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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용의자 X의 헌신>, X-레이, X파일의 X에는 공통적으로 정체를 알지 못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런 X의 뜻은 수학에서 X가 미지수를 가리키는 기호로 쓰이는 데서 유래했다. x와 함수 f(x)의 유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종양의 크기를 줄이려면 방사선을 얼마나 쬐어야 할까? 로켓이 지구를 탈출하려면 얼마나 빠른 속도로 날아야 할까? 이런 질문에 답하려면 반드시 미지수가 포함된 방정식을 세워야 하고, 미지수의 값을 구해야 한다. 이처럼 현대 사회에서 미지수의 값을 구해야 하는 상황은 매우 많다.

 

그렇다면 미지수 기호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누구일까? 기록에 따르면 미지수 기호를 사용한 최초의 사람은 3세기 그리스 수학자 디오판토스다. 여러 기호를 만들어 대수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그는 ‘수’를 뜻하는 그리스 문자 αριθμσς를 줄여 ζ(제타)로 나타냈다. 

 

그러나 디오판토스의 책은 중세시대까지 아주 적은 수의 사람에게만 알려졌다. 그러니 미지수를 표현하는 방법도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15세기 중반 독일의 발명가 요하네스 구텐베르크가 인쇄술을 발명하면서 유럽 전체에 옛날 책들이 대량으로 인쇄됐고, 그제야 많은 사람이 디오판토스의 책을 읽고 미지수를 기호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웠다. 

 

하지만 각 나라에서 미지수를 서로 다르게 사용하다 보니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프랑스 수학자 프랑수아 비에트는 미지수를 표현하기 위해 알파벳 모음의 대문자인 A, E, I, O, U를 사용했다. 사람들은 적당한 방법으로 미지수를 통일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대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디오판토스의 <정수론>. 이 책에서 디오판토스가 사용한 미지수 ζ(제타)를 볼 수 있다.

 

미지수 표기, x로 자리잡다

 

 

17세기에 들어 데카르트는 기지수(방정식에서 이미 알고 있는 수)를 나타낼 때 알파벳 앞쪽부터 소문자 a, b, c, …를, 미지수를 나타낼 때는 알파벳 뒤쪽부터 소문자 x, y, z를 사용했다. 지금까지 쓰고 있는 문자 기호 표기법을 만든 것이다. 그리고 1637년 자신의 저서 <기하학>에서 미지수를 주로 x로 표기했다.

 

미지수를 나타내는 기호로 yz보다 x를 주로 쓴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가장 잘 알려진 건 데카르트의 책 <기하학>을 출판하던 인쇄업자가 데카르트의 허락을 받고 미지수를 x 활자로 조판했다는 설이다. 당시 알파벳별로 일일이 활자를 새기고 조합해 글을 만든 뒤 잉크를 묻혀 책을 인쇄했는데, 일반적으로 프랑스어에서는 yzx보다 더 자주 쓰이기 때문에 재고가 많이 남아 있는 x 활자로 미지수를 나타냈다는 이야기다.

 

두 번째는 독일에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독일 사람들은 미지수를 나타내기 위한 기호로 를 사용했다. 이 기호가 x와 모양이 비슷해 이것을 본 데카르트가 미지수로 x를 사용했다는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x가 중세시대에 미지수를 나타내던 아랍어의 영향을 받았다는 설도 있다. 중세시대 아랍에서는 수학의 구조를 연구하는 수학 분야인 ‘대수학(algebra)’이 크게 발전했다. 이때 미지수로 이것, 저것을 지칭하는 아랍어인 ‘(셰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 당시의 책이 12세기경 유럽에서 번역되면서 ءي ش (셰이)에 해당하는 기호가 없어서 χ(카이)로 번역됐다가 x(엑스)가 됐다는 내용이다.

 

미지수 x, 함수를 나타내다

 

 

x값에 따라 식의 값이 달라지는 ‘함수’는 기호로 f(x)라고 쓴다. 1734년 오일러가 처음 사용했다. 그는 함수를 의미하는 라틴어 ‘functiones’의 첫 자 ‘f’를 따 f(x) 기호를 만들었다. 오일러가 f(x)를 사용하기 전에는 다양한 기호로 함수를 나타냈다. 스위스의 수학자 요한 베르누이는 문자 n 또는 그리스 알파벳의 하나인 ξ(크사이)를 사용했고, 그의 형인 수학자 야곱 베르누이는 문자 pq를 사용해 함수를 표기했다.

 

대수학이라고 하면 매우 어렵고 낯설게 느껴지지만, 결국 x의 값을 구하는 것과 공식을 활용하는 것으로 압축할 수 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수학자이자 철학자 데카르트. 그는 알 수 없는 수를 기호 x로 표기해 다음 세대의 수학자가 대수학을 한층 더 발전시킬 수 있도록 견고한 수학의 언어를 만든 셈이다.

 

 
함수의 원리를 자판기나 뽑기 기계에 종종 비유하는데, 그 이유는 x라는 입력값을 넣으면 함수식에 의해 y라는 함숫값을 내놓는 것이 마치 돈을 넣고 버튼을 누르거나 레버를 돌리면 상품이 나오는 것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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