전파까지 합동수색작전

세계 천문학 이끄는 '새벽의 7인'

우리는 태양에서 가장 많이 오는 빛(가시광선)에 익숙하다. 인류가 햇빛을 더 많이 볼수록 포식자를 피해 생존하는 데 유리했기 때문에 이런 방향으로 진화한 것이다. 허블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멋진 우주 사진도 대부분 가시광선 작품이다. 하지만 드넓은 우주에서는 우리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영화를 보면 투명인간을 찾기 위해 적외선 감지용 안경을 쓴다. 사람의 몸에서 열선인 적외선이 나오기 때문이다. 적외선은 가스와 먼지가 모인 성간구름 속에서 태어나는 별이나 행성에서도 방출된다. 병원에서 가슴 사진을 찍는 데 쓰는 X선은 블랙홀에 고속으로 빨려드는 물질에서도 나온다. 라디오파나 레이더파가 속하는 전파는 먼 은하에서 빠르게 물질이 분출될 때도 만날 수 있다. 모두 가시광선으로는 볼 수 없는 우주의 또 다른 모습이다.

X선에서 전파까지 다양한 전자기파로 합동작전을 펼쳐야 우주란 거대한 성의 비밀을 캐낼 수 있다. 최근에는 우주에서 날아오는 입자도 우주의 베일을 벗기는 ‘도구’로 사용된다. 세계 곳곳에서 여러 가지 ‘무기’로 미지의 우주를 공략하는 데 앞장 선 한국인들이 있다. 한국과학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우주의 신비를 파헤치는 최전선에서 활약 중인 한국과학자 7명을 현장에서 만났다.

허블 우주망원경에서 초대형 풍선까지

미국 메릴랜드대 서은숙 교수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지원하고 3개국 총 50여명이 참여하는 거대 프로젝트의 총지휘자다. 남극에서 우주입자를 관측하는 초대형 풍선을 띄워 NASA 10대 과제 중 하나를 공략 중이다. 일본 스바루천문대의 표태수 박사와 미국 등이 세운 제미니천문대의 송인석 박사, 캐나다 등이 건설한 CFHT의 김삼 연구원은 하와이 마우나케아 해발 4200m에서 별과 행성이 탄생하는 현장을 가시광선과 적외선으로 탐색하고 있다. 송 박사는 미국, 호주 등에서 10여명이 참여해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외계행성을 직접 촬영하려는 프로젝트의 책임자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의 노정희 박사는 적외선 우주망원경으로 궁수자리의 삼렬성운에서 ‘별들의 인큐베이터’를 발견해 올해 초 미국천문학회에서 세계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우주 초기의 은하들을 전파로 연구 중인 미국 매사추세츠대 윤민수 교수는 멕시코 화산 꼭대기에 들어설 거대 밀리미터파 망원경(LMT)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연구진이 300명에 달하는 미국 하버드대 천체물리센터의 김동우 박사는 NASA의 찬드라 X선 망원경으로 은하의 진화과정을 연구하고 있다.

137억년 전 우주는 빅뱅이라는 대폭발로 탄생했다. 이후 수 억년 만에 은하들이 태어났다고 한다. 은하 안에 있던 수천억 개의 별들도 진화를 거듭했다. 태양은 50억살쯤 먹었고 태양이 속한 우리 은하의 나이는 약 130억살이다.

흔히 우주를 이루는 기본 단위는 별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별들이 수천억 개 모여 있는 은하가 기본이다. 은하들이 태어나고 모이고 충돌하며 우주가 진화하는 것이다. 물론 은하 안에 있는 태양 같은 별도 태어나고 죽는다. 은하 안에는 가스와 먼지가 모인 성간구름이 있는데, 이 성간구름이 자궁처럼 별을 잉태한다. 이렇게 태어난 별은 중심의 수소가스를 태우며 살아가다 중심연료가 다하면 죽음을 맞이한다. 무거운 별은 초신성 폭발을 일으켜 최후를 맞는다. 이 폭발 때 많은 물질이 주변으로 흩어져 성간물질이 된다. 별은 성간물질에서 태어나 다시 성간물질로 돌아가는 셈이다.

별의 일생을 사람에 비유한다면 노 박사가 적외선으로 연구하는 ‘별들의 인큐베이터’는 자궁 속에 있는 태아 상태라 할 수 있다. 송 박사와 표 박사가 가시광선과 적외선으로 탐색하는 초기 별과 외계행성 연구는 이제 갓 태어난 상태에서 생후 3개월까지의 아기 이야기에 해당한다. 서 교수의 연구대상인 우주입자는 초신성 폭발 때 쏟아져 나오니까 그의 연구는 사람의 임종 얘기에 비유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주 초기의 은하에 대한 윤 교수의 연구는 개인 차원이 아니라 인류 차원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그의 연구는 아프리카에서 기원한 인류가 이제 막 탄생지를 떠나는 역사에 해당할 것 같다. 또 김 박사가 연구하는 은하 진화는 세계 각지에 흩어진 인류가 살아가는 현장에 비유될 수 있겠다.

이제 인류의 진화와 개인의 일생에 비유될 수 있는 7명의 천문학자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들은 모두 한국에서 나고 자라서 세계 최첨단 현장에서 뛰고 있는 한국 대표주자들이다.
 

우주의 기원^우주의 탄생부터 생명체의 탄생까지 137억년 우주의 역사를 밝혀내기 위해 천문학자들은 가시광선 외에 적외선, X선, 전파 등 다양한 파장으로 우주를 관측하고 있다. 이로부터 우주의 탄새오가 진화에 대한 비밀이 풀릴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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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이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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